오늘은 민사소송의 확정 또는 집행 전까지 법원이 명하는 잠정적인 처분인 ‘보전처분’ 중 하나인 ‘가압류’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민사소송을 고민하고 있는 당신이 반드시 챙겨야 할 문제 : 강제집행
만일 당신과 계약 관계에 있는 누군가가 약속과 달리 채무를 불이행하고 있다면-그 사람이 마음을 바꿔서 자발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이상- 남아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상대방을 피고로 삼아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는 것”과 “패소한 피고가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민사소송 재판부가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라는 판결을 내린다고 해서, 피고의 계좌에서 나의 계좌로 1억 원이 자동으로 송금된다거나, 국가기관이 판결의 취지에 맞춰 ‘알아서’ 피고의 재산 중 일부를 나에게 떼어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고민해야만 합니다. 즉, “내가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 외에도, “승소한 후에 피고한테서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도 반드시 찾아둬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승소한 후에 피고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익히 들어온 ‘강제집행’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즉, ‘압류, 추심, 경매’ 같은 수단들을 동원하여 채무자의 의무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이지요.
2.강제집행의 성공을 위한 사전작업 : 보전처분
하지만 ‘강제집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합니다. 바로 채무자에게 ‘집행할 재산’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채무자에게 부동산이 있다면 경매를 신청할 수 있고, 통장에 잔고가 남아있다면 이를 압류한 후 추심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피고가 소송 도중에, 아니면 재판에서 패소한 이후에라도 본인 명의의 재산을 모두 처분해 버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당장에 강제집행을 할 재산이 남아있지 않다면 원고로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송에 쏟아붓고서도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한다는 ‘허무한 결론’과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 법이 마련해 둔 제도가 바로 ‘보전처분’입니다. 채권자가 재판에서 승소하고도 권리를 실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원이 민사소송의 확정 또는 집행 전까지 ‘잠정적’으로 ‘현상의 유지’를 명하는 제도가 바로 ‘보전처분’인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인 ‘가압류’는 보전처분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이용되는 대표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3.‘가압류’란 무엇일까요?
‘가압류’란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예컨대 매매대금, 대여금, 공사대금,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집행을 보전할 목적으로 미리 채무자의 재산을 동결시켜 채무자로부터 그 재산에 대한 처분권을 잠정적으로 빼앗는 집행보전제도를 말합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 쉽게 말해서 ‘채무자로부터 받아내야 할 돈이 있는 경우’에 ‘채무자가 돈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 신청하는 것이 ‘가압류’인 것입니다.
가압류를 할 수 있는 재산의 종류는 매우 광범위합니다.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이나 자동차에도 할 수 있고, 채권, 유체동산, 전세권 등에 대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가압류는 ‘부동산 가압류’와 ‘채권 가압류’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가압류는 토지나 건물 등에 대한 것이고, 채권 가압류는 주로 임대차 보증금, 임금, 예금 등에 대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4.‘가압류’에 대해서 알아둬야 할 기본적 사항들
첫째, 가압류는 소송 제기를 전제로 신청해야 합니다.
가압류는 채권자가 소송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잠정적 처분입니다. 따라서 본안 소송과 동시에, 혹은 본안 소송 제기 이후에 신청하는 것이 보통이며, 소송 제기 전이라면 적어도 “향후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임”을 법원에 소명해야 합니다.
둘째, 가압류만으로는 돈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가압류는 말 그대로 ‘본압류’ 이전에 이루어지는 잠정적 조치일 뿐입니다. 가압류 결정을 받는다고 해서 ‘미리’ 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채무자의 재산이 현재 위치에 고정되어 있는 상태를 유지시키는 효력만 있을 뿐입니다.
셋째, 가압류를 신청하는 채권자는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실제로 채권자에게 이행할 의무가 있는지는 궁극적으로 소송을 통해서만 결정될 수 있습니다. 가압류는 소송 이전의 잠정적 처분일 뿐이며, 재판부 또한 신청자가 승소하리라는 판단에 입각해서 가압류를 허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채무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재판부는 채권자에게 일정한 담보를 제공할 것을 명령하는 ‘담보제공명령’을 하게 됩니다.
담보금액의 크기는 통상적으로 부동산의 경우 10%, 채권의 경우 40%로 책정됩니다. 담보는 현금으로 공탁하거나 보증보험 제도를 활용하여 보험증서를 제출하는 식으로 납입하게 되는데, 재판부가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현금과 보증보험 사이의 비율을 정하게 됩니다.
5.왜 가압류 신청을 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까요?
어떤 분들은 변호사에게 가압류를 맡기면 많은 비용을 청구하지 않을까 걱정하셔서 법무사 사무실을 찾으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투고자 하는 채권의 액수가 상대적으로 소액이어서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시려는 분이 아니라면, 가압류 사건을 변호사에게 위임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가압류신청서에 기재할 내용과 본안 소송의 소장에 기재할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입니다. 즉, 가압류신청서에 기재해야 할 ‘피보전채권’의 내용은 결국 본안 소송 소장에 기재해야 할 요건사실 내용과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본안 소송을 변호사에게 맡길 생각이라면 가압류 신청 또한 같은 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로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오히려 처음부터 변호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본안 소송을 수임하여 사건을 파악한 후 소장을 완성하고 나면, 가압류 신청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만으로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임료를 책정할 때 가압류 비용을 매우 저렴한 수준에서 책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끝으로, 법무사는 서면 작성과 접수만 대행해 주지만, 변호사는 법률대리인 자격에서 가압류 절차 전반을 대리해 준다는 점 또한 중요한 차이점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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