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분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여러분, 상속 문제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기여분'입니다. 기여분은 민법 제1008조의2에 규정되어 있는데요, 법조문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특별히 부양했거나 특별히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경우 상속을 더 받을 수 있다.' 결국 기여분의 근거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째, 기간 동안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는지, 둘째, 피상속인의 재산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데 특별히 기여했는지 여부입니다. 이 기여분 제도가 왜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모두가 똑같이 상속받는 것은 겉으로는 공평해 보여도 실제로 부모님을 오래 부양하거나 부모 재산을 지키는 데 힘쓴 사람이 똑같이 나눈다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실질적인 공평을 도모하자는 것이 바로 기여분 제도의 취지입니다.
부양적 기여, 인정받으려면 어디까지 해야 할까
많은 분들이 저한테 물어보십니다. "변호사님, 제가 20년 동안 부모님 모셨는데 기여분 인정되나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아요.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단순히 부모님과 오래 동거했다고 해서 기여분이 자동으로 인정되진 않습니다. 판례는 부양적 기여를 아주 엄격하게 봅니다. 단순한 동거, 단순한 부양은 안 됩니다. 부양자 본인의 생활 수준과 비슷하게 부모를 모셔야 하고 그 부양이 일반적인 부모 자식 간 의무를 넘어서는 수준이어야 인정된다고 판례는 보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다른 형제들은 전혀 부양하지 않았는데 여러분이 생활비를 대고 병원비를 내고 직접 간호까지 했다면 이런 경우에는 기여분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죠. 여기서 또 중요한 포인트 하나, 아픈 남편을 오랫동안 돌본 아내의 경우에도 부부 간 부양 의무를 넘어서는 특별한 부양을 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그냥 간호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동거·간호의 시기, 방법, 정도, 그리고 병원비를 누가 부담했는지까지 꼼꼼히 본다는 거예요. 특히 배우자 명의로 된 재산이 많다면, 또 별도로 특별수익을 받았다면 기여분 인정이 어렵습니다. 반면 30년간 남편 옆을 지켰지만 재산은 하나도 받지 못한 배우자라면 기여분 주장이 훨씬 강력해지겠죠.
재산적 기여는 입증이 더 쉽다
재산적 기여는 상대적으로 입증이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 명의로 집을 샀는데 내가 돈을 냈다, 아니면 부모님 빚을 대신 갚았다, 이런 경우는 재산적 기여가 비교적 명확하죠. 다만 이런 경우에도 증거가 필요합니다. 통장 입출금 내역, 계약서, 차용증 등 최대한 구체적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이제 유류분 소송에서도 기여분이 중요해졌을까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작년 헌법재판소에서 유류분 제도에 대해 세 가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유류분 청구 소송에서도 기여분을 적극 고려하라는 방향이 나온 겁니다. 그동안 유류분 소송은 '증여받은 재산을 돌려달라'는 취지라서 기여분 주장이 별로 의미 없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조만간 민법 개정안이 나와서 유류분 소송에도 '기여분'을 반드시 고려하라는 조항이 추가될 예정이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죠. 그러면 앞으로 유류분 소송을 하든,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하든, 기여분 주장은 기본 옵션처럼 따라다니게 될 겁니다. 이제 기여분 주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어요.
기여분 주장, 과연 쉬울까
그렇다면 기여분은 무조건 인정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변호사를 만나서 "기여분 무조건 됩니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오히려 의심해야 합니다. 기여분 인정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저도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많이 진행하면서 느끼지만 판사님들이 기여분을 인정해 주는 기준은 여전히 꽤 엄격합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인정 범위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부모를 돌보는 자녀가 소수에 불과한 시대가 되면서 예전보다 '특별한 부양'의 기준선이 조금 내려온 느낌이 있죠. 가령, 서울에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다른 형제들은 해외에 있고 본인만 20~30년 동안 부모님을 직접 간호하고 병원에 모시고 다녔다면 요즘 판례는 이런 사정도 충분히 특별한 부양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
결국 앞으로는 유류분 소송을 하든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하든 기여분 주장이 무조건 들어간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뭘 해야 할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증거를 모아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부모님과 함께한 기록을 남기세요. 생활비 입금 내역, 병원비 결제 내역, 부모님과 주고받은 카톡 캡처, 통화 녹음, 심지어 메일이라도 주고받으면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년부터 기여분 주장이 본격화되면 이런 증거 없이는 기여분을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 있거든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저 옛날에 부모님 많이 모셨는데요" 이렇게 말로만 주장하는 건 이제 통하지 않을 겁니다.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는 거죠. 저요? 저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하셔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카라 유지은 대표변호사는 이혼/상속전문변호사로 직접 상담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