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의뢰인과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사건을 각색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중견급 관리자로서 신고 당시 신고인(피해자의 남편)과 함께 근무한 지는 3년쯤 되었습니다.
신고인과 피해자는 부부 사이로 의뢰인과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의뢰인 또한 신고인과 피해자 두명을 전부 알고 있고 의뢰인이 상사로서 부하 직원인 신고인 및 피해자와 나름대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업무 분장과 관련하여 의뢰인과 신고인간에 약간의 갈등이 있었고, 이후 신고인이 의뢰인을 불편해하고 대놓고 피하는 것이 느껴져 의뢰인으로서는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신고인을 복도에서 마주치고 신고인의 아내(피해자)가 출산을 한 것에 대하여 안부도 물을겸 신고인에게 "OO이(신고인의 아내 이름)가 출산 후에 아직 살이 안 빠졌네?"라고 하였는데, 갑자기 신고인이 크게 정색하고 노려보면서 "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하면서 빠르게 지나가 버렸는바, 의뢰인은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의뢰인은 별탈없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회사 인사팀으로부터 성희롱성 발언으로 성고충심의위원회에 회부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성고충심의위원회 출석 통지를 받게 되었고, 그 이유가 자신이 신고인에게 했던 위 발언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면서도 신고인 및 피해자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된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데, 어찌 되었든 징계에 대응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었습니다.
2. 의뢰인의 행위가 직장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양성평등기본법 및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는 성희롱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이하 “국가기관등”이라 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나.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라. 성희롱[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 「고등교육법」 제2조와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설치된 각급 학교,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제1항에 따른 공직유관단체를 말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여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행위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합니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는 “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는 별표 1과 같다.”라고 하면서, 별표 1에서 아래와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성적인 언동의 예시
가. 육체적 행위
(1) 입맞춤, 포옹 또는 뒤에서 껴안는 등의 신체적 접촉행위
(2) 가슴ㆍ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
(3) 안마나 애무를 강요하는 행위
나. 언어적 행위
(1)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
(전화통화를 포함한다)
(2)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3)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
(4) 성적인 관계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행위
(5)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다. 시각적 행위
(1) 음란한 사진ㆍ그림ㆍ낙서ㆍ출판물 등을 게시하거나 보여주는 행위
(컴퓨터통신이나 팩시밀리 등을 이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2) 성과 관련된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하거나 만지는 행위
라. 그 밖에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인정되 는 언어나 행동
2.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의 예시
채용탈락, 감봉, 승진탈락, 전직(轉職), 정직(停職), 휴직, 해고 등과 같이 채용 또는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하는 것
비고: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이 때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합니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됩니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희롱행위여부는 가해자의 의도 여부와는 무관하게 합리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해당 언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05진차1061, 06진차181, 07진차854)고 하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07진차483, 08진차955, 09진차245)라고 하였으며, 특히 성희롱행위로 인정되는 성적 언동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 언동 자체만이 아니라 그러한 언동을 하기까지의 과정이나 당시상황을 함께 고려하기도 하였습니다(06진차401).
고용노동부에서 2024. 1. 발간한 「직장 내 성희롱 예방대응 매뉴얼」17면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경우가 법원 판례나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에서 언어적 성희롱으로 인정된 사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딱 붙은 옷 입으니까 섹시하고 보기 좋은데? 항상 그렇게 입고 다녀. 회사 다닐 맛 난다.”
• “여자가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데 나와야 하는데 넌 말라서 안 섹시해.”
• “여자가 그렇게 뚱뚱해서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어?”
• “○○씨도 여잔데 미니스커트나 파인 옷 같은 것도 입고 다녀.”
• “술집 여자같이 그런 옷차림이 뭐야?”
• “아가씨 엉덩이라 탱탱하네.”
• “몸매 진짜 좋다. 누가 보면 처녀인 줄 알겠어.”
• “남자는 허벅지가 튼실해야 하는데, 좀 부실하다.”
• “운동하고 왔어? 어깨 한번 만져보고 싶다.”
• “너 예전 사진 보니, 운동 좀 해야겠어. 언제 저런 엉덩이 다시 볼 수 있는 거야?”
• “아기 낳은 적 있어? 무슨 잔머리가 이렇게 많아? 아기 낳은 여자랑 똑같아.”
• “어제 또 야동 봤지?”
• “○○씨랑 사귄다면서? 어디까지 갔어?”
• 자신의 성생활을 이야기하거나 상대방의 성생활 또는 성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는 행위
• “오늘 치마 입고 왔네? 남친이랑 어디 가니? 불금이라고 오늘 외박해?”
• “요즘 왜 이렇게 살쪘어? 그래가지고 남친이 성적 매력을 느끼기나 하겠어?”
•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이나 성적 요구하는 행위
• “우리 ○○씨~ 우리 이쁜이~ 우리 애인 어제 잘 들어갔어?”
• “너 정말 이쁘다. 요즘 젊은 애들은 정말 이쁘다. 우리 사랑할래?”
• “카톡 프로필 사진 정말 이쁘다. 설렌다.”
• “술 먹고 같이 자자.”
• “우리는 여직원이 많아서 여자 나오는 술집 갈 필요가 없어.”
•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맛이지. ○○씨가 부장님 술 좀 따라드려.”
나. 이 사건의 경우
의뢰인의 성추행 대상 발언은 “○○○(신고인의 아내 이름). 출산후 살이 아직 안 빠졌네?”입니다.
그런데 성희롱이 성립되기 위하여는 의뢰인의 위 발언이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에 해당하여야 하고, 특히 그 평가의 대상이 되는 발언이 “성적”언동이라고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성적’ 언동이나 그 밖의 요구는 성적인(sexual)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직장 내 성희롱 예방대응 매뉴얼」13면}, 특히 해당 발언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가령 「직장 내 성희롱 예방대응 매뉴얼」17면에서 본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보면, 「“여자가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데 나와야 하는데 넌 말라서 안 섹시해.”, “여자가 그렇게 뚱뚱해서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어?” 」의 경우 언어적 성희롱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여자가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와야 한다.”는 발언은 특정 성적인 부위가 들어가고 나와야 한다는 의미로서 성적인 의도를 포함하였다고 봄이 명확하고, “뚱뚱해서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어?”라는 발언도 여자가 뚱뚱하니까 어떤 남자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여자에 대한 성적 모멸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고 여성은 남성이 좋아하는 몸매를 갖추어야 한다는 성적인 의미를 포함했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 발언은 신고인의 아내를 대상으로 신고인에게 한 것으로서, 신고인의 아내는 의뢰인과 회사 내 같은 부서 후배로서 결혼 전부터 의뢰인과도 인사하고 얼굴을 보면서 알고 지냈던 사이였기에 어느 정도의 친밀감이 형성되어 있었고, 신고인과의 약간의 서먹한 사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출산 후 몸무게 변화에 대한 발언을 하게 된 것인바, 여기에 어떠한 성적인 의도나 목적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위 발언 하나만을 가지고 신고인 또는 신고인으로부터 이를 전해 들었을 신고인의 아내가 성적 모멸감이나 굴욕감까지 갖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사료됩니다.
특히, 본 사안은 단순히 어떤 여성을 상대로 성적인 목적으로 살이 빠졌다거나 살이 쪘다는 발언을 한 상황이 아님은 명백하고, 특히 모멸감을 수반할 수 있는 가치판단적인 표현(그만 좀 먹어라, 돼지같다,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냐)이나 행위(몸매를 훑어보면서 발언)를 동반하지도 않았습니다.
이하 더 구체적인 주장을 하였고, 사안이 특정될 수 있어 구체적인 주장은 여기까지만 기재하겠습니다.
3. 결어
"출산 후 아직 살이 안빠졌네"라는 발언은, 상황에 따라 성희롱으로 인정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보이나, 최근 성희롱으로 보는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에서는 어쩌면 성희롱으로 곧바로 인정될 수도 있었기에 징계 절차에서부터 매우 자세한 의견서를 제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위와 같이 법령, 판례, 유권해석례를 총동원하여 의뢰인의 사실관계 및 상황상 위 발언이 성희롱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의견서를 작성하였고, 의뢰인도 징계 절차에서 이러한 의견서를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끝에 성고충심의위원회에서는 성희롱으로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하여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이처럼 직장내 성희롱 사안에 대하여 가해자를 대리하여 성희롱이 아니라는 결정을 받아낸 적이 있는바, 성희롱으로 신고당하시고 대응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해당 발언이 성희롱이 아닐 수도 있고, 성희롱이라고 하더라도 죄에 비례한 처벌이 내려지도록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혹시 성희롱성 발언으로 인하여 고통받고 계신분이 계신다면 이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법령, 판례, 유권해석례를 총동원하여 해당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함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저는 피해자분도 대리하여 해당 발언의 성희롱 해당 여부, 해당할 경우 그 발언의 경중은 어떠한지 등을 검토한 후 피해자 의견서를 작성해 드릴 수 있습니다.
직장내 성희롱 사건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의뢰인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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