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변호사 없이 혼자 할래요! 셀프 형사소송 - 1.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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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변호사 없이 혼자 할래요! 셀프 형사소송 1. 고소 

이도연 변호사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야 하나요?”

성범죄 피해를 겪고도 많은 분들이 처음 고민하는 건 이것입니다.

“이게 정말 고소할 수 있는 일인가요?” “변호사 없이도 가능한가요?”

피해자에게 형사 고소는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닙니다.

사건의 진실을 설명해야 하고, 증거를 모아야 하고,

때로는 가해자와 마주해야 하는 감정적 여정인데요.

저는 그 수많은 과정을 함께 걸어온 변호사입니다.

불법촬영, 통신매체이용음란, 채팅앱 성범죄, (준)강제추행 사건 등

수십 건 이상의 성범죄 고소 대리 및 피의자 변호 경험,

윤XXX 사건, 미성년자 딥페이크, 아청법 위반

복잡하고 민감한 사건을 실제로 다수 수행해왔습니다.

또한, 직접 피해자가 되어 고소를 해본 경험도 있죠.

그 과정에서 느낀 혼란, 무력감,

그리고 왜 피해자에게 ‘누군가 내 편이 되어주는 것’이 중요한지를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형사 절차를 혼자 준비하려는 분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입니다.

고소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경찰 조사, 불송치 결정, 그리고 재판까지…

각 단계에서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때 변호사의 조력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통해 단계별로 따라가며 설명합니다.

끝까지 읽으신다면,

지금의 막막함이 조금은 정리되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 A양의 셀프 고소 도전기 – 단계별로 따라가 보기

A양의 이야기: 평범한 일상 속 갑작스러운 범죄

A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직장 선배 B씨와 어젯밤 회식에 참석했습니다. 회식이 끝난 후 A양과 B씨는 같은 방향으로 택시를 탔고, 택시 안에서 B씨는 갑작스럽게 A양의 허벅지를 만지는 행동을 했습니다. 깜짝 놀란 A양은 얼어붙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집에 도착한 후에야 충격과 공포, 수치심이 밀려왔습니다.

며칠 동안 고민하던 A양은 결국 B씨를 고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법률 지식이 전무한 A양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하자니 비용이 부담되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고소장 양식도 있던데... 혼자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부터 A양의 고소 과정을 따라가며, 셀프로 고소를 진행할 때의 실제 절차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 그리고 변호사를 선임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조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해당 칼럼을 위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과 스토리입니다.


1단계: 고소 결심 – “내가 겪은 일이 정말 범죄일까?”

회식 다음 날, A양은 택시 안에서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자꾸만 그 순간이 되살아났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으면 터질 것 같은 불안과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보던 중 ‘강제추행죄’라는 단어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법조문을 보는 순간, 마음이 또 다시 무거워졌습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을 했을 때 성립된다고? 나 맞지는 않았는데…”
“우리 둘 다 술에 많이 취해 있었고, 짧은 순간이었는데… 이게 정말 처벌 대상일까?”
“허벅지를 만진 것뿐이고, 가슴이나 성기를 만진 것도 아닌데... 이 정도가 성범죄에 해당할까?”

A양은 자신이 겪은 일이 분명 불쾌하고 모욕적이었지만, 과연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일’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괜히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되돌아오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점: 정확한 죄명 판단 없이 고소하면 ‘혐의 없음’ 또는 ‘무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상담을 통해, 사건의 정황과 법적 요건을 바탕으로, 이 사례가 실제로 강제추행죄 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폭행’은 반드시 물리적 강제력이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접촉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를 알고 있는 전문가라면 A양이 걱정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주고, 사건에 가장 적합한 죄명을 적용해 고소장을 구조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2단계: 증거 수집 – “이걸로 충분할까?”

고소를 결심한 A양은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좁은 택시 안에서 벌어졌고, B씨와 단둘이 있었기에 목격자도 CCTV도 없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것이라곤 사건 직후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택시 영수증, 그리고 회식 참석자 명단 정도뿐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고소가 가능한 걸까?”
“택시기사를 찾아가야 하나?”
“B씨에게 연락해서 통화를 녹음하면 도움이 될까… 아니면 불법일까?”

문제점: 어떤 증거가 실제로 유효한지, 또는 수집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증거를 확보하면 오히려 역공의 빌미가 되거나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성범죄 사건에서 증거는 단순한 물증 외에도 간접 정황이 중요합니다. 변호사는 사건 직후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메시지나 일기, 정신과 진료 기록 등 간접증거의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고, 회식 참석자 진술 확보, 택시 운전기사 진술 요청 등의 현실적이고 합법적인 증거 수집 방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법 녹음 등 위법 위험이 있는 행동은 미리 차단해 줄 수 있습니다.


 

3단계: 고소장 작성 – “어떻게 써야 하지?”

A양은 인터넷에서 고소장 양식을 찾아 내려 받고, 피고소인의 인적사항과 범죄사실을 하나하나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범죄사실’ 항목에 이르자 손이 멈췄습니다.

“내가 겪은 일을 솔직하게 적어야 하나, 아니면 법적으로 쓰는 방식이 따로 있을까?”
“너무 감정적으로 보이면 진지하게 안 받아들여질까?”
“그 순간 저항하지 못했던 건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을까...”

문장을 쓰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며, A양은 점점 숨이 막히는 듯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맺혔습니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직접 글로 써 내려가는 일은,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이걸 내가 왜 다시 떠올려야 하지?”
“내가 피해자인데, 왜 이런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지?”

문제점: 고소장을 직접 작성할 경우, 사건 당시의 감정이 북받쳐 제대로 기술하지 못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감정이 앞서 법적으로 불필요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이 들어갈 위험도 큽니다. 특히 접촉 부위, 저항 여부, 상대방 반응 등 수사에서 핵심이 되는 법적 포인트가 누락되면, 수사 초반부터 불리하게 흐를 수 있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는 수많은 고소장 작성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온전히 담은 서술 방식을 알고 있습니다. A양처럼 사건을 직접 다시 마주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는, 사건을 객관적·법적으로 구조화해주는 전문가의 조력이 특히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말로 설명한 내용을 법적으로 중요한 사실관계 중심으로 재정리하고, 고소장 초안에서 빠지기 쉬운 핵심 진술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에 설득력 있고 진정성 있는 인상을 주는 고소장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 본 변호사의 실제 경험

사실 본 변호사도 피해자가 되어 고소를 한 적이 있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 피해자로서, 직접 고소장을 쓰고, 증거를 정리하고, 경찰서에 출석해 진술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변호사라는 직업상 “이 정도는 혼자 할 수 있겠지” 싶었고, 오히려 내가 직접 챙기면 더 꼼꼼하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장에 제가 겪은 피해 사실을 쓰기 시작하자, 머리가 멍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날의 상황을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혔고,

“혹시 내가 너무 예민하게 느낀 건 아닐까?”
“이 정도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피해자인 내가 왜 이걸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야 하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라는 억울함과,
“너무 힘들다. 그냥 포기할까...”하는 무력감,
그리고 “가해자는 떵떵거리며 잘 지내고 있는데, 왜 나만 이렇게 고통스러워야 하지?”
라는 분노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교차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업무할 때는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사건을 풀어내는 편이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제 사건에서는 감정의 격랑에 휘말려, 고소장조차 이성적인 문서가 아니라 분노의 표출에 가까운 글이 되더군요.

 

수사기관과의 통화, 수사관의 말투 하나에도 민감해졌고, 하루 종일 그 말 한마디를 곱씹었습니다. 혹시나 피고소인이나 담당 수사관에게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도 못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가 기각되는 등 사소한 결과 하나에도 깊이 상처받았고, 예상하지 못한 감정 소모로 일상조차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변호사인 제가 이 정도였으니, 일반적인 피해자분들이 이 과정을 혼자 감당하는 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제 사건을 동료 변호사에게 맡겼습니다.


제 감정을 분리해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정리해줄 제3자의 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정말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사건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이전처럼 일상생활을 해 나갈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형사절차를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는 분이라면, 셀프 형사고소를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특히 변호사 비용이 적지 않은 만큼, 직접 해보겠다는 결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사건 자체에 대한 상처가 깊은 분이라면, 혼자 모든 절차를 감당하기보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때로는 누군가 내 편이 되어 법적으로 말해주고 정리해주는 그 존재만으로도 마음이 크게 안정되기도 하니까요.

 


4단계: 고소장 제출 – “무슨 이런 걸로 고소하냐고요?”

고심 끝에 고소장을 완성한 A양은 관할 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민원실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서류를 내밀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이거 증거가 너무 부족하네요.”
“이건 고소로 잘 안 돼요, 그냥 민사로 하시죠.”
“이런 건 다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 아닌가요?”

A양은 경찰관의 말투와 태도에 위축되었고, 방금까지의 결심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상한 건가...”, “이런 걸로 고소하려는 내가 민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고소장은 ‘형식 미비’라는 이유로 반려되었고, 다시 고쳐오라는 말만 들은 채 돌아서야 했습니다.

→ 문제점: 비법조인이 작성한 고소장은 법적 구조가 부족하거나 표현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서 반려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피해자가 진지한 호소를 하러 온 자리에서 오히려 가벼운 취급이나 막말을 듣는 일도 현실에서 비일비재합니다. 특히 성범죄나 음란죄처럼 피해자가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일수록 이런 경험은 2차 가해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가 고소장을 직접 작성하거나 법률사무소 명의로 정식 접수를 진행할 경우, 수사기관에서도 사건을 보다 엄중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형식 미비나 반려 사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으며, 접수 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의 태도가 부적절할 경우 즉시 제지하거나 필요한 민원 조치를 통해 피해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사부서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사건의 배당 및 담당자 지정 과정에서 피해자의 불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습니다.

📌 본 변호사의 실제 경험


실제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 피해를 입은 대학생 의뢰인들이 스스로 고소장을 작성해 관할 경찰서에 제출하러 갔을 때, “수사관이 “이건 성립되기 어렵다”, “이런 건 고소 안 받아준다”,”니가 노출있는 사진을 먼저 올린 거 아니냐”라도 말하며 반려한 적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당황하고 위축되어 돌아왔고, 이후 저에게 사건을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제가 법률사무소 명의로 정식 절차에 따라 접수하자, 바로 접수되었고, 담당 수사관도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고소의 진정성이나 법적 판단 기준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누가 제출하느냐’에 따라 수사기관의 대응이 확연히 달라지는 현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던 사건입니다.

 

고소의 내용보다 형식과 ‘주체’에 따라 다르게 취급되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존재합니다. 그래서 더욱이, 혼자 가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전문가의 동행이 실질적인 보호막이 될 수 있습니다.


5단계: 경찰 조사 –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며칠 뒤, A양은 경찰서에 고소인 조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조사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긴장이 몰려왔고, 자리에 앉자마자 수사관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침착하게 답하려 했지만, 질문이 거듭될수록 말이 점점 꼬였습니다. 손에 땀이 나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 순간에 정확히 어디를 만졌나요?”
“당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이유는?”
“정확한 시간과 장소 기억은 나나요?”
“왜 그날 바로 신고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불쾌했으면 바로 자리를 피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평소에도 연락하고 지낸 사이였죠?”
“혹시 오해나 실수로 스치건 아닌가요?”

A양은 점점 말문이 막혔습니다. 수사관의 질문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일 수 있었지만, 그 말들 속에 ‘당신도 책임이 있던 건 아니냐’는 뉘앙스가 느껴졌고, 위축된 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진술은 앞뒤가 어긋나는 인상을 줄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A양 스스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의심하게 되는 상태에 빠졌습니다.


→ 문제점: 수사 과정에서 진술의 일관성이 흐트러지면 ‘신빙성 부족’으로 판단될 수 있으며, 불리한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수사 방향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는 경찰 조사 전에 피해자 진술 내용을 구조화하여 사전 정리를 돕고, 실제 조사에 동행해 부적절하거나 압박성 있는 질문을 차단하거나 중재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진술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법적·심리적으로 지원합니다.


또한 조사 후 조서가 의뢰인이 진술한대로 적혀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보충 진술서·의견서·증거자료 등을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함으로써, 피해자의 진술이 왜곡되지 않고 수사에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본 변호사의 실제 경험

1.     예전에 제가 맡았던 사건 중, 전 남자친구가 의뢰인의 노출 사진을 동의 없이 유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누구든 이 사람에게 말을 걸면 성적 행위를 해준다”
는 식의 글을 게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명백한 불법 정보 유포 행위였고, 고소 요건도 충분했기에 저는 직접 경찰 조사에 입회해 진술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 도중, 수사관이 피해자에게 던진 질문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본인 허락하에 찍은 거라면서요? 어느 정도는 감수한 거 아닌가요?”
“허위사실이라는 게 본인이 ‘걸레’라는 말인가요? 아니면 ‘쓰리섬을 허용한다’는 부분인가요? 본인 입으로 (성적인) 문구 하나하나 읊으면서, 각 허위사실이라고 직접 말씀해보세요.”

“(본 변호사를 쳐다보며) 얘(의뢰인)가 허락한 거 아닌가요?”

 

수사관은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했고, 말투 역시 대부분 반말에 가까웠습니다.

듣고 있던 저조차도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저는 즉시 수사관에게

“지금 반말하셨죠.”
“성범죄 피해자로서 고소를 하러 온 분에게 이런 식으로 조사하시면 안 됩니다.”
“조사 방식에 명백한 문제가 있으니,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되고 있습니다. 여성 수사관으로 교체 요청 드립니다.”

라고 단호하게 항의했고, 상황 전반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수사관은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조사는 여성 수사관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그 이후 해당 수사관은 저희 사건을 포함한 조사 전반에서 현저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2. 또한 경찰 조사에 동행하다 보면, 의뢰인의 진술을 조서에 기록하는 과정에서 수사관이 표현을 왜곡하거나, 본래 의미와 다르게 정리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피해자의 말이 무심코

  • 합의된 관계처럼 보이게’,

  • 감정적으로 과장된 것처럼’,

  • 또는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기록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입회한 한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분명히

“저는 놀라서 몸이 굳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라고 진술했는데, 조서에는
“무반응이었다.”
라는 식으로 정리가 되어있는 경우도 다수 있었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전혀 다른 뉘앙스를 만들 수 있고, 그대로 서명했다면 향후 수사나 재판에서 오해의 여지를 크게 남길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사 후 조서를 확인할 때마다 문구 하나하나를 확인하며 누락된 진술을 추가하거나 왜곡된 표현을 바로잡곤 합니다.

 

이에 의뢰인으로부터 “빨간펜”인줄 알았다 라는 농담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조서 수정은 겉으로는 사소해 보여도, 피해자의 입장을 정확히 반영하고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4단계: 고소의 결과

4-1: 불송치 결정 통지 – "내 사건은 수사할 가치도 없다는 건가요?"

수개월이 지나 경찰로부터 A양에게 도착한 한 장의 우편. "불송치 결정서"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해자를 조사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끝낸다고?"

 "내가 이토록 고통스러워했는데, 수사도 해보지 않고 종결이라고?"

"나는 진짜 아무 일도 없었던 걸까…"

불송치 결정은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수사하여 무혐의 등의 이유로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경찰수사규칙 제108조에 따르면 불송치 결정의 주문은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각하' 등으로 구분됩니다.

A양의 사건에서는 아마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입니다.

​문제점​: 불송치 결정서를 받은 피해자는 왜 그런 판단이 내려졌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고, 결정문에는 구체적인 이유나 증거 판단 과정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 결정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불복할 수 있는지 알기 쉽게 안내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피해자는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서의 기재 내용을 법적으로 분석하고, 수사기관이 어떤 이유로 혐의 없음 판단을 했는지, 판단의 근거가 타당했는지, 증거 누락이나 판단 오류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합니다. 그 뒤에 구체적인 의견서, 보완자료, 법리 검토서를 준비해 이의신청 등 불복절차를 진행합니다. 피해자의 억울함이 단순히 '감정'이 아닌 '법적 문제'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4-2: 검찰의 불기소처분 –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나요?"

A양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여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었지만, 검찰에서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습니다.

"경찰도, 검찰도 내 말을 믿지 않는 건가요?"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건가요?"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검사가 수사 결과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불기소처분의 종류에는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기소유예' 등이 있습니다.

​문제점​: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 재항고, 재정신청 등의 절차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법적 절차입니다. 또한 각 절차마다 기한이 있어 이를 놓치면 더 이상 불복할 수 없게 됩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는 불기소처분의 법적 근거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항고장, 재항고장, 재정신청서 등을 법적 요건에 맞게 작성하여 제출합니다. 또한 추가 증거나 법리 주장을 통해 불기소처분의 부당성을 효과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정신청의 경우, 법원에서의 심리 과정에서 변호사의 법률적 조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4-3: 기소유예 처분 – "범죄는 인정되지만 처벌은 안 한다고요?"

A양의 사건에서 검찰이 B씨의 범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범죄는 맞다고 하면서 왜 처벌은 안 하나요?"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가요?"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입니다.

​문제점​: 기소유예 처분은 피의자에게 전과가 남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게 되므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기소유예 처분의 근거가 되는 '참작 사유'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을 바탕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소유예 처분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민사소송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합니다.


4-4: 합의 제안 – "가해자가 합의를 원한다고요?"

수사 과정에서 B씨 측에서 A양에게 합의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100만 원을 줄 테니 고소를 취하해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A양의 머릿속은 복잡해졌습니다.


100만 원? 내가 당한 일에 비하면 너무 터무니없이 적은거 아닌가…
가해자 측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섭다… 나 혼자 대응해야 할까?

문제점: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는 적정한 합의금액을 산정하기 어렵고, 합의서 작성에 필요한 법률 지식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합의 후에도 약속된 합의금을 받지 못하거나, 합의 조건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가해자 측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됩니다.
전화, 문자, 메신저로 주고받는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합의 제안을 받는 것만으로도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생깁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와의 교섭 과정 자체가 또 다른 2차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변호사는 피해의 정도와 유사 사례를 검토하여 적정한 합의금액을 산정하고, 법적 효력이 있는 합의서를 체계적으로 작성합니다.

무엇보다도, 가해자 측과의 모든 연락과 협상은 변호사가 전면에 나서서 대리함으로써 피해자는 더 이상 가해자와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됩니다.
합의금 제안이 부당하거나 위법한 강요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법적 제지와 대응이 가능합니다.


4-5: 재판 단계와 증인 출석 – "법정에서 다시 그 일을 말해야 한다고요?"

B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건은 결국 기소되었습니다.
며칠 뒤, A양은 법원으로부터 증인 출석 요구서를 받았습니다.
그 순간, 또 한 번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법정에서 다시 그 일을 말해야 한다고요…?”
“가해자가 바로 앞에 앉아 있는데, 그 앞에서 내가 그날 일을 다시 말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너무 무서워요.”
“가해자 변호사는 나를 몰아붙일 거잖아요. 그런 질문들에 내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어쩌죠…?”
“내가 잘못 기억하는 것처럼 보이면, 진술이 흔들리는 걸로 보일까 봐 걱정돼요.”

형사재판에서 피해자는 중요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의 중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신빙성이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재판은 그날의 상처를 또 한 번 되풀이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게다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 아니라, 피고인 측 변호인의 공격적인 반대신문, 때로는 피고인 본인이 직접 하는 질문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문제점​:

법정에서의 증인 신문은 피해자에게 큰 심리적 부담이 됩니다. 검사의 신문뿐만 아니라 피고인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도 받아야 하며, 때로는 피고인이 직접 신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정에서의 증언은 매우 긴장되는 상황이며, 법률 용어나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피해자는 자신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피고인 측 변호인의 공격적인 반대신문으로 2차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성범죄 피해자의 경우, 사건 당시의 상황을 반복해서 진술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이 큽니다.

📌 ​변호사의 조력​: 피해자 변호사는 증인 신문 전에 법정 절차와 예상 질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준비를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법정에서 부당한 질문이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비공개 심리, 비디오 중계 장치를 통한 증언 등 특별한 조치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결        어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직접 진행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거나 증거가 명확한 경우라면, 충분한 정보와 준비를 바탕으로 스스로 고소를 진행하고 수사 결과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나 개인적 상황상 변호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셀프 고소가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겪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형사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길고 복잡하며, 감정적으로도 매우 소모적인 과정입니다.


자신이 피해자인데도 오히려 설명하고 증명하고 반박해야 하는 상황에서, 말 한마디, 조서 한 줄이 전체 사건의 방향을 바꿀 수 있고, 수사기관의 태도, 법적 언어, 예상치 못한 절차적 장벽들 앞에서 혼자 버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이 변호인을 선임한 상태라면 대응의 격차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심리적 부담이 크거나, 법적 쟁점이 복잡하고, 사건의 결과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변호사의 조력은 당신의 권리와 일상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본 변호사는 당신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혼자의 힘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주저하지 말고 연락 주세요. 위기의 순간, 당신 편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드리겠습니다.

※ 본 법률가이드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과 판례는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며, 본 칼럼을 근거로 독자가 법적 대응을 한 결과에 대해 작성자는 일절 책임지지 않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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