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제 사무실에 다소 불안한 얼굴로 찾아오신 여성 의뢰인 K씨가 있었습니다.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고 있던 분이었고, 인사팀에서 7년 가까이 일해 온 성실한 직원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엔 아주 단정하고 침착한 인상이었지만, 그날 그녀가 들고 온 서류봉투 하나가 꽤 무거워 보였습니다.
그 봉투 안에는 그날 회식 이후 벌어진, 말하기도 어려운 ‘직장 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그녀의 상세한 메모와 문자 캡처, 상담센터 기록이 담겨 있었습니다.
K씨는 회식이 끝난 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본인의 상사였던 부장이 술에 취한 채 어깨를 감싸고 허리를 만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그녀를 따라 나와 복도 벽 쪽으로 밀치고는 강제로 입을 맞추고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당시부터 심리적 충격은 상당했고, 가해자는 그 뒤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말을 걸며 불쾌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성범죄 피해자 조력 전문, 형사전문변호사 이동규입니다. 오늘은 제가 직장 내 성범죄 피해자를 조력하여 형사고소나 민사소송 전에 합당한 사과와 적절한 배상을 받고 부제소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소가 두려웠던 이유
K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경찰서에 알리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는 부장이었고, 인사권과 평가 권한을 쥐고 있던 상급자였습니다. 아무리 진실이라 해도, "둘 사이 무슨 오해가 있었던 거 아니냐", "그 정도는 그냥 지나가는 술자리 해프닝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들이 오고 갈 상황이 뻔했습니다.
K씨는 제가 먼저 묻기도 전에 말했습니다.
“전 고소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 사람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일로 내가 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그 말을 듣고 저는 형사고소를 통한 처벌이 아니라, 형사절차 없이도 실질적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제소 합의 전략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 중심이었습니다. 저는 K씨의 심리적 불안, 조직 내 구조적 불균형, 그리고 실제 피해자의 불이익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사건화 이전에 해결하되, 결코 가볍지 않은 방식으로 종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우선 저는 K씨에게 구체적인 피해 당시 상황을 차분히 정리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동시에 사건 직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동료들과 나눈 카톡 대화, 그리고 상담센터 상담 기록 등을 수집했습니다. 이 자료들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증하는 ‘물증’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정황과 진정성을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 후, 저는 가해자 측에 다음의 조건을 담은 합의서 초안을 제시했습니다.
-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피해에 대한 책임 인정
- 4,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즉시 전액 지급
- 향후 쌍방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일체의 민형사 소송을 포기하는 부제소 합의
-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 및 서면으로 재발 방지 약속
-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이나 보복적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
제가 강조했던 것은 “돈으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책임 인식과 구조적인 회복”이었습니다. 피해자는 고소 대신 일상을 지키고 싶어 했고, 저는 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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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변화
처음엔 가해자 측에서도 대응이 미온적이었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전형적인 반응이었죠. 하지만 저는 합의서 초안과 함께, 만약 합의가 무산되면 형사 고소와 민사청구 모두를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또한 확보된 문자와 상담 기록, 사건 당시 동선과 관련된 노래방 CCTV 위치 자료 등을 통해, 정황상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상대방은 점점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임을 인지했고, 결국 저희가 제시한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해자는 정식으로 사과문을 작성했고, 위자료 4,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확약서도 제출하였으며, 향후 재접촉 금지에 대한 약속도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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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조력
합의가 마무리된 날, K씨는 조용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다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저를 사람으로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들으며 저는 한 가지를 다시 실감했습니다. 법은 때로 판결보다 ‘사람을 구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피해자가 끝까지 존중받는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진짜 조력이라는 점입니다.
형사고소를 하지 않아도, 피해자가 회복될 수 있는 길은 있습니다. 그 길은 단순한 ‘협상’이 아니라, 피해자가 다시 자신을 존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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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실익을 위한 조력
저는 지금도 이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피해자가 처음 제게 건넨 질문을 기억합니다.
“변호사님, 저는 이 일을 잊을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건을 ‘정당하게 마무리하는 길’을 함께 설계했고, 최소한 그녀가 다시 혼자 고통받지 않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믿습니다.
직장 내 위력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가 오히려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피해자가 스스로를 탓하지 않고, 명확한 책임을 요구하며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 사건을 맡은 이유였고, 앞으로도 제가 변호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 믿습니다. 피해자의 실익을 위한 조력, 그것이 성범죄 피해자 전문 변호사의 역할입니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은 직장 내 성추행, 성희롱 피해자 조력에 있어 단언컨대 압도적인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사안에서 형사고소나 민사소송 제기 없이 최고액의 배상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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