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명절 때 가족들, 친인척들이 모이면 종종 고스톱을 치기도 했습니다. 고스톱은 아시다시피 3점의 점수를 먼저 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고, 통상 점당 얼마의 금액을 걸고 이긴 사람이 얻은 점수만큼의 금액을 진 사람이 내는 구조이지요. 명절 때 가족들이 고스톱을 칠 때도 점당 100원 정도는 걸고 치지 않나요? 재미로..
최근에 "점당 100원 고스톱은 도박 아닌 오락"…법원, 60대 무죄 선고(2025. 6. 16.자 연합뉴스) 라는 기사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형법 제246조 제1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도박을 한 사람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도박이란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이는 참가자들이 금전이나 재물을 걸고, 우연한 사건의 결과에 따라 그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고스톱이나 카드 게임 정말 잘 치시는 분들 계시지요 우리가 흔히 타짜라고 부르는 사람들. 그 분들에게는 고스톱이나 카드도 우연이 아닌 실력으로 치부되는 걸 아닐까요? 혹자는 카드 게임의 경우 통계나 확률적 분석을 통해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판례는 플레이어의 전략이나 기억력, 분석력 등 실력이 일부 가미되더라도 기본적으로 우연적 결과에 의해 결정되는 이상 이를 도박으로 간주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도박죄의 구성요건을 갖추게 되는 셈인데, 법에서는 그런 도박적 요소가 있더라도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죄를 묻지 않겠다고 합니다. 법적으로는 위법성 조각사유라고 합니다.
그럼 어떤 경우가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것인지가 문제겠지요. 역시 이 것도 딱 떨어지는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점당 얼마 이상이면 도박, 미만이면 일시오락 이렇게 명확히 나눠지는 기준이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 법원은 그런 식으로 일률적으로 도박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본 변호사가 현직에 있을 때도 점 100 고스톱이라고 모두 불기소를 해 주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일시오락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도박죄에 있어서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한지 여부와 같은 그 위법성의 한계는 도박의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 정도, 재물의 근소성, 그 밖에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등 모든 사정을 참조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9018 판결 등 참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도박에 이른 경위와 방법: 단순한 친목 도모나 식사 대기 시간 활용 등의 목적인지 여부
참여자들 간의 관계: 친구, 친척, 동료 등 친분 관계가 있는지 여부
도박이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 공개된 장소인지, 얼마나 오랜 시간 진행되었는지
도박의 가액 정도: 판돈의 크기
도박 회수: 얼마나 자주,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참여자들의 사회적 지위, 연령, 재산 정도: 참여자의 경제적 능력 대비 도박 금액의 비중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일시오락 정도를 판단하고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3헌마417).
지난 글에서 상습도박과 도박의 차이점도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지만 결국 그 명확한 기준, 딱 떨어지는 기준선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 말씀드렸는데, 도박이냐 일시오락이냐 이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상식선에서 판단이 되는 듯 합니다.
어르신들이 통닭내기 한다고 점 100 고스톱을 친 것, 다들 동네에서 아는 분들이고, 판돈이 다 합쳐서 1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여기서 10만 원이란 현장에서 압수된 소지한 돈들일 것입니다)면 일시오락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다만, 검사는 도박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소를 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명절 때 가족, 친인척들끼리 점 100 고스톱 치는 것(대부분 커피 내기 정도이겠지요)은 일시오락에 불과하므로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집 안에서 치면 눈치볼 일도 없겠지만 편한 마음으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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