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흰색과 청색으로 바닥을 칠해야 한다?
아파트 하자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의 구역선 및 바닥선을 흰색과 청색으로 칠하여 운전자가 식별하기 쉽게 표시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 하자라고 주장하는 사례들이 다수 있습니다.
심지어 많은 법원 감정인들이 이에 동의하면서 "흰색과 청색으로 페인트칠 하지 않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관계법령상 하자가 있으므로 하자보수비를 지급해야 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2. 장애인등편의법과 주차장법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관계법령은 그렇게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자소송의 원고 소송대리인과 법원 감정인이 말하는 "관계법령"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등편의법')과 주차장법을 말하는 것인데요. 각각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주차장법부터 보겠습니다.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제8호는 "장애인 전용주차구획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어떻게 표시해야 하는지는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편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3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주차단위구획은 흰색 실선(경형자동차 전용주차구획의 주차단위구획은 파란색 실선)으로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일반 주차구획에 대한 규정이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대한 특별한 페인트 색상 규정은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다음으로 장애인등편의법을 보겠습니다.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 별표1에 따르면,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구체적인 설치 기준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페인트 시공에 관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별표 1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바닥면과 주차구역선에는 운전자가 식별하기 쉬운 색상으로 아래의 그림과 같이 장애인전용표시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장애인전용표시는 "운전자가 식별하기 쉬운 색상"이면 충분하지, "청색" 또는 "백색"일 필요가 없으며, "청색과 백색"일 필요도 없습니다.
위 별표 1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도안까지 규정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시행규칙 별표1의 도안>
3. 그렇다면 왜 다들 청색과 백색으로 바닥 페인트칠을 한 것일까?
이처럼 관계법령상 청색과 백색으로 칠하라는 규정이 없음에도, 실무상으로는 청색 바탕에 흰색으로 칠하는 것일까요? 실제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보시면 청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감히 그것까지 추측해 보자면,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 별표1과 시행규칙 별표2를 혼동하여 생기는 문제로 보입니다. 앞서 밝힌 대로 별표1은 "식별하기 쉬운 색상"을 주문하면서, 그 도안을 밝히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 별표2는 "안내표지의 색상은 청색과 백색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청색과 백색은 '벽 등에 붙이는 안내표지'를 말하는 것이지, 주차구역 바닥 도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법원 감정인 역시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 별표1 만을 기준으로 장애인 주차구역 페인트 하자 여부를 판단해야 함에도, 별표2를 혼동하여 '청색과 백색으로 페인트칠 하지 않은 장애인 주차구역은 하자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4. 결론 - 청색과 백색으로 칠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의 바닥을 청색과 백색으로 페인트칠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청색과 백색으로 페인트칠 한 것이 잘못이라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청색과 백색으로 페인트칠 하지 않은 것은 하자이므로 하자보수비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할 뿐입니다. 관계법령에 따라 보더라도 이것은 잘못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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