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도급계약이 해지되었음에도 기존 시공사가 현장을 점유한 채 퇴거하지 않는 상황은 발주자에게 큰 고민거리가 된다. 시공사를 교체하고 새로운 시공사와의 계약을 통해 공사를 재개하려고 해도, 기존 시공사가 물리적으로 현장을 차지하고 출입을 제한하거나 장비 반출을 거부하는 경우 공사는 중단되고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도급계약 해지 이후에도 시공사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점유·방해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정당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러한 사정을 당장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시공사의 점유가 단순히 부당하다고 해서 물리적으로 밀어낼 수는 없으며, 그렇다고 당장 공사를 재개할 수도 없다. 따라서 법적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수단은 민사상 ‘부동산 인도 단행 가처분’ 또는 ‘건조물 퇴거 단행 가처분’이다. 이는 도급계약 해지 이후에도 시공사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점유하는 상황에서, 발주자가 법원을 통해 현장의 인도를 임시로 명령받는 절차다. 여기서 ‘단행’이란 본안 판결이 있기 전에라도 법원이 집행력 있는 결정을 내려 즉각적인 권리 구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행 가처분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도급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해지 통보서, 계약 위반 내용, 상당한 기간을 정한 계약 위반의 시정 요구에 대한 미이행 자료 등이 그 근거가 된다.
둘째로, 현장 점유를 계속 허용할 경우 발주자가 입게 되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소명해야 한다. 예컨대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 후속 시공사의 투입 불가능성, 금융비용 등의 피해가 이에 해당한다.법원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주자의 권리보호 필요성과 시급성을 인정할 경우, 시공사에게 일정 기간 내 현장을 비우고 인도하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후 발주자는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실질적으로 현장에 대한 점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실무에서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대응 수단이다.
한편 시공사가 단순 점유를 넘어 적극적으로 공사방해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공사방해금지 가처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속 시공사의 장비 반입을 저지하거나 공사 인력의 출입을 막는 행위, 발주자의 지시에 불응하고 무단으로 현장에 잔류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에는 법원에 시공사의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임시 명령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공사의 속행을 위한 안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민사절차 외에도 형사법적 수단을 병행할 수 있다. 특히 시공사의 행위가 반복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며 공사 진행을 현저히 방해하는 경우에는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타인의 업무를 현실적으로 방해하거나 업무수행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 예컨대 시공사가 공사현장을 불법 점유하며 후속 업체의 출입을 물리적으로 막고, 공사 자재 반입을 방해하거나, 현장에 머물며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이 경우 발주자는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면서, 현장 방해에 대한 사진·영상 증거, 관계자의 진술 등을 확보하여 제출해야 한다. 실무에서는 민형사 절차를 병행함으로써 시공사 측에 강한 압박을 주고 신속한 자진 퇴거를 유도할 수 있다.
한편, 시공사가 계약 해지의 효력 자체를 다투며 가처분 집행에 저항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대비해 계약 해지 과정에서의 절차적 적법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해지 자체의 무효 주장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발주자가 우월적 지위에서 해지를 남용했다는 반론을 막기 위해, 해지 사유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과 공정한 절차의 이행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공사도급계약이 해지되었음에도 시공사가 현장을 점유하고 공사를 방해하는 경우, 발주자는 단행 가처분을 통한 신속한 현장 회수와 함께, 방해금지 가처분 및 업무방해죄 고소 등 입체적인 대응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계약 해지의 정당성과 절차적 완결성을 확보하여, 모든 법적 조치가 법원과 수사기관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사의 단절기간이 오래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그 기간만큼이 발주자에게는 전부 손해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주자는 명확하고도 단호하게 법적 수단을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 점유 문제는 단순한 물리적 갈등이 아닌, 권리관계의 분쟁이며, 그 해법은 법률 안에서 찾아야 한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대응 전략이 결국 공사의 성공과 사업의 신뢰를 지키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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