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4년 3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퇴직한 형사 전문 황재동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범죄를 저질렀고, 그에 대한 처벌을 위해서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해야 하고, 위법성조각사유와 책임조각사유가 없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살인죄를 저질렀다고 할 때, 고의로 사람을 죽여야 형법 제250조(살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여 다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위법성조각사유와 책임조각사유가 없어야 하죠.
책임조각사유라 하면 형사미성년자(형법 제9조)에 해당하는 것과 심신장애(제10조)에 해당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것입니다
제9조(형사미성년자) 14세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10조(심신장애인) ①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③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심신장애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매우 흔하게 주장되는 내용이라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위법성 조각사유..라고 하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정당방위, 정당행위라고 하면 익숙하실 겁니다.
우리 형법은 제20조에서 제24조까지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판례가 나와서 소개해 드리려는 것입니다.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情況)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③ 제2항의 경우에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驚愕)하거나 흥분하거나 당황하였기 때문에 그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22조(긴급피난) ①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위난을 피하지 못할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전조 제2항과 제3항의 규정은 본조에 준용한다.
제23조(자구행위) ①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서는 청구권을 보전(保全)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이 불가능해지거나 현저히 곤란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제1항의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제24조(피해자의 승낙)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
정당방위, 정당행위는 위법성조각사유로서 제일 많이 거론이 되는 것들이지만
실제 재판에서 인정되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살인사건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안은 이렇습니다.
베트남 국적인 A 씨는 지난해 5월 12일 오후 10시 30분 정선군 한 외국인 근로자 숙소에서 함께 살던 B 씨와 술을 먹고 말다툼하던 중 B 씨가 "너와 나 흉기를 하나씩 들고 싸우자", "왜 안 찌르냐. 어차피 찌르지도 못하면서 왜 전화를 걸었냐" 등 발언을 하며 흉기를 A 씨 목에 들이대자 A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B씨를 찔렀습니다.
B씨는 현장에서 도망쳐 인력사무소 운영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에 따라 A씨는 살인 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A씨는 "목에 흉기를 들이대고 위협하자 생명이 위태롭게 될 것 같은 공포, 경악, 흥분 상태에서 예상되는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였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A 씨가 B 씨가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가만히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살인의 고의는 인정했습니다. 즉, 범죄성립은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① A 씨가 짧은 시간 내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당황한 상태에서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껴 흉기를 휘둘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A씨가 B씨의 공격에 대해 곧바로 반격한 것이 아니라 B씨가 들고 있던 흉기를 쳐냈고, 계속해서 B씨가 흉기를 들고 쫓아오자 부득이하게 흉기로 공격하여 범행 전 한 차례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 점
③ A 씨가 B 씨에게 반격하는 차원에서 흉기로 복부를 한 차례 공격한 것 외에 추가로 나아간 공격 행위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당방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살인의 구성요건은 충족하지만 위법성조각사유가 있어 무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서울고법 춘천재판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가 먼저 공격을 했고 그에 대한 반격에 해당하면 정당방위에 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인정은 쉽지 않습니다.
사안과 같이 상대의 공격을 모면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추가적인 공격으로 나아가지 않아야 정당방위로서 인정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상대가 공격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거나 상대를 제압하고도 나아가 더 공격이 행해지는 경우 등에서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당방위 등 위법성조각사유..이제 좀 감이 오시나요?
실제로 이런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검사출신 형사 전문가인 황재동 변호사와 상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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