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이혼사유의 존재입니다. 이혼사유가 있어야지만 이혼을 전제로 한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지정과 양육비청구가 비로소 문제되는 것입니다.
- 그런데, 실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정도이면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민법 제840조 각호가 정한 이혼 사유 중 적절한 것 한 두 개와 같은 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주장하면, 상대방은 대부분 이혼에 동의하고 오히려 자신이 위자료 등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사실 이런 경우 이혼사유의 주장 입증은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 판사님도 협의이혼이 가능한데 소송이라고 해서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당사자 쌍방이 이혼에 동의할 경우 협의이혼 확인처럼 구태여 이혼하지 말라고 뜯어 말리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탤런트 신구가 부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4주후에 봅시다"라고 하는 멘트를 날리는 "사랑과 전쟁" 드라마는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 물론 누구 주장의 이혼사유가 인정되는 가에 따라 위자료 책임이 문제되지만 판사님이 위자료를 청구인이 원하는 만큼 듬뿍듬뿍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부산가정법원의 경우 위자료는 일반인의 경우 5,000만원 이하 선에서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몇년 전 산재나 교통사고 등에서 사망시 위자료 기준이 5,000만원이었는데, 아무리 상대방 배우자의 유책행위가 심하다고 생각하여도 죽은 정도는 아니므로 5,000만원 이하로 인정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죽을 정도의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항상 부족하게 인정합니다.
- 그런데 간혹 상대방 배우자가 유책성이 너에게 있으니 난 이혼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고, 실제 그에 부합하는 증거가 다수 있는 경우에는 이혼을 청구한 원고 입장에서는 이혼 자체가 안되므로 굉장히 난감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실제 대법원 판례는 아직까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 대법원 판례도 이런 견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혼사유에 관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아니하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은 아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혼인제도가 요구하는 도덕성에 배치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방지하려는 데 있으므로,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한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고 사회의 도덕관·윤리관에도 반하지 아니하므로 허용될 수 있다.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혼청구의 상대방이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직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즉, 이혼청구인에게만 유책성이 있거나 이혼청구인에게 보다 유책성이 많은 경우라 하더라도 이혼은 허용됩니다.
- 그런데 이혼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직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매우 힘들므로 사실상 유책성에 대한 증거가 다수 쏟아지면 이혼 자체가 곤란하여 난감할 수 있습니다(부산가정법원에서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도 혼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 등 실질적으로 파탄난 상황에서 이혼을 허용한 경우도 있으나 대법원 판례가 아니어서 일반화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 따라서 사실 부부 쌍방이 동등한 잘못이 있음에도 상대방이 이혼을 거절하면서 보다 많은 유책성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소송전에 상대방과 이혼을 전제로 한 위자료, 재산분할협의, 친권 양육권에 관하나 충분한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도 내심 이혼을 원하고 있음을 전제로 돈의 액수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을 잘 캐치하여 둘 필요가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기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트릭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이혼소송을 할 정도이면 이미 상대방도 급작스런 이혼에 당황하여 혹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혹은 괴롭히기 위한 목적에서 이혼을 표면적으로만 거절할 뿐 진지하게 생각하면 내심 이혼에 동의하고 정작 관심은 딴데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생각할때 상대방이 진의와는 다른 전략적인 방어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이혼을 전제로 한 협의를 충분히 하다 보면 이혼에 전면 동의하고 있다는 실체진실 부합의 증거가 다수 나올 수 있습니다.
- 그런 경우 소 제기 당하고 나서 유책배우자라며 이혼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기에 이혼에 바로 동의하며 반소로 위자료 청구등을 하거나, 유책성을 들며 이혼을 거절하더라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을 거절한다는 점에 관한 증거를 제시받고 이혼거절 전략을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 거절하고 있는 경우 뿐만 아니라, 그 보다 좀 더 넓게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고 있는데 판례(위 2013므568)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의 내용이고 그에 해당하려면 물론 실체도 뒤따라 줘야 하지만 전문가의 소송기술도 많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의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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