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Q&A]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했는데 바로 불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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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Q&A]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했는데 바로 불법인가요? 

박성빈 변호사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수많은 성범죄 사건을 담당해온 박성빈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동의 없는 촬영'에 관한 법적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연인 사이니까 괜찮겠지", "몰래 찍은 건데 들키지만 않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큰 법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2. 동의 없는 촬영의 법적 의미

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쉽게 말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촬영하면 범죄가 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동의'의 여부입니다.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소형 카메라 등 모든 촬영 장치가 이에 해당합니다. 심지어 녹음기나 CCTV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면 포함됩니다.

나. '동의'의 중요성

"그냥 예쁘게 나와서 찍었어요"라는 변명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마치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서 "좋은 집이라 구경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침입은 침입입니다.

다년간의 경험에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쁜 의도가 없었다"거나 "단순 실수였다"고 주장하지만, 법은 '의도'보다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봅니다.

3. 연인 사이라도 동의는 필수!

가. "우리는 연인 사이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인데요, 연인 관계라고 해서 자동으로 촬영 동의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법원은 이 부분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대전지방법원은 한 판결에서 "연인 사이라 하더라도 성관계 자체에 합의하는 것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의 촬영을 허락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나. 묵시적 동의도 인정될 수 있나요?

"말로 동의하지 않았지만, 상황상 동의한 것 같았어요"라는 변명은 대부분 통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묵시적 동의를 인정할 때 매우 신중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창원지방법원의 한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평소와 같이 지냈다는 점을 근거로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그와 같은 피해자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무엇보다 촬영 당시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4. 촬영 동의와 유포 동의는 별개입니다

가. 촬영에 동의했다고 해서 유포에도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그 촬영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별도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사진촬영에 동의하게 된 동기 및 경위, 사진의 공표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허용하였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 이를 공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관하여도 피촬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다103185 판결)

나. 증명책임은 촬영자에게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동의를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촬영자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피촬영자로부터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이나, 촬영된 사진의 공표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허용한 범위 내의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촬영자나 공표자에게 있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다219116 판결)

5. 불법 촬영물 소지도 범죄입니다

2020년 5월 법 개정으로 불법 촬영물을 단순히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에 따르면,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냥 받아서 보기만 했을 뿐인데..."라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불법 촬영물인 줄 알면서도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들

가. "우발적으로 찍었는데도 처벌받나요?"

"실수로 찍었어요"라는 변명은 많이 듣게 됩니다. 그러나 우발적 촬영이라도 상대방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한 결과는 같습니다. 다만, 고의성 여부에 따라 법적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사과정에서는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어디에 저장되었는지, 찍은 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단순 실수였다 해도 그 이후 조치(즉시 삭제했는지, 사과했는지 등)가 중요합니다.

나. "바로 삭제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찍자마자 바로 지웠어요"라는 말도 자주 듣습니다. 촬영 후 즉시 삭제했다고 해도, 촬영 행위 자체가 이미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즉시 삭제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형사절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수사기관은 계속해서 사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법원에서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합의 과정은 매우 섬세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부적절한 접촉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통한 적절한 중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7. 불법 촬영 사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가. 피해자가 된 경우

불법 촬영 피해를 당했다면, 증거를 확보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세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

불법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다면, 즉시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구하세요. 초기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진술 과정에서 실수로 불리한 발언을 할 수 있으니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8. 마치며: 동의는 명확하게, 기록은 안전하게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촬영을 할 때는 반드시 명확한 동의를 구하고, 촬영물은 안전하게 관리하며, 절대 타인에게 유포하지 마세요.

디지털 성범죄 관련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합니다. 단순히 법조문만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사건마다 세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혐의가 제기된 순간부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경험 많은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년간의 성범죄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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