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판례의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나, 실제 인물, 장소, 배경 등은 모두 각색되었습니다.
2023년 11월 1일, 전북 익산시의 한 원룸촌에서 생활하던 20대 남성 A씨는 출근 준비를 하던 중 경찰의 호출을 받았습니다. “귀하가 사용한 인터넷 접속기록과 관련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송달합니다.” A씨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 출석한 그는 곧 '공짜로 와이파이 썼다'는 사실이 형사 처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이 사건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A씨가 이사 온 원룸은 오래된 건물로, 개인 인터넷 설치가 복잡하고 비용도 부담됐습니다.
그래서 그는 휴대폰으로 와이파이 검색을 하다 **잠금장치 없이 개방된 SSID(와이파이 이름)**를 발견합니다. 아무런 인증도 없이 접속이 가능했고, 인터넷 속도도 빠르진 않았지만 메신저와 영상 스트리밍 정도는 문제없이 가능했습니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 이를 3개월간 사용해왔습니다. 문제는 그 와이파이가 옆집 주민 B씨가 자택에 설치한 개인 유료 인터넷이라는 점입니다. B씨는 가족들이 사용하는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고,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진다는 사실을 수상히 여긴 끝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에 문의했습니다.
기술자가 방문해 분석한 결과, 동일 네트워크에 등록되지 않은 외부 기기 수 대가 지속적으로 접속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B씨는 곧바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B씨의 공유기 접속기록과 A씨의 디지털 기기들을 분석했고, A씨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해당 와이파이망에 접속돼 사용된 로그를 확보하게 됩니다.
결정적인 증거였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비밀번호가 없어서 공공 와이파이인 줄 알았다”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문제의 와이파이는 가정용 유료 인터넷으로, 명백히 특정 개인의 소유였고, 잠금장치가 없었다는 것만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결국 A씨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사건은 전주지방법원 익산지원 형사1단독 재판부로 이송되었습니다.
2024년 1월 10일, 법원은 A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타인의 유료 통신망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명백한 정보통신망 무단침입이며, 단순히 접근 제한이 없었다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디지털 재산권 침해이자 현대 사회에서의 일종의 절도행위와 다름없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의아해합니다. “비밀번호가 없었다면 누구나 써도 되는 거 아니냐”, “진짜 범죄가 맞냐”는 반응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정보통신망에 무단 접속하여 타인의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특히 유료망인 경우에는 재산권 침해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처벌이 과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와이파이는 단순한 전파가 아니라, 유료로 제공되는 통신서비스이며, 그 안에는 사생활, 금융정보, 기업 데이터까지 연결되는 민감한 정보망입니다. 이를 무단 사용한다는 건 단순한 공공재 이용이 아니라, 타인의 재산과 프라이버시에 침범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재판에서 A씨는 “그냥 조금 쓴 건데…”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단호했습니다. “인터넷은 이제 전기, 수도와 마찬가지로 필수 공공재로 취급되지만, 소유권이 존재하는 자산이며,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절대 허용될 수 없다.”
이 사건은 단순한 와이파이 도둑 사건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대의 재산개념과 사생활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판례입니다. 공유기 비밀번호가 없다는 건 허락이 아니라 **‘보안 실수’**일 뿐이고,
접속이 가능하다고 해서 **‘접속해도 된다는 허락’**이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와이파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당신의 휴대폰이나 노트북은 타인의 재산에 몰래 발을 들인 셈입니다. 이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무단침입죄’, 즉 정보통신망법상 불법 접속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법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따라 점점 더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전엔 와이파이 도둑을 장난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실제 범죄로 취급되는 시대입니다. 비밀번호가 없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당신도 누군가의 인터넷에 몰래 접속하고 있다면, 혹시 당신 자녀가 친구 집 와이파이를 슬쩍 써본 적 있다면, 혹은 공공장소에서 무작위로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습관이 있다면, 법적으로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절도, 이제는 전선도, 무기도, 손버릇도 필요 없습니다. 단지, 클릭 한 번이면 가능한 범죄가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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