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바람을 피는 것만으로도 불륜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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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바람을 피는 것만으로도 불륜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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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바람을 피는 것만으로도 불륜이 될까? 

엄세연 변호사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영화의 한 대사라면 로맨틱할 수도 있는 이 말은, 혼인한 배우자의 입에서 나온다면 순간 온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주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짧은 한 문장이 몇 년간 함께 쌓아온 신뢰를 송두리째 흔들고, 밤잠을 설치게 하며, 관계의 근간을 뒤흔들어 놓게 될텐데요.

 

배우자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지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계실겁니다. 오늘은 많은 부부들이 고민하는 '정신적 바람'이 과연 ‘불륜’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에 대한 법적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법적 관점에서의 정신적 바람

한국 민법상 이혼 사유가 되는 '부정한 행위'(민법 제840조 제1호)는 일반적으로 육체적 관계를 동반한 불륜을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여러 판례에서 부정행위를 "배우자 이외의 제3자와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으로 명확히 해석해 왔는데요. 정신적 바람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는 법적 '부정행위'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근 주목할 만한 판례들이 몇 개 존재합니다.

 


판례1) 얼마전 대법원 판결에서 "정서적 유대관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이 직접적인 가정파탄의 원인이 된 경우" 이혼 사유 중 하나인 '악의적 유기'나 '심히 부당한 대우'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판례2) 2018년도 서울가정법원의 판결에서는 육체적 관계는 없었으나, 지속적인 이성 간 만남과 감정적 교류가 있었던 사례에서 "혼인의 본질적 의무 위반"으로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렇듯 육체적 관계가 없더라도 정서적 교류의 깊이와 지속성, 그리고 그로 인한 가정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법적으로 혼인의무 위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특히 최근 법원은 혼인관계에서의 정서적 유대와 신뢰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정신적 바람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배상 책임의 관점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민법 제750조) 측면에서는, 정신적 바람만으로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신적 바람으로 위자료 청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혼인관계의 파탄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부정행위"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다만 최근 법원의 경향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판결에서는 SNS를 통한 감정 교류, 지속적인 만남 약속, 업무 관계를 넘어선 사적 교류 등이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거나 신뢰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위자료 지급이나 이혼 사유로 인정한 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정서적 친밀감의 의미와 배우자 간 신뢰의 중요성이 법적으로도 점차 인정받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추가적인 법적 고려사항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정신적 바람과 관련된 법적 판단은 각 상황마다 구체적인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민법 제826조는 부부간의 동거, 협조, 부양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정신적 바람이 이러한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적 바람으로 인해 배우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이 심각하다고 인정될 경우, 배우자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적 바람'의 법적 처리는 단순히 불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 혼인 관계에서의 의무 이행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 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집니다.

 

과거에는 법적으로는 정신적 바람만으로 명확한 불륜으로 인정받기 어려웠지만 현대에 들어서면서 그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최근 판례들은 정서적 유대관계도 경우에 따라 혼인의무 위반으로 인정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이와 같은 고통에 처한 분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육체적인 관계를 해야지만 바람일까요?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 역시 혼인의 본질을 해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배우자의 정신적 바람으로 고통받고 계시다면 참지말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이런 문제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정서적인 불륜 행위라면 각 상황마다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혼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의뢰인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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