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개요
재해자는 건설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하였는데, 경직된 조직문화와 과다한 업무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였습니다. 재해자는 회사 회식에 참여한 후 새벽 늦게 집에 귀가하였는데, 귀가 직후 자택에서 목을 메 사망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재해자의 처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기각하였고, 위 기각결정에 심사단계를 거친후 재심사를 청구하였습니다.
업무부담요인 확인
정신질환 산재는 정신과 의무기록이 존재하는 경우 그 의무기록지의 내용이 중요한 근거자료가 되는데, 정신병력이 없는 경우 다른 방법을 통해 업무부담요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재해자의 정신과 치료이력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의뢰인과 재해자가 나눈 메시지와 통화내역에 재해자의 업무부담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이를 주요 근거로 활용하였습니다.
1. 업무량 과다
재해자가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설계관리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 팀이나 상급자의 도움 없이 설계파트 전반을 전담하여 업무상 부담이 크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주 52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통제하였기에 초과근무를 하고도 업무기록을 남기지 못하였으나, 카카오톡 상 재해자가 출퇴근하는 시간을 의뢰인에게 알려주는 등의 메시지가 있으므로 실제 근무시간은 측정된 것보다 많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합동사무실 업무
건설 프로젝트 진행 시, 설계, 시공 등 관련업체 전부가 사무실을 공동 임차하여 1~2개월 간 집중적으로 '합사'를 진행하는데, 단기간 내 목표 달성을 위해 강도높게 업무가 진행됩니다. 이에
합사기간동안 기록된 근무시간만 해도 월 평균 60시간 이상이었던 점,
예정없이 합사기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철야작업을 하고 오전에 퇴근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점,
특히 재해 발생 1개월 전 합사업무가 진행예정이었는데, 계속되는 합사업무 진행이 재해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였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3. 군대조직문화
건설사는 경직된 조직문화로 상명하복 분위기가 발달해 있는데, 면전에서 재해자를 질타하거나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폭력적 회식문화가 재해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였는데, 기본 3차까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사발주를 권하거나 원샷도전을 강요하여 회식 후 재해자는 복통으로 병원을 가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 사건 재해일 당일 역시 재해자는 회사 회식 후 새벽 2시가 되어서야 귀가하였고, 회식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자해하기에 이른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재심사위원회 참석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이미 재해자가 정신과 진단을 받은 사실이 없고, 만취 상태에서 순간적 감정에 의해 자해행위를 하였다면서 심사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재심사위원회 기일에서도, 정신과 전문의로 보이는 위원은 다소 공격적으로 "정신병력이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자해행위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냐.'고 질의하였습니다.
이에 의뢰인을 통해 당시 재해자의 행동과 말투를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재해자는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위치에 있었는데 귀가 후 본인의 집 안방에서, 그것도 가족이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해행위를 하였는바,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질환 발병이 아니라면 다른 어떠한 원인으로도 이를 설명할 수 없음을 강변하였습니다.
재심사 청구 인용 - 유족급여 및 장의비 승인
2023년 기준 산재 재심사 인용률은 5.5% 미만에 불과하고, 특히 정신과 상병은 산재 인정이 쉽지 않은 상병이라 재심사 결정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재심사위원회는 재심사청구를 인용하여 의뢰인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승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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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서 이유 中
이미 산재신청, 심사청구가 기각되어 재심사 인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재심사 기일에서 의뢰인이 직접 참석하여 재해 당시 현장 상황을 눈물로 설명하였고, 부정적 의견을 표하는 일부 위원에게 재해자의 자해 당시 행동과 어조를 강조하였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위 사건과 같이 정신질환 이력이 없더라도, 재해 당시 경위와 업무상 부담요인에 집중한다면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 자살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기 위해 준비하시는 분들께 위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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