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일반인들을 동원해서 편취한 돈을 수거하는 수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진행하였던 사건에서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취업을 준비하던 중에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어 현금수거책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뒤 본격적으로 취업을 알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대학원 졸업 후에는 더 이상 유학비자로 체류할 수 없었고, 취업을 하여 취업비자를 받아야 한국에서 계속 체류할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채용공고를 보던 중 보이스피싱범죄 조직에서 올린 공고를 접하게 되었고, 그 공고에 따라 이력서와 필요한 서류들을 제출하였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과 연락하게 되었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당시 코로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의뢰인을 면접없이 채용하겠다고 하면서 재택근무를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한동안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이 요청하는 회사 업무를 재택근무를 하면서 수행하였는데, 며칠 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의뢰인에게, "고객에게 현금으로 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담당 직원이 현재 다른 일로 출장중이라 갈 수 없으니 대신 좀 받아와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장소에서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전달받았고, 이를 다시 조직원이 지시하는 장소에 가서 다른 제3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현금을 의뢰인에게 전달하고나서야 보이스피싱임을 감지하게 되어 서둘러 신고를 하게 되었고, 바로 당일 수사관들이 의뢰인의 자택을 방문하여, 의뢰인은 임의동행의 형태로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게 되었으며,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저를 찾아와서 자기는 보이스피싱범죄임을 알지못하였다고 하면서 무죄를 밝혀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바로 의뢰인에 대한 검사의 증거기록을 복사하여 살펴보면서 몇 가지 변론 포인트들을 확인하였습니다.
우선 의뢰인은 범행 당일 바로 수사관에게 소재가 파악되었던 것입니다. 범행 당일 의뢰인은 보이스피싱범죄 조직원이 지시한 장소에서 피해자를 만났는데, 그 장소에서 이동하여 인근의 커피숍에서 현금을 전달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커피숍 방문 시에 출입일지에 방문자 이름과 인적사항 등을 적게 되어 있었는데, 의뢰인은 자신이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였기에 당당하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그대로 기입한 것이지요.
그래서 수사관은 수사 개시 몇 시간 만에 바로 의뢰인을 특정하고 자택 주소지까지 파악하게 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의뢰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지시하는 장소로 이동할 때 그 이력이 상세하게 남는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점, 보이스피싱 조직원과의 위챗대화 내용 상 실제 채용을 위하여 구체적으로 물어본 정황 등도 변론에 크게 활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보이스피싱에 대해서는
실제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인지하지 못하였더라도, 무언가 불법적인 내용이 있음을 인지한 경우에도 보이스피싱에 대한 공범이나 방조범의 성립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이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그만큼 사회적으로 큰 물의
를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형사법적으로 이러한 고의 인정은 다소 불합리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하급심 판결들을 다수 수집하여 고의 인정을 엄격히 하여야 한다고 피력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변론의 노력에 힘입어 의뢰인에게는 무죄판결이 내려질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의 경우에는 다행히 범행에 연루된 것이 1회에 그쳤고, 여러가지 유리한 사정들이 잘 뒷받침되어서 무죄를 증명할 수 있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일반인들도 많은 경우에 처벌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일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면 항상 경계하고 조심하여, 오해가 될만한 상황 자체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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