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성년의 자녀가 있는 부부가 이혼한 후 어느 일방만이 자녀를 양육한 경우라면 친권자나 양육자가 아닌 비양육부모는 미성년 자녀가 불법행위를 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입장입니다.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다른 미성년자를 협박하였다가 피해아동(사망 당시 16세)이 사망한 사건에서 피해아동의 유족이 가해아동(17세)인 A군의 아버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B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의 취지로 사건을 항소심 법원으로 환송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0다240021 판결).
사건 당시 17세였던 A군은 피해아동의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후 피해아동은 협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A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자의 유족은 A군의 부모가 A군을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으므로 부모는 A군과 공동해 유가족에게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그런데 A군의 부모는 A군이 2세였을 때 이혼했습니다. 이후 A군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어머니뿐이었는데, 하급심은 A군의 아버지 B씨에 대해서도 10%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하금심 법원은 협의이혼을 하면서 친권자로 지정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이혼으로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비양육 부모)는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해 일반적인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대한중앙 수원사무소 수원이혼변호사 이동규입니다. 오늘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혼 후 비양육 부모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비양육 부모의 미성년자녀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
대법원은 2020다240021판결에서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가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부담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음은 대법원 판결요지입니다.
【판결요지】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러한 감독의무 위반사실과 손해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민법 제913조).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 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위에서 본 것처럼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런데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이하 ‘비양육친’이라 한다)에게는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이 없어 자녀의 보호·교양에 관한 민법 제913조 등 친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민법 제837조의2 제1항), 이러한 면접교섭 제도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인격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이혼 후에도 자녀의 양육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있지만, 이것만으로 비양육친이 일반적, 일상적으로 자녀를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비양육친이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비양육친도 부모로서 자녀와 면접교섭을 하거나 양육친과의 협의를 통하여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① 자녀의 나이와 평소 행실, 불법행위의 성질과 태양, 비양육친과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의 정도와 빈도, 양육 환경, 비양육친의 양육에 대한 개입 정도 등에 비추어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 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하고 있었거나, ②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직접 지도, 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비양육친의 감독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본 대법원 판결은 1심과 2심 모두 비양육 부모의 미성년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인정한 것을 정면으로 부정한 판례입니다. 당시 민사손해배상의 기본적 원칙에 입각한 정당한 판결이라는 법조계의 환영이 있었는가 하면, 이혼을 이유로 친자를 양육하지 않은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비양육 부모에 대한 면죄부를 대법원이 인정한 것이 아니냐 하는 교육계와 여성계의 비판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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