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아빠, 이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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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아빠, 이혼할 수 있을까 

이동규 변호사

자녀의 유학을 위해 배우자와 자녀를 해외로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아 뒷바라지하는 남편을 기러기아빠라고 부르곤 하죠. 처음에는 가족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간의 유대가 점점 사라져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서먹해져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거나, 결국 가정이 쪼개지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높은 유학비용을 감당하며 외롭게 생활하는 기러기아빠, 이러한 것들을 이유로 먼저 이혼 요구할 수 있을까요?

혼인관계의 파탄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상대방에게 명백한 유책 사유가 없다면 이혼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상대방이 외도, 폭력, 심각한 가정 내 갈등 등의 유책사유를 가지고 있어야 이혼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한 인정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혼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혼인관계 파탄이 이혼 사유로 인정되려면 혼인파탄의 정도, 혼인계속 의사의 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당사자의 책임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의 생활 보장, 그 밖에 혼인관계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게 되므로 이혼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제반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혼을 청구하는 쪽이 명백한 유책배우자라면 이혼이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없거나 상대방과 유책성의 정도가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부정행위의 해석

장기간 공동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기러기아빠가 이혼을 요구하면 아내가 남편의 부정행위를 주장하고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혼사유 중 부정행위는 ‘간통’에 비해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입니다. 성관계나 스킨십이 없어도 잦은 연락과 데이트 등만으로도 부정행위가 인정된 판례가 있습니다.

아내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이혼변호사 도움을 받아 ‘부정행위’에 대한 법리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내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협조를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통해 정서적 단절 및 신뢰 훼손에 아내의 책임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도록 해야 합니다.

사례 분석

1. 이혼 인용 사례

A씨는 딸의 교육을 위해 아내와 딸을 미국으로 보내고 기러기아빠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8년간의 유학 생활 동안 A씨는 꾸준히 교육비와 생활비를 보냈지만 아내는 단 한 번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고 A씨가 미국에 가서 딸과 아내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단 2번에 불과했습니다.

A씨는 아내에게 경제적 어려움, 건강상의 문제, 정서적 고통 등을 호소하며 국내로 돌아올 것을 요구했지만 아내는 미국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고통을 겪던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아내가 8천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혼에 동의한다고 하여 5천만 원을 송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끝내 이혼에 동의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아내는 이혼을 원하지 않으며 남편이 다른 여성과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는 유책배우자라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남편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장기간 귀국하지 않은 아내에게 혼인파탄의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반면, 남편이 다른 여성과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아내의 주장은 증거가 없다고 배척했습니다.

그리고 장기간 별거와 의사소통 부족 등으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렀으므로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다며 이혼청구를 인용했습니다.

2. 이혼 기각 사례

B씨는 아이들이 취학연령이 되자 교육을 위해 외국에 나가 함께 살면서 10년 동안 가족을 부양했습니다. 이후 아내와 아이들만 외국에 남겨두고 홀로 귀국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B씨는 다른 여성과 외도를 하게 되었는데요, 이를 알게 된 아내는 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가 한국에 들어온 뒤에도 두 사람은 각방을 쓰고 식사를 따로 하다가 별거에까지 이르는 등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결국 B씨는 자신이 부정행위를 했지만 오래전 일이고 아내에게 충분히 사과를 했는데도 아내의 비난과 험담으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주장하며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유책배우자는 남편이고 아내가 남편에 대한 보복적 감정 내지 경제적 이유로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볼 증거도 없어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B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혼을 원한다면, 아내와의 관계 파탄에 대한 충분한 증거와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장기간의 별거와 의사소통 부족, 아내의 배려 부족 등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법원에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변호사는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고 효과적으로 제시하여 승소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이혼소송은 정서적·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동반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혼을 원하는 기러기아빠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모든 법적 준비를 철저히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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