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적 제재의 목적과 기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과 위험한 범죄자로부터 사회를 방위하는 것이죠.
더 나아가 범죄자를 교화하고 선도하여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편입시킨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첫째나 둘째에 공감하는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악질적인 범죄와 관련하여, 세 번째 주장을 한다면 어딘지 모르게 위선(僞善)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흉악범죄의 피해자 입장은 생각을 안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세 번째 주장을 하는 사람은 특히 법학자, 종교단체, 시민단체 중에서 많습니다. 이를 주장하는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식에 부합하는 첫째, 둘째의 견해에 대해서 법을 모르는 일반인의 “소박한 법 감정으로 폄하”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사형제도도 유명무실화 되어 묻지마 범죄가 늘어났고, 촉법소년이 날뛰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물론, 범죄자의 교화와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교육받고 치료받으면 좋아지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형사제재는 이원주의를 취하고 있는데요.
형벌은 과거의 범죄에 대해 책임지고 죗값을 치르기 위해 부과하는 것이라면 보안처분은 장래 재범 위험성 때문에 행위자를 교정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부과하는 행정처분입니다.
성범죄는 벌금형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보안처분을 받게 되는데 신상정보등록,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 이수명령 등은 거의 모든 경우에 이루어집니다. 죄질이 나쁘고 재범 위험성이 뚜렷하면 신상정보공개, 신상정보고지, 취업제한명령까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 외 정도가 매우 심하면 성충동 약물치료명령(화학적 거세), 전자장치부착명령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성범죄에 있어 보안처분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 아동 성폭행 범죄, 연쇄 부녀자 강간 등의 흉악 범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입니다.
다만 성매매는 보안처분을 받지 않는 범죄입니다. 성폭력범죄가 아니라 성풍속에 관한 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성년자 성매매는 성폭력범죄이기 때문에 보안처분을 받게 되며, 처벌도 매우 중합니다.
그러나 벌금형 이상 형의 선고가 확정되어도 신상정보등록이 되지 않는 범죄가 있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입니다.
간혹 통매음 헌터에게 돈을 뜯기는 분들 중에는 “고소당하면 전과는 물론이고 신상정보공개가 된다”는 말도 안 되는 협박을 받고 속는 분들이 있는데요.
신상정보공개는커녕, 신상정보등록도 안됩니다. 통매음은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기 때문이죠.
보안처분은 한 개만 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여러 개가 병과됩니다. 신상정보등록은 앞서 말한 두 개 범죄를 제외하고는 유죄 판결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부과됩니다.
형이 확정된 범죄자는 관할 경찰서에 가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나 실거주지, 직업, 직장소재지, 연락처, 소유차량 등록번호, 키, 몸무게 등의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매년 가서 사진을 찍고 갱신을 해야 하므로 번거롭기도 하지만, 경찰서에서 본인의 정보를 관리하고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매우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관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떠오르게 됩니다.
성범죄자 보안처분은 애초에 조두순 같은 성범죄자를 생각하고 도입한 것이겠지만, 어쩌다보니 남녀 간의 사생활 문제로 억울하게 전과가 생긴 사람이 희생되는 면이 많습니다.
사회 보호와 안전이라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자유와 인권 제한 등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보안처분과 형벌입니다. 이것이 정당화되려면 형사법의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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