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민법 제2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데, 여기서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추상적 규범(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2406 판결)"으로서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원칙(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76338 판결)"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재산법, 가족법에도 모두 적용되나, 소송법의 경우는 민사소송법 제1조에 규정되어 있는바 소송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과는 구별해야 한다.
학설은 신의칙을 민법의 최고원리인 공공복리의 실천원리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강행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원심법원이 직권으로 신의칙에 의하여 신용보증책임을 감액한 데에 변론주의를 위배한 위법은 없다(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다37821 판결)."고 판시하여 강행규정이나 직권조사사항으로 이해하고 있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권리의무의 내용 또는 계약 내용을 구체화하거나 보충하는 기능을 하고, 신의칙은 조리의 근거로서 법원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일정한 경우(예컨대 신뢰관계가 깨지거나 또는 사정이 변경된 경우 등)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기능을 한다.
1) 신의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특별결합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 사이에는 불법행위를 검토한다.
2) 신의칙의 적용하기 위해서, 당사자의 고의, 과실이 요구하는지 의문이 있으나, 신의칙은 잘못에 대한 제재가 아닌 형평에 반하는 결과에 대한 수정에 목적이 있으므로 고의, 과실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을 구체적인 법률관계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이익의 내용, 행사하거나 이행하려는 권리 또는 의무와 상대방 이익과의 상관관계 및 상대방의 신뢰의 타당성 등 모든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그 적용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7다카2407 판결).
4)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알고서도 그 법률행위를 한 자가 강행법규 위반을 이유로 무효를 주장한다 하여 신의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2406 판결).
5) 신의칙의 적용이 일반조항으로 도피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바, 특정 사안에 적용될 수 있는 개별조항이 있는지 미리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6) 채권자의 권리행사가 신의칙에 비추어 용납할 수 없는 것인 때에는 이를 부정하는 것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것이나,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상의 책임을 공평의 이념 및 신의칙과 같은 일반원칙에 의하여 제한하는 것은 자칫하면 사적 자치의 원칙이나 법적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하여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2다64253 판결).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상의 책임을 공평의 이념 또는 신의칙과 같은 일반원칙에 의하여 제한하는 것은 사적 자치의 원칙이나 법적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채권자가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에 따른 급부의 이행을 청구하는 때에 법원이 급부의 일부를 감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40543 판결).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6다35833 전원합의체 판결 변호사의 소송위임 사무처리 보수에 관하여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약정이 있는 경우 위임사무를 완료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약정 보수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의뢰인과의 평소 관계, 사건 수임 경위, 사건처리 경과와 난이도, 노력의 정도, 소송물 가액, 의뢰인이 승소로 인하여 얻게 된 구체적 이익,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보수 청구의 제한은 어디까지나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그에 관한 합리적인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
1) 금반언(모순행위금지) 원칙(특허법원 2005. 10. 13. 선고 2005허5631 판결 등)
신의성실 원칙이나 금반언(모순행위금지)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람의 행위가 그의 선행하는 행위에 모순되는 것이어서 그러한 후행행위에 원래대로의 법적 효과를 부여하면 그 선행행위로 말미암아 야기된 다른 사람의 신뢰를 부당하게 침해하게 되는 경우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모순되는 선행행위와 후행행위가 있고 그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고, 선행행위로 인하여 야기된 상대방의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신뢰가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2) 사정변경의 원칙(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76338 판결 등)
판례는 계약을 체결할 때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함으로써 야기된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신의성실 원칙의 파생원칙으로서 사정변경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즉,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란 당사자들에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을 가리키고, 당사자들이 계약의 기초로 삼지 않은 사정이나 어느 일방당사자가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사정변경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는 추상적ㆍ일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에서 계약의 유형과 내용, 당사자의 지위, 거래경험과 인식가능성, 사정변경의 위험이 크고 구체적인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당사자들이 사정변경을 예견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다른 내용으로 체결했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견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손해가 생기더라도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없다. 특히 계속적 계약에서는 계약의 체결 시와 이행 시 사이에 간극이 크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사정변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하려면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에서 본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3) 실효의 원칙(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93081 판결 등)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측과 상대방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권리남용 금지 원칙(민법 제1조 제2항,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0422 판결 등)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그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여지는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인할 수 있으며, 어느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이 되는가의 여부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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