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임대인들이 전세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도 많이 없거니와 전세 매물이 있다고 해도 전세보증금이 매매 시세에 육박할 만큼 전세 매물에 대한 인기는 대단히 높았습니다. 임대차계약 당일 계약을 하는 자리에서 즉석에서 전세금을 강제로 올림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과거가 무색해질 만큼 불과 몇 년 만에 임대차 시장은 임대인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유례없는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어 부동산 시장이 침체가 되다 보니 집값에 이어 전셋값 역시 무서운 속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추가 금리가 인상되어 앞으로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시장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역전세난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습니다. 이는 주택가격이 급락하다 보니 전세 시세도 이에 따라 하락하고 임대인이 만기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세입자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을 빗대어 등장한 신조어인데요. 확실한 것은 이런 역전세난의 분위기는 지속해서 확산할 것이란 점입니다.
시중은행들의 고금리 때문에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 신규 대출을 받기도 부담스럽고 기존 대출을 연장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게 되고 이런 월세 선호 현상은 금리가 하락이 되지 않는 이상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이러다 보니 갭투자가 만연한 대한민국 주택시장에 쉽게 전세로 들어가기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하고 역전세난이 점점 심화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보입니다.
(사진: Unsplash의Naomi Hébert)
역전세난에 급증하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
"전세금 말고 그 집 명의를 넘겨주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는 임대인들도 있습니다. '서울특별시'만 보더라도 포털사이트나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아파트를 검색해 보면 예전보다 전세 매물이 엄청난 속도로 쌓이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방 도시의 경우 신규 전세계약을 하거나 기존 전세계약을 연장해 주면 이사비, 인테리어비를 지원하거나 명품 등을 사준다는 임대인도 있습니다.
이렇게 세입자가 우위에 있는 분위기의 전세시장은 역전세난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최근 10년간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함께 갭투자의 열풍이 불면서 전세시장은 더 불확실하게 변화했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매매시장이 좋지 않으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한 갭투자자들을 비롯한 여력이 부족한 임대인들은 당연히 세입자와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역전세난 속에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과 관련된 분쟁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사건 유형은 역시 전세 사기, 전세금 반환 소송, 구상권 등 전세 관련 사건입니다. 이러한 분쟁과 갈등은 올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전세난 속 보증금 반환이 불투명한 세입자들 대처방안에 대하여
놀라운 것은 의외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에 가입한 세입자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세입자들이 공사에 지급하는 보증료가 부담스러워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은 부동산 가격이 지속해서 증가했기에 전세 목적물 자체가 가장 확실한 담보가 될 수 있어 반환보증 가입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매매가가 무서운 속도로 하락하여 전세 목적물이 제대로 된 담보가 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는 세입자는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자신의 소중한 전세금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대부분 전문가는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후 대처법을 자세히 설명해 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조언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명한 세입자라면 사후 대책이 아닌 전세금을 지킬 수 있는 사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선 계약 기간이 절반 이상 남아있는 세입자라면 지금이라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가입을 검토해야 합니다. 주택금융공사나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일정 조건에 해당하고 임대차계약의 1/2이 지나기 전이라면 계약 후라도 보증반환보험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계약을 해지하기로 하였다면,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대인에게 법률적으로 효력 있는 임대차 해지 의사 표시를 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적법하게 해지통보를 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이후 해지를 하더라도 3개월 후에나 전세보증금 미반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임대인과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갭투자 등으로 자금 여력이 전혀 없는지, 아니면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나 자금 여력이 없어 부동산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만일 전자라면 지금부터라도 전세 목적물의 가치를 비교하고 임대인의 재산을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자신의 권리 보전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경제적 상황이 파악되어야만 향후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임대인의 경제적 능력이 파악되면 임차인은 임대인과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목적물에 거주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낮추는 방법으로 연장하는 등 향후 상황을 볼 것인지, 아니면 계약종료 후 바로 전세금반환소송을 통하여 이자 청구까지 할 것인지 정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섣부르게 다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많은 세입자가 당연히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해 줄 거란 생각에 새로운 임대인과 섣불리 계약을 체결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가 보증금이 적기에 반환되지 않아 곤경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진: Unsplash의Towfiqu barbhuiya)
임대차계약 종료 후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했다면?
이미 적법한 해지통보를 하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이만큼 당황스러울 수도 없을 것입니다.
만일 전세 대출을 받은 세입자라면 이제부터 자신의 신용도 하락은 물론이거니와 점점 증가하는 이자를 감당해야 하고 향후 주택금융공사나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구상금 청구 소송을 당할 우려도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만기일에도 임대인이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세입자는 임대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지 신속하게 결정하여야 합니다. 소송을 통하여 자신의 권리구제를 택하기로 했다면 임차권등기명령 후에 지급명령이나 전세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신속한 판결과 추심을 하는 것만이 세입자의 손해를 최소화할 방안이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일에 소송만이 능사는 아니기에 강제집행을 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정증서를 활용하거나 주택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임대인과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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