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중인 "홀덤펍 금지법"에 대한 법률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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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중인 "홀덤펍 금지법"에 대한 법률검토 

이인환 변호사

■ 음식점에 도박 사행행위를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도구, 기구, 가구를 비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입법이 예고되었습니다. 이 시행규칙은 "홀덤펍 자체"를 금지하게 됩니다


■ 이 시행규칙을 위반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영업정지 및 영업폐쇄가 가능합니다.


■ 이 시행규칙은 2024. 3. 19. 현재까지 입법예고 단계이며, 입법예고의 이후 단계인 공포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는 효력이 발생한 상황이 아니므로 헌법소원 등의 논의단계는 아닙니다.


1. 관런법령



2023년 9월 입법예고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은 "영업장에 도박, 사행행위 또는 성범죄와 관련된 행위를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기구, 기계 또는 가구 등의 시설을 설치" 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처벌 및 제재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식품위생법 제97조),

- 음식점 영업허가를 얻을 수 없고(식품위생법 제38조),

- 이미 허가를 받고 운영 중인 홀덤펍은 음식점 영업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식품위생법 제75조).

- 영업허가가 취소되었음에도 계속 운영을 하는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식품위생법 제94조).

- 법률에서는 영업폐쇄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개정 시행규칙에서는 고맙게도(?) 시설개수 명령, 영업정지 2개월로 규제의 범위를 고정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식품위생법은 여전히 그대로 존재하므로, 3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2. 해당 규정의 문제점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도 '이런 법도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하에서는 어떤 면이 왜 괜찮지 않은지를 법적으로 상세하게, 쉽게 설명해 봅니다.

가. 명확성

- 무언가를 규제할 때에는 "명확하게"규제해야 합니다. 명확하지 않으면 적용하는 공무원이나 판사의 심증에 따라 규제의 범위가 마음대로 늘어날 수 있고, 행정규칙의 수범자(따르는 사람)는 "도대체 뭘 어디까지 조심하라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행규칙은 "영업장에 도박, 사행행위 또는 성범죄와 관련된 행위를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기구, 기계 또는 가구 등의 시설을 설치"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를"을 "을"이라고 쓴 오타도 있는데, 이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도박, 사행행위"는 어느 정도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만, "도박과 관련된 행위"라고 하면 도대체 어디까지 일까요.

도박을 광고하는 행위도 관련된 행위이고, 유튜브 촬영도 관련된 행위입니다. '관련된 행위'의 한계를 정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이 규정은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규정인데 "관련된"부분까지 주의해야 하라니, 게다가 "관련된"이 어디까지인지 이 시행규칙은 아무런 가이드라인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도박과 관련된"을 수식하고 있는 후단의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 역시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려"는 어느 시점부터 발생하는 것인가요. 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면 조장인가, "우리 돈 좀 걸고 할까"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면 그때부터 "우려"인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돈을 만지기 시작하면 "조장할 우려"인가.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시행규칙을 만든 사람도 어디부터가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답을 못 할 것이라는데 저도 오만 원 정도 걸어볼 수 있습니다. 음, 이 시행규칙으로 인해 제가 도박을 하도록 조장할 우려가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조장할 우려가 있는"이라는 표현은 헌법재판소 99헌가8사건에서도 이미 정면으로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무효라는 판단이 나온 표현입니다.

아래 문장은 헌법재판소가 "조장"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판단한 내용입니다.


여기에 '조장' 및 '우려'까지 덧붙여지면 사회통념상 정당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은 것까지 처벌의 대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바, 이와 같은 경우를 모두 처벌하게 되면 그 처벌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지고, 일정한 경우에만 처벌하게 된다면 어느 경우가 그에 해당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중략)... 전혀 알 수 없어 그 규범 내용이 확정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미성년자보호법 조항은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도 그 규범 내용이 확정될 수 없는 모호하고 막연한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그 적용 범위를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과잉금지 원칙

형법은 도박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게에서 도박을 하도록 "도박개장"을 한 경우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형법 제247조). (일반)도박과 관련한 가장 강력한 처벌 규정이며, 처벌의 상한도 가장 높습니다.

식품위생법은 법 제44조에서 영업자의 준수 사항을 영업자의 준수 사항 중 "업소 안에서 도박 기타 사행행위 또는 풍기 문란행위를 방지할 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시행규칙 제57조, 별표 제17 제7항 다목).


 도박개장과의 차이점이라면 "내가 도박판을 벌인 건 아닌데, 손님들이 도박을 하더라"라는 상황에 대한 규제라는 것입니다.

이번 개정사항은 식품위생법 제36조의 시설 기준에 관한 것이고, "영업장에 도박, 사행행위 또는 성범죄와 관련된 행위를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기구, 기계 또는 가구 등의 시설을 설치"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처벌 수위는 위와 동일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합니다.

위 3가지 처벌 사례를 분석하면,

- 도박장을 개장하면 5년 이하의 징역

- 영업장 안에서 도박 기타 사행행위를 방지하지 않아 도박 사행행위가 발생하면 3년 이하의 징역

- 영업장 안에 도박 기타 사행행위와 관련된 행위를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기구, 기계, 가구를 설치하면 (아무도 도박을 하지 않았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규제적 법률을 만들 때는 과잉금지 원칙과 비례성 원칙이 항상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도박장 개설"을 단속하기 위하여 5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상당 부분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홀덤펍을 단속하기 위하여 "도박과 관련한 기구를 비치하는 것(플레잉카드나 화투장을 음식점에 두기만 하여도 이 시행규칙을 위반하는 것입니다)"을 "도박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과 동일한 형으로 다스리는 것은 다소 지나친 규제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기소가 되고, 재판의 과정을 통해 형이 선고될 때에는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것이지만, 이러한 "형의 체계상의 불균형"은 그 자체로도 과잉금지 원칙의 소지가 있으며, 평등원칙을 위반할 여지까지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7헌가10)

다. 법률유보원칙

이번에는 조금 어려운 쟁점을 설명해야 합니다. '어째서 법률 개정 없이도 홀덤펍을 몽땅 금지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식품위생법 제36조는 식품위생법의 규율을 받는 음식점 등의 "시설 기준"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해당 법령(별표)에는 "식품접객업"의 시설 기준이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설 기준은 "환기가 잘 되게 할 것", "조리장 내부를 손님이 볼 수 있도록 할 것", "음식을 위생적으로 조리하기 위한 시설을 갖출 것", "냉장시설을 갖출 것", "화장실에는 손 씻는 시설을 갖출 것"등입니다.

이번의 시행규칙 개정은 위 시설 기준에 "도박과 관련하여 조장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추가한 것입니다.

식품위생법은 시설 기준의 구체적인 사항을 일일이 정하지 않고 총리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이 "시설 기준"에 아무 내용이나 집어넣을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은 아닙니다.

"시설 기준"은 말 그대로 "시설"에 대한 기준이 되어야지, 시설 외의 별도의 "홀덤펍 규제"라는 목적을 가지고 내용을 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지극히 의문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정입법을 허용한다면, 그야말로 "시설"의 항목에 모든 내용을 추가할 수 있게 됩니다.

국회가 정하는 법률에 "시설 기준"에 관련한 모든 내용을 정하지 않은 것은,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시대의 발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사항은 행정입법에 위임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현실에 맞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 96헌바92결정 역시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식품위생법이 위임한 "시설 기준"의 하위법령을 개정하여 홀덤펍을 규제하는 것이 "누구나 상위법령 자체로부터 그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러한 행정입법이 시행에 이르기 전에 공론화된다면 더 나은 법령으로 개정할 기회가 있지만 시행 이후에는 사실상 이를 다루기 지극히 곤란하게 됩니다.

이미 영업자 준수 사항으로 "도박 기타 풍기 문란 행위를 방지할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도박과 관련된 행위로 나아갈 우려가 있는 장치를 비치하는 것"을 별개의 시설 기준으로 정하는 것은 "시설 기준"의 근본적인 의미와 법의 예측 가능성, 위임입법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는 입법에 해당할 여지가 매우 높다 할 것입니다.

​3. 마치며


본 개정 행정규칙이 시행된 이후에는 "홀덤펍은 그 자체로 불법"이라는 말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시행 초기에 행정규칙에 대한 헌법소원이나 대법원의 위헌심사 등이 진행될 것이고, 여러 변호사들이 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합헌성에 대한 치열한 논박이 진행될 것입니다. 하지만 시행이 이미 되어버린 행정규칙이나 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그 이전에 의견을 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라고 방관한다면 이 시행규칙의 가장 첫 번째 규제와 처벌의 대상이 자신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입법에 의견을 내고 참여할 기회는 세상을 살면서 그리 많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글에 댓글을 다는 기분으로 입법의견에 참여한다면, 혹시 그 의견으로 법령이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개별적 의견 제출이 어렵다면 모두가 힘을 모아 의견을 제출하는 것도 필요한 대응의 방향이 될 것입니다.

[법률 견해에 대한 고지]

* 본 글은 홀덤 문화의 성장과 합법화, 제도화의 과정을 5년간 지켜본 변호사의 입장에서 쓰인 글입니다. 홀덤과 도박은 명확히 구분되며 "도박에 해당하지 않는 홀덤 펍에 대해서는 과도한 규제가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 글의 핵심적인 전제사항입니다.

* 본 글은 변호사 개인의 법률적 판단이며, 법원과 헌법재판소, 기타 행정기관 또는 다른 변호사의 해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특정 홀덤 펍 사업체의 의견과는 무관하며, 행정입법에 대한 정보 전달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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