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연락오면] 3단계 : 의견서 제출
[경찰서에서 연락오면] 3단계 :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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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서 연락오면] 3단계 의견서 제출 

남천우 변호사

피의자신문을 마쳤다면, 이제 수사기관에 제출할 의견서를 준비할 차례입니다. 피의자신문이 수사관의 질문에 답변하는 절차였다면, 의견서는 피의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서면으로 개진하는 절차입니다. 피의자신문에서 미처 진술하지 못한 사정을 보충하거나, 진술만으로는 전달이 어려운 법리적 쟁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거나, 유리한 정황과 증거를 취합하여 제출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해서 수사 결과가 반드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수사관은 고소인의 주장과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진술만을 기초로 사건을 종결하게 됩니다. 의견서를 통해 피의자 측의 논리를 서면으로 남겨 두면, 수사관이 송치 여부를 판단할 때는 물론 이후 검찰 단계에서도 피의자의 입장이 기록에 반영된 상태로 검토가 이루어지므로, 제출 여부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의견서에는 무엇을 써야 하는가

의견서는 크게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 법리에 관한 주장, 양형에 관한 주장이 그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세 가지 모두를 다루어야 할 수도 있고, 특정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관계에 관한 부분은 의견서의 기초입니다. 피의자신문에서 이미 진술한 내용을 골자로 하되,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의 질문을 통해 파악된 사항들을 반영하여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피의자신문에서는 수사관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피의자가 원하는 순서와 맥락으로 사건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의견서에서는 피의자의 관점에서 사건의 경위를 재구성하여, 수사관이 피의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인할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여야 합니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혐의사실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부인하여야 합니다. 단순히 "사실이 아니다"라고만 기재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고소인은 ~라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하였고, 이는 ~에 의하여 확인된다"는 식으로, 반박의 근거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다투지 않는 부분까지 장황하게 해명하면 오히려 핵심이 흐려지므로, 인정할 부분은 간결하게 처리하고 다투어야 할 부분에 지면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반드시 함께 제출하여야 합니다. 계약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내역, 계좌이체 내역, 녹음 파일, 사진, 영상 등 피의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수집하여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견서에 아무리 논리적으로 사건 경위를 서술하더라도, 그것이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에 그치면 고소인의 주장과 대등한 무게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될수록 피의자의 진술은 신빙성을 얻고, 고소인의 주장은 상대적으로 약해집니다.

2. 법리 검토가 왜 필요한가

법리에 관한 부분은, 고소인이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모두 사실이라 하더라도 해당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형사법에서는 어떤 행위가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여지가 있더라도, 법률이 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고소인이 주장하는 행위가 실제로 해당 죄명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하나하나 따져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기죄가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단순히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상대방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는지, 즉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거래 당시에는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사후에 사정이 변경되어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라면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의 문제일 뿐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법리적 구분을 의견서에서 명확히 밝혀 두면, 수사관이 사건을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피의자의 입장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실관계에서 무죄 또는 불기소 결론에 이른 판례가 있다면 이를 조사하여 기재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가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하급심 판결이나 최신 판결 중에서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와 더 가까운 선례를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판례를 인용할 때에는 해당 판결의 사실관계와 이 사건의 사실관계가 어떤 점에서 유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여야 설득력이 있고, 사실관계가 다른 판례를 무리하게 끌어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3. 양형에 관한 주장을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의견서를 작성할 때 사실관계와 법리에만 집중하고 양형에 관한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양형에 관한 주장은 사건의 최종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수사 단계에서의 양형 자료 제출은,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할 때 기소유예나 약식 처리 등 보다 완화된 처분을 이끌어 내는 데 기여할 수 있고, 기소가 되더라도 재판 단계에서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양형에 관한 주장의 핵심은, 피의자가 이 사건에 대하여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재범의 위험이 없으며, 사회 내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반성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제출하여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입니다. 고소인과 합의에 이르렀다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최선이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적극적으로 합의를 시도하였다는 내역, 예를 들어 합의금 제안 과정의 문자메시지나 변호인을 통한 합의 교섭 경과 등을 제출하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됩니다. 피해 금액의 일부라도 변제한 사실이 있다면 입금 내역을 첨부하여야 합니다.

이 외에도 피의자의 사회적 유대관계와 생활 환경을 보여주는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재직증명서나 사업자등록증 등 안정적인 직업이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등 부양가족이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 사회봉사활동 내역이나 종교활동 증명 등 사회 내에서 성실하게 생활해 왔음을 보여주는 자료, 동종 전과가 없음을 보여주는 범죄경력조회서, 탄원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피의자는 우발적으로 잘못을 저질렀을 뿐 재범의 위험이 없고, 사회 내에서 교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양형 자료는 많을수록 좋지만, 단순히 양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자료가 무엇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지를 의견서 본문에서 설명한 뒤, 그에 대응하는 첨부 자료를 순서대로 편철하면 수사관이 내용을 파악하기 쉽고, 그만큼 효과적입니다.

4. 의견서 제출의 시기와 방법

의견서는 피의자신문을 마친 뒤, 수사관이 사건을 종결하기 전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법률상 의견서 제출에 대한 별도의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관이 수사결과를 정리하여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 전에 도달하여야 의미가 있으므로, 피의자신문 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피의자신문 시 수사관에게 "의견서를 별도로 제출하겠다"고 미리 고지해 두면, 수사관도 의견서 도달을 기다렸다가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출 방법은 해당 경찰서에 직접 방문하여 접수하거나, 우편 또는 팩스로 송부할 수 있습니다. 직접 방문하여 접수하는 경우에는 접수증을 받아 두고, 우편으로 송부하는 경우에는 내용증명 또는 등기우편을 이용하여 도달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5. 의견서는 혼자 작성할 수 있는가

사실관계에 관한 부분은 사건의 경위를 가장 잘 아는 피의자 본인이 직접 작성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같은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어떤 사정을 부각하고 어떤 사정을 간략히 처리할 것인지, 어떤 순서로 서술하여야 수사관에게 유리한 인상을 줄 수 있는지는 해당 범죄의 구성요건과 수사 실무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유리한 사정을 놓치거나, 불리한 사정을 불필요하게 상세히 기재하여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법리에 관한 부분은 해당 범죄의 구성요건과 관련 판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에 적용하여 논증하는 작업이므로, 법률 전문가의 조력 없이 적절한 수준으로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양형에 관한 부분도 어떤 자료가 실제로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어떤 순서와 논리로 제출하여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실무적 경험이 필요합니다.

특히 의견서는 한 번 제출하면 그 내용이 수사기록에 편철되어 이후 검찰과 법원에까지 그대로 전달됩니다. 잘못된 법리 주장이나 부적절한 논리 구성이 포함된 의견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의자의 주장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견서 작성 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고소장을 확보하여 상담을 받고 2단계에서 변호인 동석하에 피의자신문을 마친 흐름을 이어, 변호인이 사건의 전체 맥락을 파악한 상태에서 의견서를 작성하고 양형 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어의 마무리입니다.

수사나 조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이미 피의자신문을 마치고 의견서 제출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상담을 통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기록을 함께 검토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어의 방향을 찾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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