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좌, 카드를 제공한 사람의 손해배상책임
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좌, 카드를 제공한 사람의 손해배상책임
법률가이드
금융/보험사기/공갈손해배상

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좌, 카드를 제공한 사람의 손해배상책임 

남천우 변호사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로펌 쉴드 SHIELD 입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계좌를 제공하여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유예를 받으신 의뢰인분들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대응방법에 대해 많이 문의주셨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단지 계좌, 체크카드를 제공한 것만으로도 피해금액의 50% 정도까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법원의 판결례가 쌓이면서 보이스피싱에 본인 명의 계좌가 사용된 의뢰인분들이 많으면 수억원에 이르는 피해금 중 상당금액을 배상해야 할 것을 우려하셨습니다.


법원은 "접근매체 양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기초하여 접근매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개별적인 거래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 불법행위에 접근매체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그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 관하여 예견할 수 있어 접근매체의 양도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 접근매체의 명의자에게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하면서(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참조), 예견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접근매체를 양도하게 된 목적 및 경위, 그 양도 목적의 실현 가능성, 양도의 대가나 이익의 존부, 양수인의 신원, 접근매체를 이용한 불법행위의 내용 및 그 불법행위에 대한 접근매체의 기여도, 접근매체 이용 상황에 대한 양도인의 확인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214038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일반 법리만으로는 의뢰인분들의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와 부정된 사례를 비교하여 의뢰인분들이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도록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1.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된 사례


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 6. 11. 선고 2020가단65435 판결


① 피고 C은 쇼핑몰 상품평 댓글 작성 아르바이트 업무에 필요하다는 성명불상자의 말을 믿고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를 양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② 피고 D가 성명불상자에게 계좌를 양도한 경위 역시 인터넷 쇼핑몰에서 댓글을 작성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③ 피고들이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한 통장(계좌)의 수는 각 1개에 불과하고, 피고들은 이 사건 이전에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 등으로 수사를 받거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④ 피고 D가 위와 같이 접근매체를 양도한 것과 관련하여 어떠한 금전적 대가를 취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점, ⑤ 피고 C은 2019. 7. 11.부터 2019. 8. 6.까지 4회에 걸쳐 40만 원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계좌를 양도한 대가가 아니라 쇼핑몰 댓글 작성 아르바이트에 대한 일급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이 인정된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성명불상자에게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를 양도할 당시 구체적으로 원고 주장과 같은 범죄행위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거나, 피고들이 성명불상자에게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를 양도한 행위와 원고가 성명불상자들로부터 위와 같이 기망을 당하여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민법 제760조 제3항에 따른 과실에 의한 방조자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부산지방법원 2022. 12. 8. 선고 2022가단313158 판결


① 피고 B는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후 신용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말을 믿고 자신 명의 금융계좌 등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점, ② 피고 C도 성명불상자로부터 신체부위가드러난 사진, 영상을 지인들에게 발송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받아 성명불상자에게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점, ③ 피고들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는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통장 등 접근매체의 대여, 양도 등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범죄의 유죄 여부가 곧 피고들의 사기 범행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은 아니고, 피고 C은 성명불상자에게 계좌사용 중지를 요청하거나 성명불상자로부터 한달 뒤 영상을 삭제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에 대한 사기방조의 혐의에 관해서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받은 점, ④ 피고들이 원고가 송금한 돈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는 점, ⑤ 원고는 성명불상자에게 속아 돈을 송금한 것이고 피고들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잘못된 신뢰를 형성하게 되어 돈을 송금한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성명불상자에게 접근매체를 교부할 당시 그 통장 등이 사기 범행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거나 예견하면서도 이를 양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


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20. 선고 2019가단5138781 판결

 

① 피고는 대출알선기관을 자칭하는 자(보이스피싱 사기단)와 통화를 하면서 그로부터 입출금 반복 작업으로 거래실적을 올려 대출을 받게 해 줄테니 자신들이 피고의 계좌에 입금하는 돈으로 상품권을 구매하여 자신들의 직원에게 전달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에 응했는데, 대출알선기관이 고객의 대출을 성사시켜 주기 위하여 자신들의 돈을 고객의 계좌에 입금하고 이로써 상품권을 구매하여 전달받는 방식으로 고객의 거래실적을 올려서 대출을 받게 해주는 일은 통상적으로 심히 있기 어려운 일인 점, ② 만약 피고 계좌의 거래실적을 올리기 위해 피고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출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출금은 계좌이체로 하면 족할 것인데, 피고는 이로써 굳이 상품권을 구매하여 전달해달라는 사기단의 요구를 그대로 따랐고, 상품권을 구매한 다음에는 대출알선기관의 직원이라는 자에게 전달하였는데, 그와 같이 상품권을 구매하여 대출알선기관 직원에게 전달하는 방식도 통상적으로 대출알선기관이 하는 일로는 도저히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명의인은 대출알선기관이 아닌 개인임에도 피고는 그 경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고 사기단의 지시에 따른 점, ④ 피고는 2015. 11. 27.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차량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면 250만 원을 줄테니 당신 명의 체크카드를 보내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이에 응하여 피고 명의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를 건네 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바, 그로 인해 피고는 자신이 양도한 접근매체가 속칭 '보이스피싱' 범행에 악용되었고, 타인 명의의 계좌 등을 사용하려는 자는 그 거래행위가 불법적이거나 문제가 있는 거래이기에 외부로 자신을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수사과정에서 고지받아 잘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도 이 사건 범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모든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통상인의 주의정도라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범행에 도움을 주는 행위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하고 사기단의 범행에 도움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할 것이다. 피고의 행위는 과실에 의한 방조행위라 할 것이고, 피고의 행위와 원고의 손해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과실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광주지방법원 2015. 5. 8. 선고 2014나10119 판결


① 피고는 대출을 받게 해준다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진정한 대부업자인지 등을 전혀 확인하지 않고 만연히 자신의 예금통장 등을 건네준 점, ② 피고 명의의 계좌로 돈을 대출받을 경우 대부업자에게 대출금이 입금될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충분함에도 현금카드 등과 비밀번호를 요구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므로 피고로서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진정한 대부업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점, ③ 피고는 당시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신원이나 소속 회사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 전자금융의 접근 매체인 통장이나 현금카드 등의 양도·양수, 대여행위 등을 금지하는 점, ⑤ 불특정 다수인을 기망하여 그들에게 돈을 이체하도록 한 후 이를 편취하는 전화금융사기 범죄행위가 수년 전부터 전국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점, ⑥ 그리하여 현금카드 등의 접근 매체를 양도한 경우 전자금융과 관련한 사기 범죄행위에 쉽게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에게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현금카드 등을 내주고 비밀번호를 알려줄 당시 그 계좌가 전화금융사기 범죄행위에 사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 비록 피고가 원고에 대한 전화금융사기 범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자기 명의의 현금카드 등을 내줌으로써 위와 같은 범죄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이를 도운 것이므로, 피고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의 불법행위를 방조한 사람으로서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결론


위와 같은 법원의 판단 사례를 살펴보면, 크게 계좌 등을 제공한 목적, 계좌 제공을 한 경위, 유사 사안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지 여부, 계좌 등의 제공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예견 가능성이 있었는지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를 살펴보시면 의뢰인분들이 스스로 현재 상황을 진단하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혼자 판단하시기에 어려움이 있으시면 망설이지 마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지키는 변호사, SHIELD"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남천우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3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