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은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으로 불상의 여성 B와 친구가 됨
의뢰인 A는 4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2022년 1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중 - 경상도방 - 에 들어갔습니다. 그 방의 여러 사람 중 여성 B는 A에게 자신을 "대구에 사는 유부녀이다. 아기를 두명 키운다"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 후 A는 B와 1:1 채팅방을 만들어 종종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을 뿐, 실제로 만난 적은 없습니다.
나. 한달 뒤 B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여, 8만 원을 이체해
그로부터 한달 뒤 B는 A에게 카카오톡으로 "갑자기 애들 관련해서 급전이 필요한데 현금이 없다. 돈을 빌려주면 일주일 이내로 갚겠다"라고 말하였습니다. A는 당시 계좌에 8만 원이 있었기에 큰 생각없이 8만원을 이체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B와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다. 약 1년 5개월 뒤 수사관으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게 됨.
그로부터 약 1년 5개월 뒤 대구 지역 경찰서 수사관은 A에게 전화하여 "성매매를 한 것으로 의심되니 출석하라"라고 말하였습니다. B가 다른 남성과 성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검거되었는데, 거기 A의 입금 내역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사실은 'B가 대구 가스라이팅 성매매 사건의 피해자이고, B랑 성매매한 남성만 해도 전국적으로 2500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참고 - 위 사건을 설명하면 '어느 부부가 한 여성을 감금, 폭행, 협박하여 가스라이팅 시킨 후, 전국을 돌며 성매매를 시키고, 약 1억 5천만원을 갈취한 사건임)
A는 '돈을 빌려주었을 뿐, 실제 만난 적도 없다"라고 설명했으나, 수사관은 "B는 무조건 모텔에 남성과 들어가서 성관계를 하기 직전에 입금받았다. 지금 피의자가 2000명이 넘는데, 모두 다 송치되고 있다"라고 말하며 전혀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A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억울함을 풀고자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2. 성매매 무혐의 주장 사건의 특징
가. 무작정 부인한다고 하여 불송치가 나오는 것은 아님
가끔 성매매 사건을 상담하다보면 실제로 성관계를 했든 안했든 "술에 취해 잠들어서 못했다고 잡아떼면 안되나요?" "죄책감때문에 대화만 하고 나왔다고 하면 처벌 안받지 않나요?" "입금만 하고 가지 않았다고 하면 어차피 증거없어서 처벌안되지 않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매매 사건은 피의자가 스스로 '그 시간에 성매매를 하는 것이 불가능했음'을 증명하지 않는 이상, 입금 내역이 있다면 처벌을 피하기 힘듭니다.
나. 수사관은 2가지 돈의 행방을 의심하고 있었음
담당 수사관은 이미 A의 사건 당일 입출금 기록, 이체 기록을 모두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A는 B에게 이체하기 약 40분 전 길거리 CD에게 13만원을 인출한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담당 수사관은
1) 통상 성매매의 1회 대가인 13만 원을 인출한 후, B와 만나 모텔로 들어간 뒤 현금을 건네고, 성매매를 시도하다가
2) A가 B에게 더 강한 성관계 수위 또는 횟수를 언급했고, B가 추가적인 보수를 요구하니, A가 8만 원을 추가로 이체했다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변호인으로서는 1) 인출된 13만 원의 행방 2) 8만원을 이체한 이유를 모두 방어해야 합니다.
3. 법적 조력 방향
가. 변호인의견서 제출 - 불송치를 받기 위한 핵심!! 변호사의 노력과 실력은 결국 변호인의견서로 알 수 있음!!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면 막상 내 억울함을 다 말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저 수사관이 묻도 나는 답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첫 경찰 조사 전에 '피의자가 어떤 점이 억울한지'를 의견서에 상세히 담아 제출합니다. 그래야 담당 수사관이 사건의 핵심을 미리 공부하고 오며, 불송치될 가능성 역시 올라갑니다. 본 사건은 변호인의견서로 아래 내용을 주장하였습니다.
가. 사건 당일 A는 직장 동료 3명과 저녁을 먹으며 술을 마셨음
- 그 중 한 명이 전부 결제한 후, 나머지 사람들이 인원수대로 나눈 금액을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주었음
- 당시 A는 배우자에게 자녀 학원비, 기타 생활비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현금으로 주곤 하였음
∴ 피의자가 인출한 13만 원 역시 ① 회식비를 결제한 사람에게, 1/n로 나눠서 줘야 할 금액과 ② 아내에게 학원비 기타 생활비로 줘야 할 금액을 더한 돈으로 추정됨
나. 아래 사실들을 위 가)의 추정에 더 신빙성을 실어줌
- A가 13만 원을 인출한 농협 지점은, 사건 당시 회식 장소로 매번 가던 완산동에 위치함
- 완산동은 사건 당시 A가 재직 중이던 회사로부터 약 10분 거리이며, 회식 장소로 자주 애용되던 지역임
다. A의 혐의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수사기관에 있음.
- 예를 들어 ① 두 사람이 몇 시에 어디에서 만났는지 ② 어느 모텔에 갔는지 ③ 13만 원을 현금으로 주었다고 가정하면, 왜 8만 원을 추가로 이체했는지 등을, A와 B의 핸드폰 포렌식 검사, 주변 모텔 CCTV 조회, 결제 기록 조회를 통하여 입증해야 할 것임
∴ 그러한 입증이 없음에도, 오로지 13만 원을 인출했다는 것만으로, A의 성매매 사실을 인정해서는 안 됨
라. A가 성매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을 인출해서 줬다면, 약 41분 뒤 8만 원을 이체한 것은 매우 모순된 행동임
마. B는 이미 다른 사건에서 먼 거리에 있는 다른 남성에게 돈을 빌린 후, 연락을 끊고 잠적한 사실이 존재함
나. 경찰 조사 참석
본 사건 담당 수사관은 조사 전부터 A의 말을 거짓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즉 "13만 원 현금으로 주고 성관계하다가, 추가적인 요구하면서 8만 원 이체한 것이지 않느냐"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수사관이 위와 같은 상태라면, 경찰 조사 시 A에게 압박 수사를 할 것이기에, 저는 매 경찰 조사 시 대구까지 모두 내려가 조사에 참석하였습니다.
4. 법적 조력 결과
매우 다행히도, 담당 수사관은 변호인의견서 내용을 받아들여, 오해를 바로잡고 A의 성매매 혐의를 불송치 처분하였습니다.
5. 본 사건의 시사점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매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PD 수첩에서 단독으로 다룰 정도였습니다. 아는 언니 부부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A는 약 2500명의 남자와 성매매를 하였고 모두 입건되었습니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은 그대로 송치되어 처벌까지 받았습니다.
저는 그 중 본 사건 의뢰인 A와, 다른 남성 C를 대리하였는데 모두 불송치로 종결되었습니다.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어도, 나빼고 다른 남성들이 모두 송치된다고 하여도, 변호인만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불가능은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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