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송종영 변호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이혼 소송은 일반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과 많이 다른 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성공사례는 송종영 변호사가 이혼소송의 조정 제도를 통해 재판상 이혼을 하게 된다면 재산을 일부라도 떼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뒤집어 1원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조정한 속 시원한 사건에 대한 것입니다.
사건의 내용
의뢰인 A는 이혼 후 삶의 희망도 없이 혼자 살아가다 남편 B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B 역시 이미 이혼을 한번 겪었고 결국 둘은 재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B는 혼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한 욕을 하면서 칼을 들고 위협하였고, 폭행까지 했습니다.
A는 난생처음 겪는 일에 너무나도 무서워 아무런 대응이나 반응도 하지 못하였고, 이렇게 가정폭력을 수시로 행사하는 B에게 복종하면서 살아왔습니다.
A는 꽤 오랜기간 동안 B의 욕설, 폭행, 협박에 시달려왔습니다. 그런데 B는 점점 더 심하게 A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심지어 A의 가족이 보는 앞에서도 폭행을 시도하였습니다. 이를 두 눈으로 목격한 A의 가족 역시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B는 가정이 아닌 밖에서는 세상 누구보다 호탕한 사람이었습니다. 체면을 중시해서 남들에게 돈을 펑펑 쓰고 다녔고, 허세를 부리기 위해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녔습니다. 부족한 돈은 A를 조르거나 협박해 받아갔고, 심지어 대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당연히 B는 A에게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B는 고통스러워하는 A에게 이혼을 해주겠다면서 거액을 요구하였습니다. A는 드디어 B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A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해주었습니다. 자그마치 1억 원 정도였습니다.
순진한 A는 B의 말만 믿고 B와 약속한 날 가정법원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약속된 시간이 되어도 B가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A는 조급한 마음에 B에게 전화걸었는데 B는 비웃으며 "그걸 믿었냐"는 식으로 조롱하였습니다.
A는 또다시 큰 상처를 입었고, A의 지옥같은 시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어느 날은 B가 밖에서 술을 먹다 시비가 붙어 합의금을 지급해야한다고 수천만 원을 요구하였습니다. A는 B가 딱하다는 생각에 합의금 수천만 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이혼 진행 중에 그것이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가 흘러 10년이 지나갔습니다. A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기에 마음의 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살다가는 죽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A가 이혼하지 못한 이유는 1. 재혼이기 때문에 이혼할 수 없다는 생각과 2. B의 폭력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보았을 때는 답답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A의 입장에서는 한번 이혼한 사실도 큰 상처였고, 다른 사람들 보는 눈에도 수치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네 맞습니다. A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옛날사람이었습니다. A가 창피함을 무릅쓰고 변호사 사무실에 좀 더 빨리 찾아왔더라면...
그런데 오히려 B가 먼저 기습적으로 A에게 이혼 소송을 청구하면서 재산분할을 요구하였습니다. 소장의 내용은 특별한 내용없이 A와 B의 혼인이 파탄되었으므로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B는 자신의 재산이 거의 없다고 밝혔고, 결국 A가 가지고 있는 재산의 절반을 달라는 재산분할 청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B는 A의 전재산을 모두 찾겠다는 생각으로 법원에 A의 재산을 조회해달라 신청도 잔뜩 했습니다.
A는 큰 충격에 빠져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어려웠던 점
송종영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화가 끓어올랐습니다. 그러나 나쁜 사람이라고 재산분할을 안해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B가 재산이 거의 없는 것 역시 사실 같았고, A는 많지는 않아도 조금의 재산이 있어서 무조건 A가 B에게 일부라도 줘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일반적인 경우 남편이 재산이 많은 편이라 남편이 아내에게 재산을 줘야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도 그렇고 의뢰인도 이렇게 나쁜 남편에게는 1원도 주기 싫었습니다.
반소장 제출
송종영 변호사는 B가 혼인 중 A에게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서 위자료 청구하기 위해 반소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반소장에서 판사님께 A와 B의 혼인관계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실 수 있도록 혼인생활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적었습니다.
특히나 B의 폭언, 욕설, 폭행, 흉기를 이용한 협박 및 상해 등으로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B는 A를 때린적이 없고, A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준비서면을 제출하였습니다.
조정 기일
이혼 사건은 원칙적으로 조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을 먼저 청구한 경우에도 소송 도중에 조정을 잠시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판사님께서도 양측의 주장을 볼 때 조정을 필요성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첫 조정 기일이 열렸습니다.
조정기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송종영 변호사도 조금은 긴장하고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B는 출석하지도 않았고, B의 변호사로 온 변호사님도 B를 담당하는 변호사님이 아니라 같은 법무법인의 다른 변호사님이 대신 온 것이었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맥이 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의뢰인에게 자세한 설명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방이 나오거나 상대방 담당 변호사가 나와야 서로 대화를 해서 합의를 할 수 있을텐데, 둘다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 합의가 어려워서 조정이 종료되고 이혼 소송으로 다시 넘어가게 됩니다"라고 설명드렸습니다. A는 소송으로 넘어가서 이혼 소송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큰 낙담을 하였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조정위원의 조정을 마친 이후에는 조정전담판사님과 면담을 해야하는 구조입니다.
A와 B 송종영 변호사, 대타로 온 변호사님 앞선 사건들도 판사님이 면담중이셔서 모두 복도에 대기하였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의뢰인 A와 소통하며 다음 소송을 공격을 준비하였습니다. 여러 이야기 끝에 A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B가 폭행, 욕설, 폭언, 협박 등을 하는 대화가 녹음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A에게 이런 증거들을 왜 미리 주지 않으셨냐고 물었는데, 녹음을 할 줄은 알지만 녹음파일을 전송하는 방법을 모르신다고 하셨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옆에 앉아 친절하게 전송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결국 B의 폭행과 욕설 등에 관한 증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혼하시려는 분들이 많아 가정법원은 늘 붐빕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판사님과 면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판사님 입장에서는 한쪽이 출석도 하지 않고 담당변호사조차 나오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 다시 이혼소송으로 돌려보내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판사님께서는 기록을 꼼꼼하게 살펴오신것인지 상대쪽에서 출석한 변호사에게 조정기일을 한번 더 잡을 테니 다음에는 당사자 본인과 담당 변호사가 꼭 출석할 것을 엄명하셨습니다. 위 판사님은 지인 변호사로부터 강단이 있으신 판사님이라고 들었는데, 마침 우리 사건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상대에게 경고를 주신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우리 사건의 조정담당판사님이 소문으로 듣던 그분이고, 심지어 우리 사건건에 대해서 조정기일을 한번 더 잡으시는 등 의지를 보이시는 것을 보아, 순간 본능적으로 우리 사건을 조정으로 끝낼 수도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특히나 방금 전 B의 각종 폭행, 욕설, 협박 등이 담긴 녹음파일까지 얻었습니다.
그래서 송종영 변호사는 판사님과 면담을 마치고 나와 A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건 제가 조정으로 끝내보겠습니다."
변호사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의뢰인의 기대를 올리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후폭풍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본능적으로 (근거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녹음파일 청취 후 분노의 준비서면 작성
첫 조정기일을 마치고 돌아온 송종영 변호사는 A가 보내준 녹음파일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녹음파일은 정말 끔찍하였습니다. 녹음파일의 대부분은 극도로 분노한 B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A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만 들어봐도 B가 A를 폭행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B는 자신의 분노와 흥분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였고, A는 울부짖으며 '왜 그러냐', '살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화가 더 끓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짐하였습니다. 반드시 승소한다고 말이죠.
그래서 분노의 서면을 작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몇개 밖에 없는 녹음파일이었지만, 모든 녹음파일을 듣고 모든 욕설과 폭언 등을 서면에 옮겨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 끔찍하였다는 점까지 강조하였고, 객관적 사실이 이러함에도 B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내용에 더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B가 A에 '이혼해주겠다는 핑계'로 거액을 뜯어가고,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수천만 원을 뜯어간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하였습니다.
상대방 변호사의 엉성한 답변
우리쪽에서 분노에 찬 강력한 서면을 작성하자, 상대방은 허술한 변명이 담긴 반박 준비서면을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반박이나 답변이 좀 많이 부족해보였습니다.
이혼 소송을 하다보면 느끼는 것이
1. 의뢰인이 쓴 내용을 불성실하게 그대로 준비서면에 옮겨 적어 제출하거나,
2. 지금까지 이혼소송만을 해온 것인지 민사나 형사쪽 관련문제에 대한 고민없이 준비서면을 작성해 제출하는 변호사들이 생각보다 제법 많다는 것입니다.
상대방 변호사는 1.과 2.의 실수를 모두하였습니다. 의뢰인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돈을 받기는 했으나 이혼을 해주겠다고 속이고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다른 명목으로 받은 것이고", "합의금으로 받은 돈 역시 사실은 사업자금이 필요하였는데, 창피하여 합의금 핑계로 돈을 받은 것"이라는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형사를 조금이라도 해본 변호사라면 위의 말들이 모두 "용도를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는" "사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차라리 A의 주장을 인정하되 그럴듯한 다른 사정을 이야기 하였으면 넘어갔을 수도 있는데, B의 어설픈 주장에 스스로 사기 범행을 시인하는 꼴만 된 것이었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더더욱 승소에 대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마무리 서면
송종영 변호사는 앞선 증거들을 이용해서 서면을 작성하였고, 이에 대해서 상대측에서 빈틈을 보이자 사건을 완벽하게 마무리 하기 위하여 2차 조정기일을 앞두고 최후의 서면을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서면을 조정담당판사님께서 반드시 읽고 올 것이고, 그 분이시라면 조정을 강권하여 성립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내용은 이러하였습니다. 그동안의 폭행은 폭행죄로, 협박은 협박죄로 흉기나 위험한 물건으로 상처를 입힌 부분은 특수상해죄로, 용도를 속이고 돈을 가져가거나 빌려간 부분은 사기죄 등으로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는 부분과 사기의 경우 형사적인 부분과 동시에 민사적으로 불법행위가 될 수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금 만큼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만약 A가 B에게 돈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A가 B에게 가지고 있는 금전채권이나 손해배상채권으로 퉁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차 조정기일
드디어 2차 조정기일이 다가왔습니다. 의뢰인 A와 조정장에 들어갔는데, 큰 키에 커다란 체구를 가진 B가 불량한 자세로 앉아있었습니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커다란 체구만으로도 위압감을 보여줄 정도였고, 그동안 이러한 사람에게 시달렸던 A가 더 불쌍하고 초라하게 보였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송종영 변호사가 작성한 서면을 상대방 변호사가 본다면 꽤나 의뢰인인 B를 설득해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B가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인 것인지 판사님의 엄명에 마지못해 출석한 B는 조정장에서도 아주 불량한 태도를 보이며 "법대로 해라", "나도 법이 궁금하다"는 막말을 늘어놓았습니다.
조정위원은 연세가 조금은 있으신 남자분이셨으나, B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쪽에서도 아직까지는 양보해줄 필요는 없어 양보할 수 있냐는 조정위원의 물음에 송종영 변호사는 단호하게 거절하였습니다.
조정위원은 끝내 조정을 포기하였습니다.
비록 조정장안에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우리는 다시 한번 판사님과 면담이 남아있었습니다.
송종영 변호사는 일말의 희망이 있음을 믿었습니다.
이윽고 판사님을 면담하자, 판사님께서는 역시나 송종영 변호사가 제출한 서면과 증거를 살펴보고 오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피고의 주장이 좀더 타당하고 설득력있어보이는데, 원고는 조정을 하시겠나요?"
그러자 B는 구시렁대기시작하였습니다.
판사님께서 다시 한번 "지금 상황으로 소송가시면 불리하실 수도 있습니다. 조정하시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판사님이 한번 더 말씀하시자 B는 더는 말하지 않고, 수긍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자 판사님께서 조정조서(판결문)를 작성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B는 판사님이 한참 조정조서를 작성할때 큰 소리로 "판사님! 대한민국 법이 우습네요!" 라고 말을 했습니다.
판사님을 약 3초 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다가 B의 이름을 부르며 "XXX씨, 대한민국 법이 우습고, 본 판사가 우스우면 소송으로 가시면 됩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B의 헛소리와 판사님의 단호한 한마디로 정적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B가 더이상 헛소리를 하지 않자 판사님은 다시금 조정조서를 작성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역시나 송종영 변호사가 예상한대로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조정조서 완성
결국 A와 B는 서로가 서로에게 1원 한푼도 주지 않고, 추후 서로에게 어떠한 고소나 민사상 청구도 하지 않는 것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사실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B를 형사고소하지도 않고, B에게 뜯긴 돈들은 안받고 끝낸 것인가요? 라고 의문을 제기하거나 아쉬워하실 수 있습니다.
송종영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이 원하는 바는 그동안 B가 A를 너무나도 심하게 괴롭혔지만, B가 A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한 이 시점에서는 서로 아무것도 주고 받지 않고 조용히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B는 이 시점이후로 조용히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어하였습니다. 따라서 송종영 변호사 역시 의뢰인에게 더는 추가적인 조치를 권하지 않았습니다.
그 뒷 이야기
송종영 변호사는 비록 B가 판사님의 카리스마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마음이 변하여 다시 A를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종결된 후 우연히 A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게 되었는데, 경치 좋은 곳에가서 꽃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변경되어 있었습니다.
담당변호사로서 이런 사진을 보고 꽤나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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