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불법파견 피해 근로자의 해고무효확인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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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사

공공기관 불법파견 피해 근로자의 해고무효확인소송 

정정훈 변호사

일부승소



법률사무소 지담은 공공기관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근로자의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진행하였고,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법원은 묵시적 근로관계의 성립과 불법파견 관계에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채용할 것을 판결하였는데 관련 내용이 다양한 사건에 도움이 될 것이기에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판결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1. 경위


공공기관은 ‘회사 A’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업무를 처리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자, ‘회사 A’를 통해 소개받은 ‘근로자 B’를 사업장에 출근시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근로자 B’는 공공기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회의에 참석하여 지시받았고, 팀원들의 보고에 대해 결재권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후 ‘근로자 B’의 고용에 대해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위임계약을 해지하되 공개채용을 통해 ‘근로자 B’를 기간제 근로자로 선발하게 되었습니다.






‘근로자 B’가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지 2년을 앞두고 공공기관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정규직 전환 절차를 진행했고 ‘근로자 B’의 업무가 상시·지속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이후 ‘근로자 B’는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받았습니다.

법률사무소 지담은 위임계약의 형태로 약 6개월 동안 근무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 B’와 공공기관 사이에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하므로 이미 2년 이상 근무한 셈이기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고,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더라도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사용사업주인 공공기관은 ‘근로자 B’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며 법의 취지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고 소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2. 쟁점



1. 사업주로서 독자성과 독립성을 갖추었으나 고용관계의 기본적 사항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을 경우,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는지?


2. 불법파견의 경우,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는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을지?




3. 판결


1) 묵시적 근로관계 성립에 대하여

[묵시적 근로관계 성립 요건의 문제점]

법원은 과거 묵시적 근로관계 판단의 기준으로 해당 사업주가 독자성이 없어 형식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요건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에 일정한 외형만 갖춘 경우엔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선 ‘고용관계의 기본적 사항’에 한정하여 형식적·명목적인지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일정한 차이가 있습니다.


원고와의 고용관계의 기본적 사항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아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사실상 원고는 자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자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자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음으로써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 원고와 자회사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누가 업무지시를 했는가?]

법원은 공공기관이 ‘근로자 B’에 업무를 지시하고 채용 및 근로조건 결정에 관여했지만, ‘회사 A’가 ‘근로자 B’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원고는 공공기관 소속 직원들과 하나의 업무집단으로서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등 공공기관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직접 근로제공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가 공공기관에 근무하게 된 경위를 보면, '회사 A'가 독자적으로 원고의 채용을 결정하여 위임계약의 수행을 위한 출장근무를 지시하였다기보다는 공공기관이 원고의 채용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누가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했는가?]

특히, 공공기관은 ‘근로자 B’에게 전 직장의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받은 후 이를 위임계약에 따른 자문료로 정했고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는데 법원은 이를 근거로 공공기관이 실질적으로 ‘근로자 B’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보았습니다.


공공기관은 내부의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추가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결국 이는 쟁점기간 동안  ‘회사 A’가 공공기관으로부터 위임보수를 지급받아 원고에게 입금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공공기관이 원고에게 근로제공의 대가인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묵시적 근로관계 성립의 효과]

‘근로자 B’는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의 형태로 6개월, 직접 고용되어 기간제 근로자로 2년을 근무하였는데 법원은 최초 근무일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와 공공기관 사이에는 입사 시점부터 묵시적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공공기관과 기간을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묵시적 근로관계 형성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불법파견에 따른 직접 고용의무에 대하여


[파견법상의 직접고용의무의 한계점]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사용하였거나 불법으로 사용했을 때에는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문제는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중에 어떻게 직접 고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시적 사항이 없었기에 노동부는 불법파견 사건에서 사용자가 기간제로 채용하더라도 이를 파견법 위반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원칙이고,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면서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최근 대법원판결의 인용]

이에 이 사건에서도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공공기관은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자 B’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묵시적 근로관계를 부정할 경우의 가정적 판단)

공공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고,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취지와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다. (중략) 원고와 공공기관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지의 효력


[기간만료가 아니라 해고]

법원은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했거나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규정을 고려한다면 공공기관과 ‘근로자 B’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기에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되었다는 통지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으므로 이 사건 종료통지는 해고에 해당한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을 하지 못하는데, 이 사건 종료통지에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종료통지는 원고에 대한 해고로서 무효이고, 그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4. 의의


이 사건은 최근 이슈인 ‘진짜 사장’을 찾아내는 싸움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가짜 사장’이 일정한 외형을 갖추었다는 이유로 근로자들은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 사건은 이러한 고용관계의 문제점을 잘 꼬집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일정한 업무를 지시하고 이를 통해 일정한 이득을 얻었다면 그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의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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