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상담을 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간 소송이나 사실혼과 관련된 분쟁도 함께 의뢰를 받게 됩니다. 상간 소송을 하게 되면 상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청구를, 배우자를 상대로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혼소송이 병행된 경우에는 상간자 소송이라도 일반 민사법원이 아닌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배우자가 상간소송에 협조적이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일단 소나기는 한 번 피해보자는 식의 대응이었나, 말과 달리 뒤에서 몰래 만남을 이어가는 경우가 너무 흔하고 이러한 경우 이혼소송이 추가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때에는 먼저 제기된 상간 소송이 가정법원으로 이송되게 됩니다. 배우자에게 걸린 다음에도 끊어내지 못하고 몰래 만나는 것을 보거나 성범죄 변호를 하다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성욕이 강한데 인구는 왜 줄어들고 있는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신청하면 아마도 선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단 유적지 등 유형물만 대상이라 대상 자체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으나 굳이 안 찾아 봤음).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재판상 이혼 사유의 하나이기 때문에 상간 소송과 재판상 이혼을 동시에 심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사실혼이 해소될 경우에도 상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의 해소는 왜 가정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가사소송법은 약혼 해제 또는 사실혼관계 부당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제3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한다) 및 원상회복의 청구는 가정법원의 관할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제2조 제1항 다목). 협의이혼이나 재판상 이혼과 마찬가지로, 사실혼이 해소되면 부당한 파기의 원인 있는 상대방에게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혼이 해소되더라도 상대방에게 상속과 관련한 내용은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1000조는 법적으로 일정한 친족관계를 형성한 자에게만 상속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판례의 경우에도 사실혼과 관련하여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권청구권은 인정하고 있지만,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종된 경우 생존한 상대방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08. 9. 30.자 2008브7결정). 반면, 사실혼이라 함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으로 가족 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이므로 법률혼에 대한 민법의 규정 중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규정은 유추적용할 수 없으나, 부부재산의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실혼 관계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므1379,1386판결).
이제는 사실혼에서도 재산분할이 가능하다는 것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넘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어서 위 판결이 큰 의미는 없이고 그냥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문제는 판례상 사실혼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인지와 재산분할의 범위일 것입니다.
사실혼이 해소될 경우 사실혼을 부당하게 해소하게 한 상대방을 상대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적극재산은 현재 남아 있는 부동산, 은행예금과 적금, 주식, 자동차 등 실제로 재산이라고 말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산을 말합니다. 소극재산은 적극재산의 반대로 "빚"을 말합니다. 사실혼 해소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한다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으로 분류하고 형성된 원인과 기여도 등의 정도에 따라 얼마의 비율로 당사자에게 부담하게 할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제가 이혼 상담을 받다보면 법률혼의 경우 이혼 재산분할에서는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쉽게 말해 +-를 해보면 -만 남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제가 수임해서 진행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만 남는데 뭐하려고 변호사비 써가면서 굳이 하려고 하시냐, 협의로 그냥 마무리하는 것이 낫겠다라고 말해주고, 나누는 비율과 금액이 판결까지 굳이 간다면 어느 정도로 나올 것인지(제가 이러한 판단에는 이혼전문변호사들 중에서도 특히 매우 정확하다고 자부하고 있음) 그리고 개인회생 등의 문제가 필요하다면 이에 대해 답변해주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혼에서는 유독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혼인신고를 하려도 해도 빚만 있기 때문에 하지 못하고 그냥 살았던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경우는 제가 수임해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법률혼이 아닌 사실혼 관계일 경우는 아래와 같은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① 먼저 상대방의 재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가늠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 소송으로 들어가 재산조회를 잘 해보면 적극재산이 더 많은 경우가 상당수 있었음.
② ①과 같은 문제인데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생활이 뭔가 불투명하고 재산이 있기는 한데 명의상 타인의 명의로 된 경우가 많아서 실질관계를 밝혀 이러한 재산에 대해서도 분할 받아야 할 필요성이 큰데, 협의로는 자기 명의로 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절대로 인정을 안 함.
③ 사실혼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가 다수 있음. 단순 동거관계나 사통관계라는 주장인데 실제 경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조력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많음.
④ 사실혼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상간 소송이 같이 진행되면 어차피 소송으로 가는 것이라 합쳐서 선임을 하고, 상간의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 일단 소송을 통하여 증거를 수집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가 있음.
이제 사실혼의 해소에 따른 소극재산을 어떻게 부담하게 할 것인가 살펴보겠습니다. 원칙적으로 소극재산은 사실혼 해소와 관련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남아 있는 빚에 대하여 소극재산이 형성된 경위 등을 고려하여 당사자에게 부담하게 합니다. 그런데 사실혼의 해소 이후에 발생한 채무, 즉 소극재산이 발생한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므15841 판결입니다. 먼저 사실관계를 보겠습니다.
"원고와 피고 1의 사실혼 관계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18. 8. 7.경 종료하였다. 피고 1이 소유한 ○○○○○ 부동산은 분할대상 재산이다. 피고 1은 ○○○○○ 부동산에 관하여 전주농협 앞으로 사실혼 관계 종료 전인 2014. 7. 31.과 2015. 7. 17. 각 채권최고액 234,000,000원인 2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였다. 피고 1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농협은행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2018. 9. 28. 기준으로 대출건수 7건, 대출금액 1,084,000,000원, 대출잔액 1,063,190,989원이라는 내용의 부채증명원(을 제4호증)을 제출하였다. 그중 남원농협이 2018. 8. 24. 360,000,000원과 30,000,000원을 대출한 2건의 채무는 대출잔액이 360,000,000원과 29,910,000원이고 ○○○○○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되어 있다. ○○○○○ 부동산에 관하여 전주농협 앞으로 설정되어 있던 2건의 근저당권은 남원농협 대출일인 2018. 8. 24.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되었고, 같은 날 남원농협 앞으로 채무자 피고 1, 채권최고액 507,000,000원인 새로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되었다. 피고 1은 원심에서 남원농협 대출금채무가 사실혼 관계 중 발생한 채무에 해당하여 재산분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위 사건의 사실관계서 피고 1.은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이고 피고 2.는 피고 1.과 부정행위를 한 상간자입니다. 원고는 사실혼 배우자인 피고 1.과 피고 1.의 상간자인 피고 2.를 상대로 사실혼 해소에 따른 위자료와 재산분할 그리고 손해배상을 각 청구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관계 중에 기존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새로운 채무를 부담한 것과 관련하여 사실혼 배우자도 이를 부담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습니다.
즉, "피고 1은 사실혼 기간 중 공동재산인 ○○○○○ 부동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전주농협 대출금채무를 부담하였고 사실혼 관계가 종료한 후 그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남원농협 대출금채무를 부담하게 되었으므로, 변제된 채무를 고려하여 재산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심은 사실혼 관계 종료 당시 피고 1이 공동재산인 ○○○○○ 부동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전주농협 대출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지 심리하여 재산분할 대상인 채무를 판단했어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판결의 취지는 비록 사실혼 해소된 이후에 부담한 채무이지만 이러한 채무가 사실혼 중에 발생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부담한 채무일 경우 이 역시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법원 판결의 결론이 타당하고 원심의 결론은 사실혼 해소시기를 기준으로 너무 형식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 판단됩니다.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과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같은 법리로 판단하기에 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에 관한 소극재산에서도 동일한 주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에서의 원심에서도 판결 결론이 반대이듯이 저 역시 소송을 하다보면 상대방측 변호사가 적절한 주장과 근거제시 등을 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하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제 의뢰인에게는 이런 판례가 있으니 상대방에서 이런 주장을 하거나 또는 이런 점에 대해서 판사가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것 같은데 이런 증거를 제시하면 불리해질 수 있었는데 다행이라고 설명해 준 적도 많이 있습니다. 방송에 나가는 것이 주업무이고 실제 소송진행은 낮은 급여로 채용한 저년차 변호사들에게 공장식으로 운영하는 사무실이 상대방일 때 이런 경우가 빈번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일단 자신이 보고 갔던 변호사와 직접 소통을 하지 않고 다른 소속 변호사나 실장 또는 사무장을 통해서만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무실이라면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것입니다.
위 판례와 유사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므1455,1462 판결입니다.
사실관계 및 원심 판결을 보겠습니다.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별거를 시작한 2009. 12. 21. 당시 원고는 우리은행에 대하여 404,236,131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나, 그 후 위 채무를 모두 변제하여 2011. 7. 26.에는 오히려 55,612,702원의 예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한 후, 원고의 우리은행에 대한 위 채무가 변론종결일 현재 이미 소멸하였으므로 이를 원고의 소극재산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하면서 다만 그와 같은 사정은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할 때 고려한다고 하였다.]
내용을 보자면,
별거를 시작할 당시 원고 4억 원이 조금 채무가 있었습니다. 별거 후, 사실변론 종결 당시에는 원고는 4억 원이 넘는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적극재산인 예금채권 약 5,500만 원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대하여 원심 법원은 변론 종결당시 기준으로 소극재산이 존재하지 않고 적극재산만 있으니, 더욱이 기존에 변제한 채무 약 4억 원은 상대방에 부담하게 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위 원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습니다. 상고심인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결하였습니다.
[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혼인 전인 2006. 7. 24. 현재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 예금계좌에 약 2억 원의 채무가 있었는데 피고와 혼인한 뒤에도 그 예금계좌의 부채금액이 증감하다가 피고와의 별거 시점인 2009. 12. 21.을 기준으로 404,236,131원의 부채가 존재하였던 사실, 그 후 원고의 방송출연료 등이 위 예금계좌에 입금되는 등으로 2010. 11. 1. 위 예금계좌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채무는 모두 소멸되었고 오히려 1,300여만 원의 예금채권이 있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반면 원·피고의 별거 시점 이후에 이루어진 위와 같은 채무의 소멸이 혼인 중에 형성되거나 그 유지에 피고가 기여한 재산으로 변제한 것이라거나 별거 이후에라도 피고가 그에 협력하거나 기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달리 발견할 수 없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의 우리은행에 대한 위 채무가 소멸한 것은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별거하기 시작한 이후 원고의 일방적 노력에 의한 것으로서 그 이전에 형성된 재산관계 등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록 원심 변론종결 시점에서 보면 위 채무가 소멸되었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인 재산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이를 부부 공동생활 관계에서 형성된 채무 금액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원심이 파탄 이후 형성된 적극재산인 예금채권은 원고의 단독 노력으로 형성된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그 기간 동안에 이루어진 마이너스 대출의 변제는 마치 부부공동생활관계의 협력에 의한 것처럼 보고 분할 대상 재산의 액수를 산정한 것은 그 자체로 이유모순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재판상 이혼 시의 재산분할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사실혼 해소, 재판상 이혼에는 반드시 재산분할청구가 따르게 됩니다.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누가 부담하여야 하는지 대하여 그 시기, 금액 등에 대하여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의뢰인에게 불이익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위 판례들 사안의 경우 변호사가 있었어도 부실한 조력을 받는다면 억울한 판결이 선고될 수 있는데 혼자서 대응했다가는 자칫 큰 불이익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법원은 사건의 과중, 쟁점의 분산 등으로 인하여 소송과정에서 재판부도 간과하고 지나치는 쟁점이 무수히 많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판사님들이 포청천처럼 뭘 주장하지 않아도 알아서 판결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주장을 해야 그 주장이 맞는지 판단을 해주고 그것이 맞는 주장이라도 2차적으로 입증되기에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를 따져주기 때문에 위 대법원 판례와 같이 의뢰인이 처한 사정을 적절히 주장하는 경우도 변호사의 역할일 것입니다.
사실혼 해소이고 빚이 더 많을 것 같을 때 많은 경우는 변호사를 굳이 선임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하여 조력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서초이혼전문변호사인 김형민 변호사의 상담을 받아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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