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은 의뢰인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의뢰인 A는 40대 후반의 평범한 남성 회사원입니다. 이 사건은 A가 작년 성매매를 시도했던 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A는 작년 초 퇴근 후 성매매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성매매 할 오피스텔 업소를 정한 후 알선업자랑 간단한 통화하였습니다. 문자로 저녁 7시까지 해당 오피스텔 402호 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해당 오피스텔은 4층부터 오피스텔 전용 공간이고, 1층부터 3층까지는 상가, 지하 1층에 상가 방문객 전용 주차장이 있었는데 거기에 주차하였습니다. 하지만 지하 1층 지하 주차장 엘레베이터로는 바로 오피스텔 층인 4층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공동현관을 찾느라 거의 10분을 헤메었습니다. 하지만 입주민이 아니라 비밀번호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공동현관 모퉁이에 배달 기사들이 편의를 위하여 작게 적어놓은 비밀번호를 발견하였고, 이를 눌러 입장하였습니다.
길을 헤메느라 원래 성매매 시간인 7시보다 약 10분 늦게 402호에 입실하게 된 A는, 약 5분간 샤워를 하였고 현금을 직업 여성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성매매 여성의 외모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성관계를 하지 않고 퇴실하였습니다. (샤워까지 한 상태에서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포주가 달려와서 싸움이 날까봐 환불요구는 하지 않음) 그리곤 다시 다시 지하 주차장으로 돌아와 귀가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경기남부경찰청 성매매산업전담 수사팀으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고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2. 본 사건의 특징
가. 경기남부청에서 수사 대상이 된 업소의 장부 기록에는 특징이 있음.
이번 경기남부청 성매매 산업전담수사팀 단속 대상은 100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장부에 기록된 남성은 그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수사기관을 그들을 어떤 기준으로 부르고 또 부르지 않을까요? 그건 바로 장부상 분류 기록입니다.
해당 업체는 성매수 남성은 ① 착한 놈 ② 나쁜 놈 ③ 문의만 ④ 취소 식으로 분류해놓았습니다. 대략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착한 놈 - 돈을 주고 + 실제 성매매까지 한 남성
② 나쁜 놈 - 돈을 주었으나 + 성매매 현장에서 와서 환불을 요구한 남성
③ 문의만 - 전화나 문자로 문의만 한 남성
④ 취소 - 입금하였다가 방문전에 취소한 남성
성매매는 미수범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위 분류 중 ① 착한 놈 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남성들을 모두 소환하였습니다.
나. A는 착한 놈이라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제 의뢰인 A는 현금은 주었으나,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장부에는 착한 놈이라 기재되어 있어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참고로 조사 참석 과정에서 문의한 결과 - 수사관님은 "1000명이 넘는 피의자 중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검찰로 송치하였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만큼 장부에 일단 착한놈이라 기재되어 있으면,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다. 기소유예가 아닌 무혐의 불송치를 받아야 합니다.
성매매 초범은 혐의를 인정할 시 거의 대부분이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를 받게 됩니다. 제 의뢰인은 성관계를 하지 않았기에 혐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무혐의 불송치, 불기소를 받아내야 합니다.
3. 법적 조력 방향
가. 경찰 조사 참석
우선 A와 함께 경찰 조사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리고 A가 실제로 성관계는 하지 않았음을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사관님은 오로지 장부에 A가 착한 놈이라 기재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절대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000명이 넘는 피의자 모두를 송치하였다. 일단 송치하고 나면 검찰 가서 다 혐의를 인정하더라"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건 아무리 결백을 호소해도 경찰에서 믿어주지 않으니, 송치된 후에는 기소유예라도 받기 위해서 인정하는 게 아니겠느냐. 정말 1000명 넘는 피의자 중에 억울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고 없다고 자신하느냐? 경찰이 송치기계가 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사관과 고성이 오가기도 하였습니다.
담당 수사관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출해달라"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나. 변호인의견서 작성 및 제출
경찰 조사 후 A와 함께 결백을 밝힐 증거를 찾아보았습니다. A에게 1년 전 사건 당일 신용 카드 결제 기록, 카카오톡이나 문자 대화 내역을 찾아봐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결정적으로 'A가 사건 당일 7시 22분에 해당 오피스텔에서 주차 요금을 결제하고 빠져 나간 기록'을 확보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래의 변론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① 피의자의 출차 시간을 보면 성매매를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임.
②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성매매 예정인 시간인 7시에 입실하였다고 확정하나, 해당 오피스텔에 처음 방문한 피의자가 길을 헤메게 되면서 10분을 늦게 되었음. (지하 1층 상가 전용 주차장에 들어온 사람이 흔히 겪게 되는 일임)
③ 수사기관은 포주가 작성한 장부 기록이 100% 정확하다고 전제하나, 오류 가능성이 있음.
④ 수사기관은 ‘착한 놈’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시 무조건 돈을 주고 성매매까지 한 사람이라고 단정하였으나, 현금을 받은 직업여성이 알선 업자에게 허위로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음.
⑤ 402호에서 지하주차장까지는 7분 정도 걸림. 설령 수사기관의 주장에 따라 피의자가 19:00에 입실하였더라도, 약 10분간 샤워하고 5분 만에 성관계를 마치고, 7분 안에 건물을 빠져나갔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음.
⑥ 그러므로 7시 10분에 입실한 피의자가, 5분간 샤워하고 돈을 준 후, 성관계 없이 7분만에 빠져나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임.
⑦ 수사기관은 성 매수 대금 11만 원이 큰돈인데, 그 금액을 주고 성관계를 하지 않고 나왔을 리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알선업자에게 해꼬지를 당할 것이 걱정될 시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음.
3. 법적 조력 결과 - 천 명이 넘는 피의자 중 유일하게 불송치 종결!
A의 말을 전혀 들어주지 않던 담당 수사관도 의견서 내용을 모두 받아들여 불송치 하였습니다. 이로써 A는 억울한 결과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4. 본 사건의 시사점
수사기관이 1000명이 넘는 피의자 모두를 송치한 근거는 한 개입니다. 알선업자가 만든 장부에 '착한 놈'이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것!
하지만 성 판매 여성이 잘못 보고하든, 알선업자가 착각을 하든, 얼마든지 업소 장부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업소 장부는 성매매 피의자를 처벌하는 유력한 근거 중 하나가 되어야 할 뿐, 살생부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본 사건은 피의자와 변호인 모두가 노력하여 수사기관의 편견을 깨고 불송치를 얻어낸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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