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 배우자는 양육권 가질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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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 배우자는 양육권 가질 수 없나요? 

유지은 변호사


"자식 때문에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진정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희생이 따르게 되어 있고, 이러한 희생이 전혀 의식되지 않을 만큼 자식은 이 세상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쁨을 부모에게 줍니다.

자식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기쁨이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죠.

부부간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고자 할 때에도 '자식을 위해' '자식만 보고' 살자 다짐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협의이혼이든 조정 절차를 통해 헤어지든 재판상 이혼을 통해 법원에 판결을 구하든 자식이 있는 두 사람이 헤어질 때는 친권과 양육권 지정, 양육비 조정이 필요합니다.

협의 이혼이 아닌 재판상 이혼, 즉 소송을 통한 이혼이라면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이혼의 인용 여부가 달라지게 되고 위자료를 누가 지급할 지도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정이 친권과 양육권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양육권 지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까요?

이번 시간에는 이혼 시 친권 및 자녀 양육자의 결정 기준은 무엇인지 판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친권과 양육권의 차이


일반적으로는 친권과 양육권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법적으로는 그 권리와 의무 관계에 있어서 친권과 양육권은 차이가 있습니다.

친권은 부모가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가지는 신분과 재산상 권리 의무를 모두 가지고 있으나 양육권은 자녀의 양육과 관련된 권리와 의무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고유정 전 남편의 유족들이 고유정이 가지고 있는 아이의 친권을 박탈해달라고 소송을 내 인용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유족 측이 고유정의 친권 박탈 소송을 낸 이유는 사망한 고유정의 전 남편이 가지고 있던 각종 특허권 등 재산의 상속인이 고유정의 아들로 되어 있다 보니 친권을 가진 고유정이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신해 그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족 측이 소송을 낸 것입니다.

이처럼 친권은 양육권과 달리 자녀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친권과 양육권 결정 기준은?


그렇다면 친권과 양육권 결정짓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친권과 양육권은 부부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만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정하게 됩니다.

친권의 경우 구민법에서는 부권우위(父權優位)적인 경향이 강하여, 모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친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부부 양쪽의 동의하에 공동 친권을 행사하거나 단독 친권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공동친권의 경우 자녀의 법정 대리인 역시 부부 양쪽이 되기 때문에 자녀의 법률적 권리를 행사하고자 할 때 부부가 서로 만나거나 연락을 취해 부부 공동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만남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면 공동친권보다 단독 친권으로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현행 민법에서는 부모의 친권의 평등을 도모하고 자녀의 복리를 중시하여 판단을 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기준을 통해 양육자를 지정합니다.

1. 아이의 의사

자녀의 나이가 15세 이상이라면 아이에게 의사를 먼저 물어봅니다. 실무적으로는 10세 전후의 자녀라도 자신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면 아이의 의사를 확인하는 편입니다.

2.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어린 자녀라면 양육자와의 애착관계가 중요하므로 애착관계가 높은 양육자를 지정하게 됩니다.

3. 부모의 경제적 능력

경제적 능력은 자녀의 복리 향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아이가 사는 주거 환경, 예를 들면 자녀의 방이 따로 있는지 생활비와 교육비 감당이 되는지를 따져 자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합니다.

4. 양육환경

부모가 맞벌이이고 어린 자녀라면 보조 양육자가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 됩니다.



유책 배우자는 자녀 양육권 가질 수 없나?


1998년 결혼한 A와 B는 2006년경 이혼 위기를 맞았습니다.

아내 B는 남편 A가 생계를 도외시하고 자신을 유기했으며 의처증과 폭력성향이 심하다는 사유를 들어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남편 A는 아내가 직장 생활을 핑계로 가정생활에 불성실했고, 가출해 자신을 유기했을 뿐 아니라, 다른 남자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반소를 제기했는데요,

이에 대해 법원은 아내 B가 주장하는 이혼 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오히려 남편 A가 주장하는 이혼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남편의 반소로서의 이혼청구와 위자료 청구의 일부를 받아들이며, 아내의 이혼청구는 기각했습니다.

한편, 이들 사이에는 2002년 태어난 이혼 당시 6세 남짓의 자녀가 있었는데요, 이들이 별거하기 이전에는 아내 B가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로 A와 그의 어머니가 아이를 돌봐 왔고, 아이는 스페인에 있는 아내의 여동생 집에 머물며 현지 초등학교에 취학해있는 상태였습니다.

이혼이 결정된 이들 부부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둘 중 누구를 미성년 자녀의 양육자로 지정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는데요,

하급심인 원심에서는 이혼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인정된 남편 A 씨를 양육자로 지정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에 부모 중 누구를 미성년 자녀의 친권 행사자 및 양육자로 지정할 것인지는 미성년 자녀의 성별과 연령, 그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의 유무는 물론,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의 유무, 부 또는 모와 자녀 사이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판단 기준을 설명하며,

친권 및 양육자의 결정은 미성년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아내 B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아이가 현재 6세 남짓의 어린 나이로서, 정서적으로 성숙할 때까지는 어머니인 B가 양육하는 것이 아이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 △아내 B가 남편 A보다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더 많은 수입을 얻어 왔던 점, △아이는 현재 스페인에 있는 B 씨의 여동생 집에 거주하며 현지의 초등학교에 취학한 상태고, B 씨의 여동생은 경제적으로도 넉넉할 뿐 아니라 자신의 남편과 사이에 자녀가 없어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친자식처럼 돌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양육자 지정 판단에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와 B 씨 및 그 여동생 가족들과의 친밀도가 높고, 아이의 심리 상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상태에서 변화를 주어 아버지인 A 씨에게 양육을 맡기는 것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이러한 판례를 볼 때 법원은 이혼의 인용 문제와 이혼 부부 사이의 자녀에 대한 양육의 문제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반드시 귀책사유가 없는 배우자만이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죠.

아무리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 하더라도 아이 양육에 있어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법원은 아이의 관점에서 가장 적합한 양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양육자에게 손을 들어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양육권을 꼭 가지고 싶다면 이혼 귀책사유와 관계없이 상대방보다 유리한 양육환경을 조성하고 조건을 만들어둔 다음 양육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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