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산분할 청구권이란 이혼을 한 당사자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혼인 중에 모은 재산의 분할을 청구하는 권리로 1990년 개정된 민법에서 신설된 조항입니다.
민법이 재산분할 청구권을 인정한 것은 헌법의 양성평등 이념(36조)에 근거하여 경제적으로 약자인 배우자에게 실질적인 이혼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가장 핵심 쟁점은 바로 재산분할인데요, 재산분할의 기준 및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재산이 누구 명의로 되어있는가는 상관이 없다.
②분할이 요구되는 재산을 만드는데 각자 어느 정도 공헌했는가가 나누는 기준이 된다.
③혼인 기간, 각자의 직업, 수입 등을 참조한다.
④분할로 지급하는 것은 현금은 물론이고 부동산 같은 현물도 가능하며 분할지급도 가능하다.
⑤액수나 방법에 대한 협의가 되지 않은 경우 당사자의 청구를 받은 가정법원이 결정한다.
⑥이혼 후 2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위 6가지 특징에 따라 재산분할 대상 및 액수가 정해지는데, 재산분할의 대상에는 배우자의 채무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법 제832조는 부부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해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한때에는 다른 일 방도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일상의 가사'란
주로 부부의 공동생활에 통상적으로 필요한 식료품 구입, 일용품 구입, 의복 및 침구류 구입, 월세 지급 등 의식주에 관한 사무, 교육비, 의료비, 자녀 양육비의 지출에 관한 사무 등이 그 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부 공동의 재산 형성 과정에서 생긴 채무나 일상 가사에 관한 채무는 원칙적으로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됩니다.
그렇다면 결혼 당시 주식투자를 위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추가로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은 후 신용 회복 절차를 밟게 되어 신용 회복 채무가 발생한 경우는 일상 가사에 관한 채무에 속하는 것일까요?
최근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광풍이 한차례 불었는데요, 결혼 후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채무가 발생한 뒤 이혼을 하게 되었다면 배우자 일방이 가지고 있는 채무도 이혼 시 재산분할로 나누어야 하는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최근 판결이 나와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법원은 신용 회복 채무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소송의 개요
부부 사이인 A와 B 씨는 본소와 반소로 각각 이혼 및 위자료,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A와 B 씨의 각 이혼 청구를 인용하되 위자료 청구를 각각 기각하였고, 아내 B 씨의 재산분할 청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이에 A 씨가 자신이 패소한 재산분할 부분을 취소하고, 자신이 부담하고 있는 신용 회복 채무에 대해 이는 부부 공동생활에 기하여 발생한 채무이므로 오히려 아내 B가 재산분할의 대가로 6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항소했습니다.
( A 씨는 주식투자를 위해 받은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제 2금융권으로부터 고금리의 추가 신용대출을 받고 신용 회복 절차를 밟게 되어 약 2억 5천가량의 채무가 발생했습니다.)
소송의 쟁점: 신용 회복 채무는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가
채무는 원칙적으로 개인 채무라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도박 빚이나 유흥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부부 공동 재산 형성 과정에서 생긴 채무, 즉 아파트 대출금이나 생활비 마련을 위한 대출이라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혼인생활 중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생긴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 회복 채무가 발생한 경우 이것이 부부 공동생활에서 발생한 것인지의 판단이 재산분할 대상 여부를 판가름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의 신용 회복 채무는 부부 공동생활로 인한 채무로 볼 수 없다"라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2019르 21617, 21624).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와 상의 없이 주식투자를 위해 아파트를 담보로 6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이후 위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제 2금융권으로부터 고금리의 추가 신용대출을 받게 되었는데, 위 채무 발생 경위와 대출금 사용처 등에 비추어 위 채무는 원고의 개인 채무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총 16개의 금융기관에 대하여 합계 약 2억 5,0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면서 결국 신용 회복 절차를 밟게 되었는바, 원고는 위 각 채무에 관하여 단순히 '아파트 담보대출금을 갚기 위해 고금리의 추가 대출을 받았고,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채무가 늘어났다'라는 취지로만 주장하고 있으나,
대출 횟수와 대출금액에 비추어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각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위와 채무의 사용내역이 불분명하므로, 이를 일상 가사에 관한 채무이거나 부부 공동생활에 기한 채무로 볼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부부가 공동으로 생활하는데 이 채무가 사용되었다는 증빙이 명백하지 않는 이상, 빚을 갚기 위해 또다시 대출을 받는 형태로 인해 발생한 개인의 신용 회복 채무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배우자의 채무가 분할할 재산보다 더 많다면
이혼 재판 시 재산분할은 실익을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재판 당시 남아있는 재산에서 부채를 공제한 나머지 순재산을 대상으로 재산분할을 하게 되는데, 만일 채무가 더 많다면 재산분할의 실익이 없습니다. 때문에 이런 경우는 재산분할 청구를 하지 않는 것이 낫겠죠.
또 혼인 중에 형성된 채무는 구체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는 부부 공동생활에 기한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법원이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나 근거가 제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의 선정과 판단은 확실한 법리 분석과 꼼꼼한 증거 및 자료 수집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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