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생활을 하고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남녀관계를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현실적으론 혼인관계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혼인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하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면 법의 관점에서는 사실혼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사실혼은 우리 법의 법률혼주의의 취지에 반하기 때문에 법률혼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사자 보호의 취지에 따라 일정 부분은 사실상 법률혼과 동일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혼 관계는 법적으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법적인 부부와 마찬가지로 사실혼 부부 상호 간에도 동거. 부양. 협조 의무는 물론 정조의 의무도 인정되고,
사실혼 일방 배우자가 사실혼 관계를 부당하게 파기한 때에는 상대방 배우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위자료)을 물을 수 있습니다.
또,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 일방 배우자는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중혼적 사실혼 관계입니다.
이미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동거하면서 형성한 사실혼 관계를 '중혼적 사실혼'이라고 하는데, 중혼적 사실혼은 보통의 사실혼과는 달리 원칙적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오늘은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이나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다른 한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는 없다"라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 84141 판결)
사례를 통해 알아볼까요?
A는 아내와 자식이 있는 유부남 B와 15년 동안 동거했습니다.
그러나 B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생명보험금과 교통사고 보상금이 나왔는데 A가 B의 생명보험금 등을 받기 위해서는 법원이 이들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사실혼 관계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사실상혼인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B가 소송을 제기하자, 법률상 배우자인 C는 이들의 관계는 중혼적 사실혼이고, 자신과 B와의 법률혼 관계는 사실상 이혼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는데요, 법원은 법률상 배우자 C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판결에서 “B는 법률혼 관계인 C와 최근까지 같은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유지한 점, B가 5년 전 건강보험에 가입하며 사망 시 수익자를 A가 아닌 법정상속인으로 설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와 C의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라고 판시했고, 결국 A는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인 A의 사망보험금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 12. 27. 선고 2018 드다 206871 판결)
중혼적 사실혼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러나, 만일 상대방의 법률상 혼인관계가 이혼으로 종료되거나 ‘사실상 이혼 상태’와 다름없다면 예외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가 법적 지위와 그에 따른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기존 혼인관계가 사실상 이혼 상태에 이른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기존 혼인관계가 사실상 이혼 상태였음을 법적인 판단을 통해 인정받은 경우,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일반 사실혼에 준하는 법적 보호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상대방이 사망하거나 사실혼 관계가 종료했을 때 상대방의 보험금·연금을 타거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가 가능합니다.
법원이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와 46년간 동거하며 처와 며느리의 역할을 다하고, 사실혼 배우자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10년 동안 정성껏 간호한 D 씨에 대해서는 군인연금수급권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부산가정법원 2015. 11. 25. 선고 2015드다 6476 판결)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1003조는 법률혼 배우자의 상속권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혼 배우자로 법적으로 보호받는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은 해당 법 조항을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2014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일단락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 인정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재산에 대해 특별 연고자로서 분여를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민법 제1057조 제2항에는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사람, 피상속인의 요양 간호를 한 사람 그 밖에 피상속인과 특별한 연고가 있던 사람이 청구를 통해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일정 기간 동안 법정상속인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 때에 청구할 수 있으므로 활용도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중혼적 사실혼 관계 법적 보호받으려면
기존 혼인관계가 사실상 이혼 관계임을 입증해야
우리 법은 불륜으로 인한 중혼은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전 배우자와의 연락 두절로 사실상 이혼 상태에 이른 뒤, 또 다른 배우자와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이전 혼인관계가 사실상 이혼 상태였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사실혼 관계로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중혼임을 모른 상태에서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가 나중에 연금 또는 보험금이나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과정에서 중혼적 사실혼 상태임을 확인하는 경우입니다.
만일 배우자가 사망해버린다면 전 배우자와 사실상 이혼 상태임을 증명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법적인 보호를 받고 싶다면 이혼 및 상속 전문 변호사에게 전문적인 법률 상담을 진행해보시기 바랍니다.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따른 재산분할 및 위자료 소송, 기타 법적 분쟁에 따른 법률 자문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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