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오현의 이고은 변호사입니다. 저는 성범죄 전담 수사검사 및 공판부 수석검사 출신으로, 성범죄 사건의 수사 및 재판에 대한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성범죄 사건을 변호하고 있습니다. 제가 검사로서 직접 수사하고 재판을 한 경험 및 실무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토대로 성범죄에 대한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금 이 순간 성범죄로 인해 일생일대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준강간"이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사람에 대하여 준강간죄 내지는 준강제추행죄로 처벌하고 있으며, 준강간죄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있어 매우 엄중한게 처벌되는 성범죄입니다.
"준강간"의 대표적 사례
필자가 검사로 재직하면서 담당한 준강간 내지는 준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대부분 술자리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남녀가 모텔이나 집으로 자리를 옮긴 다음, 남성이 술에 만취한 상태의 여성을 간음하거나 강제로 추행하는 사건들이었습니다.
일례로, A씨(21세, 남성)는 금요일 저녁 친구와 함께 헌팅포차에서 술을 마시다가 옆 테이블에 있던 B씨(20세, 여성)와 일행들을 발견하고 마음에 들어 서로 자연스럽게 합석을 하게 됩니다. A씨와 B씨 일행은 헌팅포차에서 함께 술을 마신 후 자리를 옮겨 2차 술집에서 술을 더 마셨습니다. 2차 술집을 나와 A씨와 B씨는 함께 모텔에 가게 됩니다. A씨는 자신과 함께 모텔에 온 B씨 또한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하여 술에 취한 B씨와 성관계를 가집니다. 다음날 아침, 술이 깬 B씨는 옷이 벗겨진 채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의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남성인 A씨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여 112에 신고하게 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준강간 등 혐의로 현행범인 체포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A씨는 당황한 상태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기소가 되어 재판까지 받게 됩니다.
A씨는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A씨가 B씨와 함께 모텔로 이동할 때 B씨는 술에 취한 상태이긴 하였으나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고, 성관계 당시에도 B씨와 대화를 나누었을 정도로 B씨는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상태였기에 결코 B씨는 당시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A씨는 성관계 당시 B씨도 자신에게 호감을 느꼈다고 생각하여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준강간의 고의 또한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준강간죄에 있어서 항거불능 상태란
준강간죄에서 말하는 항거불능 상태에 대하여 법원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 때문에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도3257 판결 등 참조)]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취로 인한 항거불능 상태'라 함은 '술을 많이 마셔 잠이 든 사람처럼 힘이 빠져있어 목이나 팔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 혹은 '술에 만취하여 잠이 들어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의 상태'에 이른 것을 말합니다.
"준강간죄"와 "블랙아웃"
앞서 언급한 사건에서, B씨는 술에 취하여 A씨와 성관계를 한 전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였으나, 법원은 A씨와 모텔로 출발하기 전 함께 있던 일행들의 각 진술, 모텔 내에 설치된 CCTV 영상 속 B씨의 상태, B씨와 당시 통화한 친구의 진술 등을 토대로 B씨는 성관계 당시 만취로 인한 심신 상실 내지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B씨가 A씨와의 성관계 전후 사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주취에 따른 일시적 기억상실증인 '블랙아웃' 현상으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블랙아웃 현상'이란 무엇일까요? '블랙아웃(black-out)'이란, 주취에 따른 일시적 기억상실증으로 알코올이 임시 기억 저장소인 해마세포의 활동을 저하시켜 정보의 입력과 해석에 악영향을 주지만 뇌의 다른 부분은 정상적 활동을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소위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현상을 '블랙아웃'이라 하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참고인들의 각 진술 및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B씨가 성관계 당시 상황을 일시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을 설시하면서 A씨에게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준강간죄의 경우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높은 처단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 대하여 검찰에서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 위하여는 실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수천 건의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재판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변호인을 선임하여 사건의 가장 적절하고 정확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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