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상속, 자녀는 포기하고 아내는 떠안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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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상속, 자녀는 포기하고 아내는 떠안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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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상속, 자녀는 포기하고 아내는 떠안은 이유 

유지은 변호사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자녀가 지난 6일 서울가정법원에 ‘상속 포기’를 신청했습니다.

상속 포기 상속인으로서의 모든 지위와 권리,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재산도 빚도 포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 박 전 시장의 자녀가 상속포기 신청을 한 까닭은 박 전 시장이 남긴 거액의 빚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지난 3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20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이 신고한 재산액은 마이너스 6억 9091만 원으로, 고향 창녕의 토지(7500만 원)와 예금(3700만 원) 있음에도 부채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자녀들의 상속포기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 텐데요,

자녀들의 상속포기 신청 이튿날인 7일,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는 상속 포기가 아닌 '한정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한정승인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법률적 의사 표시입니다.

재산보다 채무가 많은 경우 대체적으로 상속포기가 일반적인데, 박 전시장 유족은 왜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동시에 신청한 것일까?


박 전 시장 부인이 한정승인을 신청한 이유

자녀와 배우자가 동시에 상속포기를 하게 되면 빚 상속은 손자녀에게, 손자녀가 없을 경우, 박 전 시장의 부모에게 승계됩니다.


민법 제1000조 (상속의 순위)

1. 상속에 있어서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됩니다.

①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②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③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④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

2. 전항의 경우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하고 동친등의 상속인이 수신인 때에는 공동상속인이 된다.

3. 태아는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박 전 시장의 경우, 공동 1순위 상속인인 자녀와 부인(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 모두 상속포기를 했다면 다음 순위의 상속인인 고인의 부모(피상속인의 직계존속)에게 빚이 건너가게 됩니다.

박 전 시장의 부인이 '한정승인'을 한 이유는 박 전 시장의 부모에게 빚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한정승인을 하면 법적으론 상속받은 것으로 취급되므로, 박 전 시장의 부인은 고인의 재산의 범위 안에서 채권자에게 빚을 갚아야 하기에 한정승인 결정문(실 파문) 을 받은 후에도 상속 재산 청산절차가 필요합니다.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 상속 순위는..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하게 되면 빚 상속은 자녀- 손자녀- 부모 순으로 되므로, 각각 별도 상속 포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민법 제1003조 (배우자의 상속순위)

①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000조 제1항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 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 상속인이 된다.

② 제1001조의 경우에 상속 개시 전에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동조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 상속인이 된다.


민법 제1003조를 살펴보면 제1000조와 무관하게 배우자는 언제나 상속인이 됩니다. 따라서, 고인의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하게 되면, 다시 말해 상속 동순위인 자녀가 상속 포기를 하게 되면, 고인의 손자녀 및 직계 존속이 예상치 못한 상속을 받게 됩니다.

이 경우, 고인의 손자녀가 상속을 받지 않으려면 자녀와 별도로 상속 포기 신청을 해야 합니다.

또, 고인의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하고 자녀와 손자녀가 모두 상속 포기를 할 경우, 고인의 배우자와 고인의 부모는 동순위 상속인이 되므로 고인의 부모 역시 상속포기를 별도로 해야 합니다.


자녀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

배우자가 상속포기하고 자녀가 한정승인하면 후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되지 않습니다.


고인의 배우자가 상속 포기를 하면, 민법 제1000조의 1순위인 자녀가 한정승인으로 상속을 받기 때문에 다른 후 순위 상속인들은 별도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고인의 손자녀나 부모에게는 상속이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자녀가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 배우자가 한정승인하는 것보다 훨씬 절차가 간소화되므로 일반적으로 한정승인은 배우자가 아닌 자녀가 하는 것이 낫습니다.

한정승인은 후 순위 상속인에게 빚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남은 재산을 채권자에게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잔여재산이 있는데도 재산 분배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한정승인의 효력이 상실되고 손해배상책임을 물 수 있기 때문에 잔여 재산에 대한 재산 분배를 반드시 마쳐야 합니다.

박 전 시장의 부인이 자녀 대신 한정승인을 받은 것도 이러한 복잡한 재산 분배 문제를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자녀에게 맡기지 않고 자신이 해결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정승인 상속인의 재산 처리 절차는

임의 배당절차와 상속재산 파산절차를 진행합니다.


잔여재산이 예금성 적극재산과 빚만 존재하고 상속재산 권리관계가 간단해 채권자들에 대한 공정한 분배가 가능하다면, 채권자들의 승인을 받아 배당표를 만들어 배당액을 지급하는 임의 배당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상속재산으로 부동산이나 자동차 등이 남아있거나, 채권자들 간에 다툼이 있고 권리관계가 복잡하다면, 상속재산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속포기하면 연금이나 보험금도 받을 수 없나?


생명보험금, 사망보험금, 유족연금, 사망위로금은 상속인의 고유 권리이므로 상속포기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수익자인 상속인의 고유재산입니다.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상속포기해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보험금을 받아도 상속재산의 처분행위가 아닙니다.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 사망 전에 발생한 보험금(진단, 치료), 사망사고 피해자로서 가해자의 보험회사로부터 받는 돈은 대부분 상속재산(생명 침해 손해배상, 위자료)입니다.

상속인의 위자료 부분만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불황의 여파 때문인지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이 비슷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가족들 간 소통이 단절되면서 오랜 기간 연락 없이 지내던 형제 또는 자매의 사망 소식과 함께 상속인 지정 사실을 알게 됐는데, 망인의 재산 관계를 몰라 상속을 받아야 하는지 포기해야 하는지 난감해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한다고 해도 피상속인의 빚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후 순위 상속인에게 전달되므로,

만일 상속인으로 지정된다면 빚의 대물림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꼭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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