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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유통업법 상품 수령 거부 금지, 발주 후 납품을 거부당한 납품업자의 대응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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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유통업법 상품 수령 거부 금지, 발주 후 납품을 거부당한 납품업자의 대응 방법 

강대현 변호사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발주서를 받아 상품을 만들고 포장까지 마쳤는데, 납품 당일에 "재고가 많아졌다", "행사가 취소됐다"는 이유로 입고를 거부당하는 납품업자가 있습니다. 이미 원재료를 사들이고 물류까지 잡아 둔 상태라면 발주가 취소된 순간부터 손실은 고스란히 납품업자 몫이 됩니다. 그러나 대규모유통업법은 발주 후 상품 수령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위반하면 시정명령·과징금은 물론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경우가 수령 거부에 해당하는지, 대규모유통업자가 내세울 수 있는 예외는 무엇인지, 납품업자는 어떤 증거와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상품 수령 거부 금지 — 대규모유통업법 제9조가 정한 의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9조는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와 납품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상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수령을 거부하거나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계약을 체결한 후'라는 시점입니다. 계약이 성립했다면 발주가 나간 상품 전체뿐 아니라 일부만 받지 않는 경우, 받기는 하되 입고를 계속 미루는 경우도 모두 금지 대상에 들어갑니다. 즉 "아예 거절"만 위반이 아니라 "차일피일 미루기"도 위반입니다.

이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는 거래 구조에 있습니다. 납품업자는 발주를 받으면 원재료 매입, 생산, 포장, 운송 비용을 먼저 지출하는데, 대형 유통업체가 일방적으로 받아주지 않으면 이 비용을 다른 곳에 전용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상품에 매장 전용 포장이나 행사용 구성이 들어갔다면 다른 거래처에 돌려 팔 수도 없어 손실이 사실상 확정됩니다. 법은 이런 지위 격차를 이용한 비용 떠넘기기를 막기 위해 수령 의무를 법률로 못 박은 것입니다.

  • 적용 대상 — 대규모유통업자는 직전 사업연도 소매업종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이거나 매장면적 합계 3천제곱미터 이상 점포를 소매업에 쓰는 자(법 제2조 제1호).

  • 보호받는 상대 — 대규모유통업자가 판매할 상품을 공급하는 납품업자. 거래형태(직매입·특약매입·위수탁)를 따로 가리지 않음(법 제2조 제2호).

  • 금지되는 행위 — 전부 수령 거부, 일부 수령 거부, 수령 지체.

  • 예외 — 시행령 제7조가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함.

발주로 납품계약이 성립한 뒤에는 대규모유통업자가 상품의 전부든 일부든 받지 않거나 미루는 것 자체가 법 제9조 위반의 출발점이다.

수령 거부로 보는 범위 — 명시적 거절부터 우회적 지체까지

수령 거부는 "받지 않겠다"는 말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입고 예약을 계속 반려하거나, 검수 일정을 이유 없이 뒤로 미루거나, 주문 수량 중 일부만 입고시키고 나머지는 "다음 회차에 받겠다"고 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법 제9조가 '지체'까지 금지한 것은 이렇게 형식상 거절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납품을 막는 방식을 포섭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령 연휴 직전 행사용으로 1만 개를 발주받아 생산을 마쳤는데, 유통업체가 행사 기간이 시작된 뒤에야 입고를 허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품은 물리적으로 받아졌더라도 행사에 맞춰 판매될 시점을 지나버렸다면, 납품업자 입장에서는 수령 지체로 인한 손실이 이미 발생한 것입니다. 반대로 납품업자 측 사정으로 약속된 입고일을 넘겨 납품한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지므로, 누가 입고 일정을 어긋나게 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거부의 방식이 서면이냐 구두냐는 위반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입증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내일은 받기 어렵다"는 식의 통보를 받았다면 그 내용을 이메일이나 문자로 다시 확인받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담당 MD(상품기획자)가 구두로 말한 내용은 나중에 "그런 적 없다"는 반박을 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 시행령 제7조의 다섯 가지 사유

대규모유통업자는 법 제9조 단서에 따라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수령을 거부하거나 지체해도 위반이 아닙니다. 이 사유는 시행령 제7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납품받은 상품이 납품업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훼손된 경우, 상품에 결함이 있는 경우, 대규모유통업자가 주문한 상품과 다른 상품이 온 경우, 일정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팔리는 상품을 그 기간을 넘겨 납품한 경우, 그리고 이에 준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예외가 '납품업자 쪽 사정'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유통업체 내부의 재고 과다, 매출 부진, 행사 취소, 경영 방침 변경은 열거된 사유에 들어가지 않고, 마지막 '준하는 사유'로도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유통업체가 스스로 만든 사정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규정의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시즌이 끝나서 안 팔릴 것 같다"는 판단은 예외 사유가 아닙니다.

  • 납품업자 책임으로 훼손된 상품 — 포장 파손, 유통기한 임박 등 납품 과정의 하자.

  • 결함이 있는 상품 — 기능·품질 하자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경우.

  • 주문과 다른 상품 — 규격·수량·모델이 발주서와 달라진 경우.

  • 집중 판매 기간 경과 — 명절·시즌 상품을 해당 기간이 지난 뒤 납품한 경우.

  • 그 밖의 정당한 사유 — 위 네 가지에 준하는 사정이 객관적으로 입증될 때.

유통업체 내부의 재고·매출·행사 사정은 시행령 제7조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외는 납품 상품 자체의 하자나 납기 경과와 이에 준하는 정당한 사유에 한해 인정된다.

예외를 주장할 때 유통업체가 갖춰야 하는 것 — 기록 보존 의무

대규모유통업자가 예외를 주장하려면 그만한 근거가 서류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시행령 제5조 제6호는 법 제9조 단서에 따라 수령을 거부하거나 지체한 상품의 목록·수량·주문일자·주문수량·수령일자·수령수량 및 거부 또는 지체 사유가 적힌 서류를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고, 법 제6조 제8항은 이를 계약이 끝난 날부터 5년간 보존하도록 합니다. 이 서류를 갖추지 못한 채 예외를 주장하면 그 신빙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보존의무를 어기면 법 제41조 제4항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기도 합니다.

납품업자 입장에서 이 규정은 곧 요구할 수 있는 자료의 목록입니다. 분쟁이 시작되면 "거부 사유를 적은 서류를 보여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해 볼 수 있고, 유통업체가 사유를 구체적으로 대지 못하거나 대는 사유가 시행령상 예외와 맞지 않는다면 위반을 주장할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상품 하자가 정말 있었다면 어떤 검수 기준으로 어떤 결함이 확인되었는지가 서류에 남아 있을 것이므로, 그 기록을 확인하면 다툴 가치가 있는 사건인지 빨리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유통업체가 사후에 사유를 만들어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거부 당시에는 "재고 조정"이라고 했다가 분쟁이 시작되자 "포장 불량"을 이유로 대는 식입니다. 그래서 거부 당시 유통업체가 어떤 말로 거절했는지를 문자·메일·통화녹음 등으로 확보해 두면, 나중에 바뀐 사유의 신빙성을 따지는 데 직접적인 자료가 됩니다.

납품업자가 준비할 증거 — 계약 성립과 이행 준비를 보여 주는 자료

법 제9조 위반을 주장하려면 먼저 '납품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점을 보여야 합니다. 대규모유통업자는 계약을 체결한 즉시 거래형태 등 계약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주어야 하고(법 제6조 제1항), 서면을 교부하기 전에는 납품할 상품을 제조·주문하게 하거나 설비를 준비하도록 요구할 수 없습니다(제6조 제3항). 따라서 정식 계약서가 없더라도 발주서, 발주 시스템 화면, 발주 내용을 확인하는 메일이 있다면 계약 성립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서면이 끝내 교부되지 않았다면 납품업자가 직접 계약사항을 서면으로 통지해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제6조 제4항). 유통업체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인정 또는 부인의 의사를 서면으로 회신하지 않으면, 납품업자가 통지한 내용대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제6조 제5항). 발주 내용이 불분명한 거래라면 이 절차가 계약 내용을 고정하는 장치가 됩니다.

  • 발주서·주문서·발주 시스템 캡처 — 상품 종류, 수량, 납기, 단가가 보이는 자료.

  • 거부 통보 기록 — 문자, 메일, 메신저 대화, 통화 녹음.

  • 이행 준비 자료 — 원재료 매입 영수증, 생산·포장 내역, 운송 예약 및 창고 보관료 증빙.

  • 거부 사유 관련 자료 — 유통업체가 든 사유와 이를 반박할 검수·품질 자료.

  • 이전 거래 내역 — 같은 거래처와의 평소 발주·입고 패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 시정명령과 과징금 절차

법 위반이 의심되면 누구든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법 제29조 제1항). 공정거래위원회는 신고인이 동의하면 대규모유통업자에게 신고 접수 사실을 통지하고, 이 통지는 민법상 최고가 있은 것으로 봅니다(제29조 제4항). 위반이 인정되면 법 제32조에 따라 위반행위 중지, 재발방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등을 명할 수 있고, 법 제35조에 따라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신고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법 제31조는 위반행위가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등을 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수령 거부가 있었던 시점을 기록해 두고 늦지 않게 신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제9조 위반은 형사처벌 조항(제39조)에 열거되지 않아 징역·벌금형은 직접 정해져 있지 않고, 제재의 중심은 시정명령과 과징금입니다.

신고만으로 납품업자의 손실이 곧바로 보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은 행정제재이고, 납품업자가 입은 비용을 돌려받는 것은 별도의 민사 절차입니다. 따라서 신고를 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에 필요한 증거를 병행해서 모으는 것이 필요합니다.

손해배상과 분쟁조정 — 실제 손실을 회복하는 길

법 제35조의2 제1항은 대규모유통업자가 이 법을 위반해 납품업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대규모유통업자가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입증책임이 유통업체 쪽으로 넘어가 있어 일반 민사 소송보다 납품업자에게 유리합니다. 다만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같은 조 제2항은 제7조·제10조·제12조·제18조 위반에만 적용되므로, 제9조 위반은 원칙적으로 실제 입은 손해를 기준으로 합니다.

배상 대상이 되는 손해는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지출한 원재료비와 생산·포장비, 반송·재고 보관비, 다른 곳에 헐값에 처분하며 생긴 차액, 입고되었다면 얻었을 이익 등이 후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민법의 일반 법리도 보조 근거가 됩니다. 채권자가 이행의 수령을 거절하면 이행의 제공이 있는 때부터 지체책임을 지게 되고(민법 제400조), 상인 간 매매에서 매수인이 목적물 수령을 거부하면 매도인은 목적물을 공탁하거나 경매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67조). 상품 성격상 보관이 곤란하다면 이 절차를 통해 손실 확대를 막는 방법도 검토할 만합니다.

소송이 부담스럽다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설치된 대규모유통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의 조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법 제25조). 조정 신청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고(제25조 제4항), 신청이 취하·각하되더라도 6개월 안에 소를 제기하면 최초 신청 시점에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제25조 제5항). 조정이 성립하면 조정조서가 작성되어 효력을 갖는데, 협상 여지가 있는 거래 관계라면 소송보다 빠르고 관계도 덜 상하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행정신고는 위반을 제재하는 길이고, 손해배상과 분쟁조정은 실제 손실을 회복하는 길이다. 두 갈래를 동시에 준비해야 빠짐이 없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면 계약서 없이 발주서만 받았는데도 보호받을 수 있나요?

A.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 대신 발주서, 발주 시스템 화면, 발주를 확인하는 메일이 있다면 납품에 관한 계약이 성립했음을 보이는 자료가 됩니다. 서면 교부 의무는 유통업체에 있으므로 서면이 없다는 사정이 납품업자에게 불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으며, 법 제6조 제4항·제5항의 계약내용 확인 절차로 내용을 고정할 수도 있습니다.

Q. 일부 수량만 받아주고 나머지를 미루면 위반인가요?

A.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법 제9조는 상품의 전부뿐 아니라 일부의 수령 거부와 수령 지체도 금지합니다. 다만 나머지 수량을 받지 않는 데 시행령 제7조의 예외 사유가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리므로, 미룬 이유와 기간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유통업체가 행사가 취소됐다는 이유로 거절하면 정당한가요?

A. 행사 취소는 유통업체 내부 사정이어서 시행령 제7조가 열거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열거된 사유에 준하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납품업자 책임이 아닌 사정으로 생긴 손실이라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Q. 제9조를 위반하면 유통업체 담당자가 형사처벌을 받나요?

A. 제9조 위반은 법 제39조의 징역·벌금 규정에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과징금으로 제재하고,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제3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신고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공정거래위원회는 위반행위가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시정명령·과징금 부과를 하지 않습니다(법 제31조). 손해배상 청구권은 민사상 소멸시효가 별도로 적용되므로 신고 기한과 별개로 관리해야 합니다.

Q. 이미 생산한 상품은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요?

A. 유통업체의 수령 거부로 상품이 남았다면 임의로 헐값에 처분하기 전에 거부 사실과 처분 계획을 서면으로 알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관이 곤란한 상품이라면 상법 제67조의 공탁·경매 절차를 검토할 수 있고, 처분 후 차액은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됩니다.

맺음말

대규모유통업법 제9조는 발주로 계약이 성립한 뒤에는 대규모유통업자가 상품의 전부든 일부든 받지 않거나 미루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예외는 납품 상품의 훼손·결함, 주문과 다른 상품, 집중 판매 기간 경과 등 납품 측면의 사유로 좁게 한정되어 있어, 유통업체 내부의 재고나 행사 사정은 대부분 예외가 되지 못합니다.

실제 대응에서는 발주서와 거부 통보 기록, 이행 준비 비용 증빙을 먼저 확보한 뒤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손해배상 청구, 분쟁조정 중 상황에 맞는 길을 고르는 순서가 현실적입니다. 신고 기한과 소멸시효가 따로 흐르므로 거부 시점부터 기록을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거래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사정이 있더라도 증거 확보는 미룰수록 어려워집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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