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찰경력 15년, 경제팀 수사관 출신 나상호 변호사입니다.
"캄보디아에서 몇 달 일하다 돌아왔는데, 이제 와서 경찰 연락이 올 수 있습니까?" 해외 콜센터에서 일하다 귀국한 분이나 그 가족이 이렇게 묻습니다.
11월 5일 부산진경찰서가 캄보디아 칸달주에 콜센터를 두고 주식리딩방 사기를 벌인 조직원 10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조직은 2025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틱톡과 밴드에서 증권사 전문가를 사칭했고, 피해 금액은 4억 2,585만 원입니다.
출처: 남동현, 「칸달주 콜센타 탈출한 조직원 납치·감금·폭행한 조직폭력배 검거」, 『뉴스핌』, 2026. 11. 5.
이런 기사를 보고 불안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고수익 일자리라는 말에 캄보디아에 갔다가 콜센터에서 몇 달 일하고 돌아온 분, 그리고 그 가족입니다. 저는 경제팀 수사관으로 사기 사건을 수사했고 경찰청 외사국에서 국제공조 업무를 했습니다. 가담자에 대한 수사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사기 사건 수사를 다루는 연재의 네 번째 글입니다.
1. 귀국했다고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 현지 총책은 제3국으로 달아났지만 인터폴 수배와 국제공조로 추방됐고, 인천공항에 들어오는 즉시 체포됐습니다. 수사는 약 11개월 동안 이어졌고 강제수사만 68차례였다고 합니다.
조직 사건은 한 명이 잡히면 그 사람의 휴대전화와 계좌에서 다음 사람이 나옵니다. 먼저 귀국한 조직원이 조사를 받으면 함께 일한 사람의 이름, 별명, 근무 기간이 진술과 메신저 기록으로 남습니다. 몇 달 전에 그만두고 돌아왔다는 사정은 수사 대상에서 빠지는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2. 수사관이 가담자를 나누는 기준
경제팀에서 조직형 사기 사건을 맡으면 가장 먼저 조직도를 그렸습니다. 누가 지시했고 누가 돈을 나눴는지에 따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사람도 조사 순서와 질문이 달랐습니다.
수사관은 대체로 이런 점을 확인합니다.
가. 맡은 역할(상담원, 팀장, 모집책, 자금 관리)
나. 일한 기간과 상대한 피해자 수
다. 받은 돈의 액수와 방식(월급인지 실적 수당인지)
라. 사기라는 것을 언제 알았는지
마. 그만두려 했는지, 그만둘 수 있었는지
대본을 받아 읽기만 했다는 말은 역할이 낮았다는 사정은 되지만, 몰랐다는 근거로는 부족합니다. 증권사 직원이 아닌데 증권사 전문가라고 소개하는 대본이었다면, 수사관은 그 대본을 읽은 시점부터 알았다고 봅니다.
역할을 설명할 때는 직함보다 실제로 한 일이 중요합니다. 수사관은 하루에 무엇을 했는지, 누구에게 보고했는지, 실적을 어떻게 기록했는지를 묻고 그 답으로 역할을 정리합니다.
3. 사기에 더해 범죄단체 혐의를 함께 봅니다
해외 콜센터 사건에서는 사기 혐의와 함께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가 검토됩니다. 형법 제114조는 이렇게 정합니다.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을 감경할 수 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사기를 목적으로 한 조직에 가입해 구성원으로 활동했다면 그 사실만으로 사기죄에 정한 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내가 직접 속인 피해자가 몇 명인지와 별개로, 조직의 일원이었는지를 따로 따집니다.
그래서 조사에서는 숙소와 사무실 구조, 직급 체계, 근무 규칙, 수익 배분 방식을 자세히 묻습니다. 수사관은 이 답을 모아 단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합니다. 가볍게 답한 근무 환경 설명이 조서에서는 조직 체계에 관한 진술로 정리됩니다.
4. 억지로 일했다는 사정은 자료로 확인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는 월 1,500달러를 준다는 말에 2025년 5월 캄보디아로 갔다가 그해 12월 조직을 탈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귀국한 뒤 국내 조직원들에게 납치돼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속아서 갔고 나올 수 없었다는 사정은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수사관은 말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런 것을 확인합니다.
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겼는지
나. 숙소 밖 출입이 자유로웠는지
다. 폭행이나 협박을 당한 기록이 있는지
라. 현지에서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마. 수당을 받았는지,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출입이 자유로웠고 실적 수당을 받아 썼다면 강요당했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가족에게 보낸 도움 요청 메시지, 대사관이나 현지 경찰에 연락한 기록, 탈출 경위는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5. 연락이 오기 전에 하실 일
먼저 출국일과 귀국일, 일한 기간, 받은 돈을 출입국 기록과 계좌 내역에 맞춰 정리하십시오. 함께 일한 사람에게 연락해 상황을 묻거나 대화방을 지우는 것은 피하십시오. 수사가 시작된 뒤 드러나면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없애려 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수사기관이 부르기 전에 스스로 출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형법 제52조 제1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자수가 맞는 선택인지는 역할과 기간, 수사가 어디까지 왔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상담원으로 대본만 읽었는데도 처벌 대상이 됩니까?
대본을 받아 읽기만 했다는 말은 역할이 낮았다는 사정은 되지만, 몰랐다는 근거로는 부족합니다. 사기를 목적으로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 활동했는지도 따로 따집니다. 대본을 처음 받은 날과 그 내용을 정리해 두십시오.
억지로 일했다는 사정은 어떻게 보여 줍니까?
수사관은 말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료로 확인합니다.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겼는지, 숙소 밖 출입이 자유로웠는지, 가족에게 보낸 도움 요청 메시지와 대사관이나 현지 경찰에 연락한 기록이 있는지를 봅니다. 그런 기록은 지우지 말고 모아 두십시오.
이미 귀국했는데 지금 자수해도 의미가 있습니까?
형법 제52조 제1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감경이나 면제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므로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자수가 맞는지는 역할과 기간, 수사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고 정해야 합니다.
가족이 아직 현지에 있거나, 귀국한 뒤 조직 쪽 연락을 받고 계신 경우도 있습니다. 상담에서 일한 경위와 자료부터 함께 보고 진술 방향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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