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음주측정을 거부해 처벌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면 "그때는 수치가 나온 게 아니니 초범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번에 측정을 거부했다면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막막하실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과 측정거부를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하나의 묶음으로 보아 재범 여부를 판단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측정거부 전력도 재범으로 묶이는 구조와 10년 기준
도로교통법 제44조는 세 가지 행위를 금지합니다.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제2항은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는 것, 제5항은 운전 후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는 등의 음주측정방해행위입니다. 가중처벌 조항인 제148조의2 제1항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위반해 처벌받은 사람이 다시 어느 하나를 위반하는 경우를 한 묶음으로 규정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측정거부로 처벌받았다면 이번 음주운전은 재범이 되고,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다면 이번 측정거부도 재범이 됩니다. 앞의 행위가 무엇이었는지와 뒤의 행위가 무엇인지는 서로 교차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아무 전력이나 재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 정해진 요건이 있습니다.
앞선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을 것 —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위반했을 것
두 번 모두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일 것 — 개인형 이동장치(전동킥보드 등) 운전은 이 가중 조항에서 제외됩니다.
한편 같은 사건이라도 형사처벌과 운전면허 행정처분은 별개의 절차로 움직입니다. 형사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면허 취소 여부는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라 따로 판단되므로, 두 갈래를 모두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제148조의2 제1항의 가중 요건과 측정거부 전력의 법정형 계산
재범이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행위 유형과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재범 측정거부(제44조제2항) 또는 음주측정방해행위(제5항) — 1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재범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재범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2% 미만 —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 벌금
비교를 위해 초범의 법정형을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초범의 음주운전은 제148조의2 제3항에 따라 0.2%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 벌금, 0.08% 이상 0.2%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 벌금, 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초범의 측정거부는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즉 측정거부 전력이 있는 사람이 0.03% 이상 0.08% 미만의 비교적 낮은 수치로 다시 적발되더라도, 초범이면 벌금 500만원 이하로 끝날 수 있던 사안이 법정형 하한 징역 1년 또는 벌금 500만원의 재범 사안으로 바뀝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측정거부는 수치가 없으니 음주운전 전력이 아니다"라는 생각입니다. 측정거부 처벌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입증하지 못했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것 자체를 처벌하는 것이고(제148조의2 제2항 제1호), 그 형이 확정된 이상 제1항의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전력 요건을 충족합니다. 수치가 없다는 사정이 전력의 효력을 줄여주지 않습니다.
10년의 기산점도 정확히 봐야 합니다. 기준은 앞선 위반 행위일이 아니라 형이 확정된 날이고, 비교 대상은 뒤의 위반 행위 시점입니다. 법 문언상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형이 실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재범 적용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확정일부터 10년이 지난 뒤의 위반이라면 이 가중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확정일은 판결문이나 범죄경력조회에 나오는 날짜로 정확히 확인해야 하고, 단속 시점과의 간격이 10년에 가까운 사건은 이 날짜 하나가 결과를 가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앞선 처분의 형식을 따져야 합니다.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확정된 경우도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합니다. 반면 기소유예 처분은 형의 선고가 아니므로 이 전력에 포함되지 않고, 선고유예 역시 형의 선고 자체가 유예된 것이므로 같은 관점에서 따져보아야 합니다. 과거 전력이 정확히 어떤 처분으로 끝났는지가 재범 적용의 출발점입니다.
면허 행정처분에서도 측정거부는 음주운전과 같은 무게로 다뤄집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3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를 면허 필수 취소 사유로 정하고, 제82조 제2항 제6호 가목은 제44조 제1항, 제2항 또는 제5항을 2회 이상 위반하여 면허가 취소되면 취소된 날부터 2년간 면허를 받을 수 없다고 정합니다. 여기서도 측정거부가 한 번의 위반 횟수로 합산됩니다. 첫 번째 위반이 측정거부였더라도 이번 음주운전은 2회 위반으로 계산되어 결격기간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제93조 제1항 제2호는 앞서 제44조 위반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 수치로 정지 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어,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낮은 수치로 적발되어도 면허 취소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측정거부 전력은 형사 법정형 하한, 면허 취소와 결격기간 모두에서 음주운전 전력과 동일하게 반영됩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전력의 요건(형 확정일, 처분 형식, 운전 대상 차량)을 정확히 충족하는지와 이번 위반의 성립 여부 및 수치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전력 요건 검증부터 수치·절차 다툼, 양형 자료까지
재범 사건은 시작 단계의 정리가 결과를 좌우하므로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과거 전력의 요건부터 검증 — 판결문이나 약식명령서를 확보해 처분 종류(벌금 이상인지), 형 확정일, 당시 운전한 차량의 종류(개인형 이동장치 제외 여부)를 확인합니다. 형 확정일부터 이번 위반 행위까지 10년을 넘었는지 날짜로 계산해, 가중 조항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 사안인지부터 가립니다.
이번 위반의 성립 여부 점검 — 이번이 음주운전이라면 호흡측정 수치의 정확성, 측정 시점과 운전 시점의 간격(위드마크 공식 적용 여부), 음주 후 운전 사실의 입증 정도를 살핍니다. 이번이 측정거부라면 단속 당시 술에 취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경찰이 측정 방법과 거부 시 불이익을 충분히 고지했는지, 운전자가 단순히 측정이 지연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지를 단속 기록과 블랙박스·바디캠 영상으로 확인합니다.
형사 양형 자료 준비 — 가중 조항이 적용되면 법정형 하한이 높아 벌금형 선택 폭이 좁아집니다. 이전 위반과의 간격, 운전 경위와 거리, 사고 유무,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음주운전 교육 이수, 치료 상담 등), 생계상 운전 필요성을 구체적인 자료로 정리해 제출합니다. 해당 법정형에 정상참작감경 사유가 있는지도 함께 검토합니다.
면허 행정처분 대응 — 취소처분이 나오면 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따지고, 행정소송은 그 재결을 거친 뒤에 제기합니다(도로교통법 제142조). 다만 재범으로 필수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재량으로 구제될 여지가 좁으므로, 생계형 운전 사정과 처분의 비례성을 입증할 자료를 일찍 모아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 관리 — 경찰 조사에서 "전에도 걸린 적 있다"는 정도로 가볍게 답한 내용이 재범 요건 충족의 근거가 됩니다. 전력 사실은 기록으로 확인되므로 불필요한 추가 진술은 삼가고, 변호인과 상의한 뒤 정리된 입장으로 조사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전력 확인과 날짜 계산을 먼저 해두어야 하는 이유
측정거부 전력도 음주운전 재범으로 계산되고, 형 확정일부터 10년이라는 기준 하나로 법정형 하한과 면허 결격기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조사와 처분 통지가 오기 전에 전력의 처분 형식과 확정일, 이번 위반의 성립 여부를 먼저 정리해 두셔야 대응의 폭이 남습니다. 행정처분 불복 기간은 한정되어 있어 지나면 다툴 기회가 사라집니다.
재범 여부가 걱정되신다면 과거 판결문과 이번 단속 경위를 함께 확인하시고, 형사 대응과 면허 대응을 동시에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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