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임원이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약식명령을 받고 벌금 몇 백만 원을 내는 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뒤 회사에서 임원 자격 상실을 통보받는 일이 있습니다. 징역형도 아닌 벌금형인데 왜 자리를 잃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임원이 될 수 없는지가 가장 큰 궁금증입니다. 이 문제는 형사재판의 결과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임원 자격요건이 따로 작동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벌금형이 어떤 경우에 임원 결격사유가 되는지, 5년이 언제부터 계산되는지, 형이 확정되기 전에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벌금형도 결격사유 — 지배구조법 제5조의 구조
은행·금융투자업자·보험회사·상호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금융지주회사 같은 금융회사의 임원에게는 일반 상법상 이사보다 훨씬 엄격한 자격요건이 붙습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지배구조법) 제5조 제1항은 임원이 될 수 없는 사람을 호별로 열거하는데, 그중 제5호가 "이 법 또는 금융관계법령에 따라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집행이 끝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입니다. 일반 형사법에서는 벌금형이 가벼운 처분으로 취급되지만, 이 호에서는 징역형이 아니라 벌금형만으로도 5년의 자격제한이 걸립니다.
여기서 '임원'의 범위도 넓습니다.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임원을 이사, 감사, 집행임원 및 업무집행책임자로 정의합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뿐 아니라 사외이사, 감사, 그리고 이사가 아니면서 전무·상무 같은 명칭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업무집행책임자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나는 등기이사가 아니라 상무일 뿐'이라는 사정이 결격사유를 피하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금융회사 임원에게는 '이 법 또는 금융관계법령' 위반으로 받은 벌금형만으로도 집행이 끝난 날부터 5년의 자격제한이 걸린다 — 지배구조법 제5조 제1항 제5호.
어떤 법을 어겨야 하나 — 금융관련법령의 범위
제5호는 모든 범죄의 벌금형이 아니라 '이 법 또는 금융관계법령'에 따른 벌금형만 대상으로 합니다. 금융관계법령의 구체적 범위는 지배구조법 제2조 제7호가 대통령령에 맡기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5조가 이를 열거합니다. 지배구조법과 그 시행령 자체에 더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은행법」, 「보험업법」, 「여신전문금융업법」, 「상호저축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전자금융거래법」, 「외국환거래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등이 들어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유형은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나 보고의무 위반,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설명의무·불완전판매 관련 처벌, 신용정보법상 정보 유출, 전자금융거래법·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입니다. 반대로 같은 임원이 사생활에서 폭행이나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받았다면, 그 법률은 시행령 제5조 목록에 없으므로 제5호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징역·금고형이 선고되면 아래에서 보는 제3호·제4호가 따로 작용하므로, 사건이 어느 법률 위반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제5호 적용 — 지배구조법 또는 시행령 제5조에 열거된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벌금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
제5호 비적용 — 열거되지 않은 일반 법률(도로교통법 등) 위반만으로 받은 벌금형.
확인 방법 — 약식명령서·판결문의 '적용법조'란에 적힌 법률명을 시행령 제5조 목록과 대조.
제3호·제4호·제5호의 차이 — 실형, 집행유예, 벌금
제5조 제1항은 형의 종류별로 결격 기간을 다르게 정합니다. 제3호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제4호는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입니다. 제3호와 제4호는 어떤 법률 위반인지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5호와 다릅니다. 반면 제5호는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한정되는 대신 벌금형까지 포함합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집행유예의 유예기간은 1년 이상 5년 이하이고, 같은 법 제65조에 따라 유예기간이 취소·실효 없이 지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징역형 집행유예로 갈지 벌금형으로 끝날지에 따라 임원 자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처음부터 함께 따져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형사재판의 결과가 곧바로 직위 문제로 이어지므로, 형량 자체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형으로 끝나는가'가 의뢰인의 경력을 좌우합니다.
5년은 언제부터 — 선고일이 아니라 집행이 끝난 날
제5호의 5년은 선고일이 아니라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계산됩니다. 벌금형에서 집행이 끝났다는 것은 벌금을 납입했다는 뜻입니다. 형법 제69조 제1항은 벌금을 판결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납입하도록 하고, 납입하지 않으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됩니다. 약식명령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이 정한 7일의 정식재판 청구기간이 지나면 제457조에 따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므로, 그때부터 납입 의무가 시작됩니다.
이 구조에서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납입을 미룬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형법 제78조 제6호에 따라 벌금의 형의 시효는 확정 후 5년이어서, 납입하지 않는 동안에는 집행이 끝난 것이 아니므로 결격 상태도 계속됩니다. 둘째,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3호는 벌금형을 집행 종료 후 2년이 지나면 실효시키지만, 제5호는 5년이라는 별도의 기간을 직접 정하고 있으므로 제5호의 기간은 지배구조법 조문대로 따라야 합니다. 벌금을 언제 납입했는지 기록하는 영수증이 이후 재선임 가능 시점을 계산하는 기준 자료가 됩니다.
5년의 시작점은 약식명령을 받은 날이 아니라 벌금을 납입해 집행이 끝난 날이다 — 납입 영수증이 재선임 시점의 기준 자료가 된다.
자리를 잃는 방식 — 해임 절차 없이 곧바로 직이 사라진다
지배구조법 제5조 제2항은 임원으로 선임된 사람이 제1항 제1호부터 제8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그 직(職)을 잃는다"고 정합니다. 주주총회의 해임 결의나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요건에 해당하게 된 그 시점에 법률 규정에 따라 직이 상실되는 구조입니다. 같은 항 단서의 예외는 제7호(임직원 제재조치) 해당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벌금형으로 제5호에 해당하게 된 사람에게는 이런 예외가 없습니다.
회사에는 별도의 의무도 있습니다. 같은 법 제7조 제1항은 임원을 선임하려는 경우 제5조·제6조의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제7조 제3항은 임원을 해임하거나 임원이 사임한 경우 그 사실을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방식으로 지체 없이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형이 확정되면 당사자가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불가능하고, 회사의 준법감시 부서나 법무팀이 확정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퇴임 처리와 후임 선임 절차가 같이 움직입니다. 임원 본인으로서는 판결이 확정된 날과 벌금 납입일, 회사에 통지한 날을 정확히 정리해 두어야 이후 분쟁이 생겨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확정 전에 할 수 있는 것 — 약식명령 7일, 정식재판, 선고유예
벌금형이 확정되면 자리를 잃는 만큼, 핵심 대응은 확정 전에 이루어집니다. 금융 관련 법령 위반 사건은 서면 심리로 끝나는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약식명령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됩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공개 법정에서 공소사실의 성립 여부와 양형을 다시 다투게 되고,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에 따라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 즉 벌금을 징역으로 올려 선고하는 일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양형 면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지는 선고유예입니다. 형법 제59조 제1항은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면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고 하되,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으면 예외로 합니다. 지배구조법 제5조 제1항은 벌금 '선고'를 요건으로 하며 선고유예를 결격사유로 열거하는 호가 없으므로, 선고유예를 받으면 제5호의 문언 요건을 충족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선고유예가 인정되려면 위반 행위의 경위, 피해 회복, 재범 가능성, 동종 전과 여부 등이 설득력 있게 소명되어야 하므로, 정식재판 청구 단계부터 증거와 양형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벌금형이 불가피하다면 금액과 별개로 '금융관련법령 위반'이라는 적용법조 자체를 다툴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약식명령 수령일 기록 — 7일의 청구기간이 송달 다음 날부터 흐르므로 송달일을 먼저 확인.
적용법조 점검 — 위반 사실이 시행령 제5조 목록의 법률에 해당하는지, 구성요건이 실제로 충족되는지 검토.
양형자료 — 피해 회복 내역, 재발방지 조치, 반성문, 근무 경력, 동종 전과 부존재 자료를 정리.
선고유예 요건 확인 — 벌금 선고 대상인지, 자격정지 이상 전과가 없는지.
재선임 시점과 실무 유의점 — 5년이 끝나는 날 계산하기
벌금을 납입해 집행이 끝난 날이 정해지면 그날부터 5년이 지난 뒤에야 같은 금융회사 또는 다른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해 3월 10일에 벌금을 완납했다면 5년이 지나는 시점 이후에야 제5호의 제한에서 벗어나므로, 그 전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하거나 다른 금융회사 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선임 시점마다 금융회사는 제7조 제1항에 따라 자격요건을 확인해야 하므로, 형사 전과가 이력서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 밖의 유의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5호 외에 제7호가 금융당국의 임직원 제재조치(문책경고·직무정지·해임요구 등)를 받은 사람에게 별도의 제한 기간을 두고 있어, 형사 처벌과 행정 제재가 같은 사건에서 겹칠 수 있습니다. 시행령 제7조 제2항은 해임은 5년, 직무정지는 종료일부터 4년, 문책경고는 3년의 기간을 정합니다. 이 때문에 형사사건의 대응 전략과 금융감독원의 검사·제재 대응을 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일정표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 몇 십만 원짜리 약식명령도 임원 결격사유가 되나요?
A.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받은 벌금이라면 금액과 관계없이 제5호가 적용됩니다. 법문이 '벌금 이상의 형'이라고만 규정하고 최저 금액을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을 그대로 확정시키는 것은 위험합니다.
Q. 확정이 아니라 1심에서 선고만 받은 상태에서는 어떻게 되나요?
A.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상고가 진행 중이면 형이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집행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확정 전에는 벌금을 납입해야 하는 상태가 아니며, 상소심에서 결과를 바꿀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소속 회사의 내부 규정이나 이사회 판단에 따라 직무 정지 등의 조치가 따로 있을 수는 있습니다.
Q. 벌금을 분할로 내거나 늦게 내면 5년 계산이 달라지나요?
A. 5년은 집행이 끝난 날부터 계산되므로 완납일이 늦어질수록 재선임 가능 시점도 같이 늦어집니다. 한편 납입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 형법 제78조 제6호의 벌금 형의 시효 5년이 지나기 전에 노역장 유치 등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어 결격 상태만 길어질 뿐입니다.
Q. 사외이사나 감사도 같은 이유로 자리를 잃나요?
A. 그렇습니다. 지배구조법 제2조 제2호와 제3호는 이사에 사외이사를 포함하고 감사도 임원으로 규정하며, 제5조는 임원 전체에 적용됩니다. 사외이사는 제6조의 별도 자격요건도 충족해야 하므로 제5조와 제6조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벌금형 선고유예를 받으면 자격에 문제가 없나요?
A. 제5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선고유예를 별도 호로 열거하지 않습니다. 선고유예는 형법 제59조에 따라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하는 제도이므로 제5호의 문언 요건과 구별됩니다. 다만 선고유예가 인정될 정도의 정상 참작 사유를 재판에서 입증해야 하므로 사건 초기부터 준비가 필요합니다.
Q. 이미 퇴임했다면 5년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A. 제5호는 임원 신분 여부와 상관없이 벌금형 집행이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자체를 기준으로 하므로 퇴임해도 기간은 그대로 흐릅니다. 퇴임 시점이 아니라 집행 종료일을 기준으로 5년이 지나야 다시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금융회사 임원에게 벌금형은 가벼운 처분이 아닙니다.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되면 지배구조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그 직을 잃고, 벌금을 납입해 집행이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야 다시 임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징역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볍게 볼 수 없고, 사건의 결론이 곧 경력의 결론이 됩니다.
그래서 대응은 약식명령을 받은 직후의 7일, 그리고 정식재판에서의 양형 설득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적용법조가 시행령 제5조 목록에 해당하는지, 선고유예 요건을 갖출 수 있는지, 행정 제재와 일정이 겹치지는 않는지를 처음부터 함께 점검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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