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최용문 변호사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제가 최근 진행했던 사건 중 정말 흥미로운 사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의 의뢰인은 강간으로 고소당하였지만 무혐의처분을 받았고, 제가 의뢰인을 대리하여 상대방을 고소하여 무고죄로 처벌을 받은 후, 상대방에 대하여 민사 손해배상청구를 하여 승소한 사건입니다.
사실관계
의뢰인 갑은 직장을 다니는 성인남성인데 채팅어플을 통하여 친하게 된 여성 을과 만나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갑은 을과 통화를 하면서 만나기로 했고, 갑은 을이 알려준 주소로 자신의 차를 운전하여 갔고, 을의 집에서 성관계를 하고 다음날 출근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을은 강간 및 강제추행으로 갑을 고소하였습니다. 을은 갑과 헤어진 날 갑에게 "간만에 봤는제 좋았어. 애교도 많이 부리고"등의 메시지도 보냈는데, 갑이 별다른 반응이 없자 허위로 고소를 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갑은 저의 도움을 받아 수사과정에서 무혐의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갑의 의뢰를 받고, 을을 무고죄로 고소하였습니다. 성관계 당시 갑이 촬영했던 영상이 있었는데, 그 영상을 보면 그 누구도 강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을은 무고죄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고,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심 법원은 을에게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하였고, 검사는 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을만 항소를 했는데, 검사가 항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심에서 집행유예보다 높은 형이 나올 가능성은 없어졌습니다. 갑은 허위의 고소를 당하고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약 1년 넘는기간 동안 불면증과 탈모까지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허위의 강간고소를 한 을은 집행유예를 받고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검사가 항소를 포기해 2심에서 더 높은 형이 나올 가능성도 아예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갑과 의논하여 을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갑의 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을로 하여금 갑에게 위자료와 변호사선임비용을 지급하라는 취지였습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위자료 5천만원을 청구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 현재까지 법원의 관행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면 성범죄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무조건 처벌하는 경향이 있는 점, ㉡ 만약 갑이 성관계영상을 삭제했었더라면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 처벌을 받을 수 있었던 점, ㉢ 이 과정에서 갑은 불면증과 탈모 등을 겪으며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점, ㉣ 무고죄형사사건에서 성관계동영상 감정을 통해 조작된 것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을은 성관계영상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점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법원의 관행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5천만원을 청구하는 것이 다소 과한 청구이긴 하나, 실질적으로 갑이 받은 피해에 비하여 5천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제가 갑을 대리하여 한 청구에서 위자료를 2천만원만 인정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의미
저는 과거 다수의 성범죄 사건을 맡아 진행하면서, 법원의 태도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약하면, 법원은 성범죄사건에 관하여서는 '유죄추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저의 책 '유죄추정의 원칙'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에서 확실한 것은 의뢰인이 성관계 동영상을 삭제했더라면, 의뢰인은 기존 법원의 태도에 비추어 강간무죄를 받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피해자가 진술만 하면 처벌받게 되는 것이 성범죄 재판실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의뢰인은 징역3년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허위의 사실로 의뢰인을 곤경에 빠뜨린 피고에게도 그정도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윗한 판사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였고, 더 스윗한 검사는 항소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의뢰인을 허위로 강간고소한 피고가 아직도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받은 결과는, 법적 관행에 비추어 최선이긴 했지만, 상식적으로는 아직도 이해하기 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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