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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글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면 먼저 확인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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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글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면 먼저 확인할 5가지 

황순철 변호사

  • 실명을 쓰지 않았어도 주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 내용이 사실이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소문을 전하는 말투(“~라더라”)여도 구체적인 사실을 암시하면 문제가 됩니다.

  • 경찰은 글 한 줄이 아니라 전체 맥락과 작성 경위, 근거 자료를 함께 봅니다.

  • 조사 전에는 원문과 댓글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 "익명 게시판인데 괜찮겠지?" 정말 그럴까요?

"익명이라 안전하다" 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렸는데 경찰 출석 요구를 받으면 누구나 당황하게 되는데요.

이름도, 회사명도 쓰지 않았다면 더 그렇겠죠.

하지만 명예훼손 여부는 이름이 적혀 있는지가 아니라 글을 읽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우리 부서 기획팀 과장, 협력업체에서 접대받고 일감 몰아줬다더라."

※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게시글입니다.

기획팀에 과장이 한 명뿐이라면 같은 회사 사람들은 누구를 가리키는지 바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법률에서 말하는 '특정성' 입니다.


2. 명예훼손이 문제 되는 3가지 요건

① 특정성: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상태

  • 직책, 부서, 업무 내용 등으로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지가 쟁점입니다.

② 공연성: 불특정 또는 다수가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

  • 블라인드처럼 많은 사람이 보는 게시판이라면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③ 사실의 적시: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는 표현

  • “~라더라” 같은 소문 형식도 구체적 사실을 암시하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우리 팀장은 별로다"처럼 개인적인 평가나 의견은 사실 적시와 구분됩니다. 다만 심한 욕설이나 경멸 표현이라면 모욕죄가 따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3. 사실을 썼는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사실을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일반 명예훼손 (형법 제307조)

  • 사실 적시 (제1항):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 허위사실 적시 (제2항): 5년 이하 징역·금고,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온라인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제70조, 비방 목적)

  • 사실 적시 (제1항):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 허위사실 적시 (제2항):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여기서 핵심은 '비방할 목적' 입니다. 상대를 헐뜯으려는 목적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판례는 주된 목적이 공익에 있다면 개인적인 감정이 일부 섞였더라도 비방 목적을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당한 관행을 알리려던 글인지 개인적인 보복성 글인지 작성 경위가 중요합니다.


4. 경찰은 무엇을 확인할까요?

수사 실무에서는 한 줄짜리 표현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보통 다음을 함께 살펴봅니다.

  • 게시글 전체 맥락과 댓글의 흐름

  • 작성 경위: 왜 그 글을 올렸는지

  • 근거 자료: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썼는지

  • 진술과 객관적 증거가 일치하는지

"화가 나서 썼다"는 말보다 무엇을 근거로, 왜 썼는지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조사 전 체크리스트

  1. 게시글 원문과 댓글을 캡처해서 보관하세요.

  2. 근거 자료(대화 내용, 문서 등)를 정리해 두세요.

  3. 글을 삭제하기 전에 한 번 더 판단하세요. 기록을 없애거나 관계자와 말을 맞추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블라인드 작성자도 확인되나요?
익명이라고 확인이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적법한 수사 절차와 확보된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Q. 회사에서 징계도 받을 수 있나요?
취업규칙과 게시글 내용에 따라 가능합니다. 형사책임과는 별개로 따져봐야 합니다.

Q. 합의하면 끝나나요?
합의는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처음 고소를 당하면 "무조건 억울하다"고 말하고 싶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먼저 어떤 표현이 문제 되는지부터 차분히 확인하는 것이 순서인데요.

특정성을 다툴 수도 있고, 작성 경위와 공익성을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글이라도 어떤 표현을 썼고 누가 읽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니 혼자 해명을 고민하기보다 문제가 된 글부터 객관적으로 점검해 보세요.


작성: 황순철 변호사 │법무법인 베테랑 부산분사무소

법률 출처: 형법 제307조·제310조·제311조·제312조,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15다45857·2018도11491(명예훼손의 피해자 특정성), 2022도4171(비방 목적과 공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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