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에게 돈을 받아 코인에 투자하다 손실이 나면 사기 고소와 함께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을 가르는 것은 손실이 났다는 사실보다 원금 이상을 돌려주기로 약속했는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는지, 이를 반복해서 했는지, 그리고 받은 돈을 실제로 약속한 투자에 썼는지이므로 약정 문구와 자금 흐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이 글은 개인이 지인이나 지인의 소개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투자금을 받아 직접 가상자산에 투자하다가, 손실이나 지급 지연 뒤 투자자들의 고소로 경찰 조사를 앞둔 사람을 위한 내용입니다. 회사가 만든 투자상품을 소개하고 수당을 받은 모집책의 책임은 쟁점이 달라 필요한 범위에서만 언급합니다.
고소장에 적힌 죄명이 하나라도 실제 수사는 여러 갈래로 진행되는 일이 흔합니다. 허가 없는 자금 모집이라는 구조의 문제와, 돈을 받을 때 속였는지 또는 받은 돈을 다른 데 썼는지의 문제는 서로 다른 자료로 판단되므로 이 글도 그 순서에 따라 나누어 설명합니다.
유사수신행위법이 금지하는 행위와 2024년 개정
유사수신행위법 제2조는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면서 원금 이상의 지급을 약정하는 등의 행위를 유사수신행위로 정합니다. 제3조는 누구든지 이를 하지 못하게 하고, 제6조 제1항은 위반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유사수신행위법 제2조 제1호·제2호·제4호(요약):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장래의 경제적 손실을 금전이나 유가증권으로 보전하여 줄 것을 약정하고 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조문을 나누어 보면 ① 인가·허가나 등록·신고가 없을 것, ②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것, ③ 그것을 업으로 할 것, ④ 원금 이상의 지급을 약정하거나(제1호·제2호) 손실 보전을 약정할 것(제4호)이 필요합니다. 손실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이 요건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투자에 성공해 수익을 돌려준 기간이 있었다고 해서 요건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2024년 2월 27일 개정된 법은 조달 대상인 자금에 가상자산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특정금융정보법 제7조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도 등록·신고에 포함시켰습니다. 이 개정은 2024년 5월 28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래서 현금 대신 코인 자체를 받은 경우에는 받은 날짜가 시행일 전후 어느 쪽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릅니다.
지인에게만 받았다면 불특정 다수가 아닐까
평소 아는 사람에게서만 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유사수신행위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 직접 투자를 권유한 경우라도 자금조달의 구조나 성격상 누구라도 희망하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었다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9769 판결). 모집 대상이 특정 직업군처럼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어도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사람 수보다 모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단체 대화방에 수익률 표나 수익 인증 화면을 올렸는지, 투자자가 또 다른 지인을 데려오는 방식으로 참여자가 늘었는지, 소개한 사람에게 수당을 주었는지, 참여 조건을 누구에게나 같은 형식으로 제시했는지가 대표적인 판단 자료입니다.
반대로 오래 알고 지낸 몇 사람과 개별적으로 조건을 정했고, 소개를 통한 추가 모집이나 홍보가 없었으며, 투자자마다 금액과 방식이 달랐다면 참여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단은 대화 기록과 입금 내역 전체를 보고 이루어지므로, 기억에 의존해 '몇 명뿐이었다'고 말하기보다 실제 참여자 명단과 참여 경로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원금 보장 약속이 있었는지, 반복했는지
두 번째 쟁점은 무엇을 약속했느냐입니다. '원금은 무조건 돌려준다', '손실 나면 내가 메워 준다', '월 5% 확정 지급'처럼 원금 이상 지급이나 손실 보전을 약속한 문구가 있으면 수사기관은 이를 제2조의 약정으로 보려 할 것입니다.
반면 '손실 가능성이 있다', '수익이 나면 나누자'는 취지로만 설명했고 실제로도 손실을 함께 부담하기로 했다면, 원금 보장 약정이 있었는지 자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처음 돈을 받을 때의 설명입니다. 손실이 난 뒤 투자자를 달래려고 '어떻게든 갚겠다'고 한 말은 처음의 약정과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업으로 했는지는 자금 조달을 반복하거나 계속할 의사로 했는지의 문제입니다. 한두 사람과 한 차례 정한 거래인지, 일정 기간 동안 투자자를 계속 받아 왔는지, 투자 회차나 상품 이름을 붙여 관리했는지가 판단에 쓰입니다. 개인 사이에 이자를 정해 돈을 빌린 것에 가까운 거래라면 그 실질이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검토할 대상입니다.
유사수신과 사기는 따로 판단됩니다
유사수신행위법 위반과 사기는 요건이 다른 별개의 범죄입니다. 유사수신은 허가 없는 자금조달 구조를 처벌하고, 사기는 돈을 받을 당시 상대방을 속였는지를 봅니다. 따라서 한쪽이 인정되거나 부정된다고 다른 쪽의 결론이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사기에서 핵심은 돈을 받을 때 실제로 약속한 방식으로 투자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입니다. 받은 돈을 실제로 거래소에 입금해 코인을 샀고 시세 하락으로 손실이 났다면, 투자 실패와 기망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투자하지 않은 돈을 수익이라며 돌려주었거나, 나중에 받은 투자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수익을 지급했거나, 조작된 수익 화면을 보여 주었다면 기망이 있었다는 판단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25년 12월 23일 형법 개정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졌고, 이 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 전의 행위에는 행위 당시의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또한 사기나 횡령으로 얻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이득액을 어떻게 계산하느냐가 적용 법조를 바꿀 수 있으므로 수사기관의 피해액 산정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받은 돈을 다른 곳에 썼다면
투자하기로 하고 받은 돈을 생활비나 다른 빚을 갚는 데 썼다면 횡령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용도를 정해 맡긴 돈을 그 목적과 다르게 쓰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으로 평가될 수 있고,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모든 사용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 수수료나 출금 비용처럼 투자 과정에서 생긴 비용인지, 투자자와 미리 정한 보수인지, 일시적으로 섞여 쓰였다가 바로 거래소로 옮겨졌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돈의 쓰임을 하나씩 구분해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자금과 지갑 흐름이 결론을 좌우하는 이유
코인 투자 사건에서는 돈의 경로가 거의 모든 쟁점을 증명합니다. 투자자의 입금 계좌, 거래소 원화 입금과 매수 내역, 개인 지갑으로의 이동과 거래 해시, 다시 원화로 바꾼 내역, 투자자에게 돌려준 돈의 출처를 시간 순서대로 연결해야 합니다.
이 흐름을 보면 받은 돈이 실제로 투자에 들어갔는지, 손실이 시세 때문인지, 수익 지급이 실제 수익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투자자의 돈에서 나온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 거래내역은 직접 내려받을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은 기록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서둘러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단체 대화방 공지, 개별 메시지, 약정서나 차용증, 수익 정산표도 원본 형태로 보존해야 합니다. 불리해 보이는 기록이라도 지우면 그 자체로 의심을 키우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록을 그대로 두고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준비를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모집 방식과 돈의 쓰임으로 갈리는 세 장면
겉으로는 모두 '지인 돈으로 코인 투자'지만, 참여자가 늘어난 방식과 돈이 흘러간 곳을 보면 전혀 다른 사건이 됩니다. 다음 세 장면은 설명을 위해 꾸민 가상의 사례입니다.
대학 동기 세 명과 각자 조건을 따로 정해 투자했고 손실 가능성을 설명한 메시지가 남아 있으며 전액이 거래소에서 매수에 쓰인 경우: 불특정 다수와 원금 보장 약정 요건을 다툴 여지가 있고, 사기의 기망도 자금 흐름으로 반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지인 몇 명으로 시작했지만 단체 대화방에 월 수익률 표를 올리고 소개자에게 수당을 주면서 참여자가 수십 명으로 늘어난 경우: 출발이 지인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불특정 다수 요건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매수 금액보다 많은 돈을 받아 일부를 개인 채무 변제에 쓰고, 다른 투자자의 돈으로 수익금을 지급한 경우: 유사수신과 별도로 사기나 횡령이 중하게 문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사건이 이 가운데 어디에 가깝다고 미리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대화방 공지라도 앞뒤 메시지와 입금 시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판단은 기록 전체를 펼쳐 놓은 뒤에 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투자자별 장부와 변호인의 요건 검토
수사기관은 대개 투자자별로 피해 내역을 나누어 사건을 정리합니다. 그러니 본인도 투자자별 장부를 갖고 조사에 임하는 편이 좋습니다. 장부에는 투자자와의 관계와 알게 된 경로, 소개자, 받은 날짜와 금액, 당시의 설명, 돌려준 금액과 날짜를 적고 칸마다 근거가 되는 메시지나 입출금 내역을 붙입니다. 근거를 찾지 못한 칸은 빈칸으로 남겨 두고 확인되면 채우는 방식이 나중에 설명이 엇갈리는 일을 줄여 줍니다.
손실을 본 뒤의 진술에서는 처음 들은 설명이 실제보다 강하게 기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진술에 맞서는 방법은 반박하는 말보다 당시에 주고받은 메시지 원문입니다. 계좌 거래내역과 거래소 회신 자료도 수사기관이 함께 대조하므로, 자료가 뒷받침하는 범위 안에서 설명하는 것이 신뢰를 지키는 길입니다.
변호인은 이 장부와 자금 흐름을 수사기관의 자료와 맞대어 불특정 다수, 업으로, 원금 보장 약정, 기망, 횡령의 요건이 각각 어떤 증거로 입증되는지 표로 나눕니다. 요건마다 다툴 수 있는 지점이 정리되면 그 근거를 의견서에 담고, 조사 자리에 함께해 수사기관이 어느 요건에 초점을 두고 묻는지 파악해 대응합니다. 혐의 일부를 인정하는 사안이라면 투자자별 피해액과 이미 돌려준 금액을 정확히 산정하고 피해 회복의 범위와 방법을 검토합니다. 돈을 돌려준다고 이미 성립한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처분과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지인 돈을 받아 코인에 투자한 사건은 손실 액수보다 처음에 무엇을 약속했는지, 모집이 어떻게 넓어졌는지, 받은 돈이 실제로 어디로 갔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그 차이는 결국 투자자별 기록으로 보여 줄 수 있느냐에서 갈립니다. 이 글은 2026년 11월 3일 현재 시행 중인 유사수신행위법·형법·특정경제범죄법 조문과 대법원 2013도9769 판결을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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