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 거래로 코인을 팔고 대금을 받았는데 그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보낸 돈으로 밝혀지면, 판매자의 계좌는 지급정지될 수 있고 사기방조나 범죄수익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코인을 실제로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정리되지 않으며, 거래 당시 대금의 출처를 의심할 만한 사정을 알았는지가 판단을 가릅니다. 계좌 지급정지에 대한 이의제기와 형사 조사는 서로 다른 절차이지만 같은 거래 기록을 근거로 다뤄지므로 처음부터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이 글은 오픈채팅, 커뮤니티, 개인 간 거래 서비스 등을 통해 코인을 판 뒤 은행에서 지급정지 통지를 받거나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판매자를 위한 안내입니다. 판매자에게 어떤 혐의가 문제 되는지, 그리고 어떤 기록이 그 판단을 가르는지에 집중합니다.
판매자 계좌로 피해금이 들어오는 구조
이런 사건은 흔히 삼자사기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일어납니다. 사기범은 코인 판매자에게는 구매자로 접근해 가격과 수량을 정하고, 같은 시기에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는 대출 상환이나 수수료 같은 다른 명목을 대며 판매자의 계좌번호를 알려 줍니다. 피해자가 그 계좌로 돈을 보내면 판매자는 구매 대금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사기범이 지정한 지갑 주소로 코인을 전송합니다.
얼마 뒤 피해자가 속은 사실을 알고 신고하면 수사기관과 은행은 피해자의 돈이 들어간 계좌부터 확인합니다. 그 계좌가 판매자 명의이므로 판매자가 먼저 지급정지와 수사의 대상이 됩니다. 판매자는 이미 코인을 넘겼기 때문에 대금이 묶이면 코인과 돈을 함께 잃는 처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판매자가 언제나 단순한 피해자로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판매자가 사기범과 한편이었는지, 적어도 대금이 범죄 피해금일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 거래를 계속했는지를 확인하려 합니다. 같은 거래 구조라도 거래 당시 판매자가 무엇을 보았고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계좌 지급정지와 이의제기의 기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피해자의 자금이 송금·이체된 계좌를 사기이용계좌등으로 정의합니다(제2조 제4호 가목). 금융회사등은 피해구제 신청이나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등이 있고 사기이용계좌등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으면 즉시 해당 계좌의 전부에 대하여 지급정지를 하고 지체 없이 명의인에게 통지해야 합니다(제4조). 판매자의 계좌 전체가 묶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행 법은 가상자산거래소도 금융회사등에 포함하고 있습니다(제2조 제1호 하목).
명의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제7조 제1항 제2호는 소멸될 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화나 용역의 대가로 받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취득한 것임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경우를 이의제기 사유로 정합니다. 코인을 넘기고 받은 대금이라면 이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같은 호 단서는 계좌가 범죄에 이용된 경위, 거래행태,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명의인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의제기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형사처벌에는 고의가 필요하지만 이의제기 단계에서는 중대한 과실만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거래 당시 어떤 확인을 했는지가 이 절차에서도 중요합니다.
기간도 챙겨야 합니다. 이의제기는 지급정지 등이 이루어진 날부터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일을 기준으로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 해야 하고(제7조 제1항), 이의제기가 없으면 명의인의 채권은 최초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소멸합니다(제9조 제1항). 이의제기가 접수되더라도 피해자가 그 사실을 통보받은 날부터 2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지급정지가 해제되지 않으며, 명의인이 객관적인 자료로 충분히 소명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전에도 해제될 수 있습니다(제8조 제2항 제2호). 지급정지 전에 제기된 소송이 법원에 계속 중인 경우처럼 해제되지 않는 사유도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같은 항 제1호). 거짓으로 이의를 제기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제16조 제4호)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판매자에게 문제 되는 형사 혐의
첫째는 사기방조입니다. 판매자의 계좌로 피해금을 받고 사기범에게 코인을 넘겨 준 행위는 사기범이 피해금을 빼돌리는 과정을 도운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방조범으로 처벌하려면 다른 사람의 범행을 돕는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받아들인 정도의 인식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합니다(형법 제32조 제2항).
현행 형법 제347조는 사기죄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2025. 12. 23. 개정). 다만 형법 제1조에 따라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릅니다. 범죄 후 법률이 바뀌어 범죄가 되지 않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만 신법을 적용하므로, 개정 법률 시행 전의 거래라면 당시 법정형을 기준으로 봅니다.
둘째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입니다. 같은 법 제4조는 그 정황을 알면서 범죄수익등을 수수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다만 계약 시에 그 계약과 관련된 채무의 이행이 범죄수익등으로 이루어진다는 정황을 알지 못하고 그 이행으로 제공된 것을 받은 경우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이 단서는 받는 사람이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계약에만 적용됩니다. 코인을 넘기는 대가로 대금을 받은 판매자에게는 이 단서에 해당하는지가 직접적인 쟁점이 됩니다. 사기범의 요구에 맞춰 거래 명목을 꾸며 주었다면 범죄수익의 취득이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행위를 처벌하는 제3조가 함께 검토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을 상대로 반복해서 코인을 사고팔며 차익을 남겨 왔다면 다른 쟁점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17조 제1항은 신고 없이 가상자산거래를 영업으로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거래 횟수와 규모, 수익 구조에 따라 수사 범위가 넓어질 수 있으므로 전체 거래 이력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 당시의 사정이 인식 판단을 가릅니다
수사기관이 판매자의 인식을 판단할 때 먼저 보는 것은 거래 과정의 구체적인 사정입니다. 입금자 이름이 대화하던 구매자와 달랐는지, 한 번의 거래 대금이 여러 사람 이름으로 나뉘어 들어왔는지, 구매자가 시세보다 눈에 띄게 높은 가격을 제시했는지, 입금자 이름을 특정 문구로 바꿔 보내겠다고 하거나 본인 확인을 피했는지, 입금 즉시 전송을 재촉했는지 같은 내용입니다.
이런 사정이 있었는데도 별다른 확인 없이 거래를 마쳤다면 수사기관은 판매자가 대금의 출처를 의심할 수 있었다고 볼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같은 방식의 거래가 여러 번 이어졌거나, 다른 판매자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계속했다면 불리한 사정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했거나, 입금자 이름과 구매자 이름이 같은지 확인한 기록이 있거나, 가격이 당시 시세 수준이었고 거래가 한두 차례에 그쳤다면 정상적인 매매로 알았다는 설명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입금자 이름이 달랐던 사정이 있었다면 그때 구매자에게 무엇을 물었고 어떤 답을 들었는지가 대화 기록에 남아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같은 사실이라도 어느 쪽으로 읽힐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거래 횟수, 판매자가 평소 코인을 거래해 온 방식, 사기범과의 대화 분량과 내용까지 함께 놓고 보아야 하므로 일부 사정만 떼어 내어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조사 전에 정리할 기록과 진술의 방향
먼저 출석 요구서나 연락에서 어떤 혐의로 조사받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기방조만 문제 되는지, 범죄수익 수수나 미신고 영업까지 함께 조사하는지에 따라 준비할 자료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기록은 시간 순서로 맞춰야 쓸모가 있습니다. 구매자와 처음 연락한 경위와 대화 전체, 합의한 가격과 수량, 입금 시각과 입금자 이름과 금액, 코인을 보낸 시각과 거래소 출금 내역, 블록체인상 거래 기록과 받는 지갑 주소, 거래 당시 시세를 보여 주는 자료가 그 뼈대입니다. 대화방이나 계정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시길 바랍니다. 판매자에게 유리한 사정도 대부분 그 기록 안에 있습니다.
진술에서는 인정할 사실과 다툴 평가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금을 받고 코인을 보낸 사실은 계좌와 블록체인 기록으로 드러나므로 이를 부인하기보다, 그때 무엇을 확인했고 왜 정상 거래로 받아들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 일관성을 지키기 쉽습니다. 입금자 이름이 달랐던 사실처럼 불리해 보이는 사정도 기록에 남아 있다면 숨기기보다 당시의 판단 경위를 설명하는 것이 낫습니다.
은행에 내는 이의제기 서면과 경찰 진술은 같은 사실을 다룹니다. 두 곳에서 설명이 어긋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릴 수 있으므로, 이의제기 기간 안에 서면을 내되 그 내용이 형사 절차에서 할 설명과 맞는지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호인이 이 사건에서 검토하는 일
변호인은 대화 기록, 계좌 입금 내역, 거래소 출금 기록, 블록체인 거래 기록을 시간 순서로 맞춰 대금을 받고 코인을 보낸 경위를 재구성합니다. 코인이 실제로 사기범이 지정한 지갑으로 전송된 사실과 그 주소를 특정해 두면, 판매자가 대가를 지급한 거래 당사자였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출석 요구의 혐의 조항이 사실관계에 맞는지 확인하고, 수사기관이 근거로 삼는 의심 사정을 하나씩 살핍니다. 입금자 이름 불일치나 분할 입금처럼 불리한 사정이 있다면 그 시점에 판매자가 알 수 있었던 정보가 무엇이었는지를 기록으로 따져 고의가 인정되는지를 다툽니다. 범죄수익 수수 부분은 제4조 단서의 요건을 기준으로 대가 관계와 판매자의 인식을 정리합니다.
지급정지 이의제기는 기간 안에 객관적인 자료를 갖추어 제출해야 하므로, 형사 절차에서 할 설명과 어긋나지 않도록 서면 내용을 함께 검토합니다. 반복 거래가 있었다면 그 규모와 방식이 영업으로 평가될 소지가 있는지도 미리 점검합니다.
조사에 동석해 질문의 취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의견서로 사실관계와 법리 주장을 정리해 제출합니다. 판매자도 코인을 잃은 사정과 피해자의 피해 회복 문제가 함께 얽혀 있는 사건이 많으므로, 어떤 부분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다툴지 처음부터 방향을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9일 확인한 현행 법령의 일반 기준입니다. 코인 개인거래 대금이 사기 피해금으로 밝혀진 사건은 코인을 넘겼다는 사정 하나로 정리되지 않으며, 거래 당시 무엇을 보았고 어떻게 확인했는지를 기록으로 맞춰 보아야 합니다. 그 기록이 갖추어져야 지급정지 이의제기와 형사 조사에서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정확히 가를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본문은 특정 사건이나 사례를 재구성하지 않은 일반적인 법률 안내이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 및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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