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료 앞둔 직원, 서둘러야 할까요
"몇 번을 지적해도 업무를 소홀히 하는 직원인데, 계약 기간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지금 해고를 통보해야 할까요, 아니면 만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다만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해고가 꼭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만료 종료로는 왜 부족한지입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만료 종료로 정리할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쪽이 대체로 안전합니다. 해고로 얻는 이익은 며칠 앞당긴 종료에 불과한데, 택하는 순간 회사는 정당한 이유·해고예고·서면 통지라는 해고의 기준으로 판단받기 때문입니다.
만료 종료와 해고, 기준이 다릅니다
기간 만료로 계약이 끝나는 것과 기간 중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끝내는 것은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만료 종료에는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지만, 기간 중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상시 4명 이하 사업장은 이 규정과 서면 통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있습니다). 다만 갱신기대권(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에 따른 정당한 기대)이 있는 직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갱신을 거절하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유는 회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하급심 판결 중에는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해고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판단한 사례도 있어, 업무태만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갱신 거절이 다툼의 여지가 작습니다.
어차피 곧 끝날 계약이라는 사정은 해고의 정당성을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업무태만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를 따로 보고, 그 증명은 회사가 해야 합니다. 남은 기간이 짧으면 개선 기회를 주었다고 인정받기 어렵고,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 판결들이 있습니다.
징계해고라면 취업규칙상 징계 절차와 소명 기회도 지켜야 합니다.
서면 없는 해고, 효력이 없습니다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은 서면(요건을 갖춘 이메일 포함)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해고는 효력이 없습니다. 구두로 먼저 통보하고 며칠 뒤 날짜를 거슬러 적은 서면을 보내도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해고예고(해고 30일 전에 미리 알리는 것)는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현행법상 계속 근로 3개월 미만이면 예고 의무가 없지만, 그 밖에는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으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해고가 무효로 판단되어도 예고수당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들이 있습니다. 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적은 서면으로 하면 서면 통지를 한 것으로 보므로(제27조 제3항)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계약 만료로 끝낼 때에는 해고의 서면 통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갱신기대권이 없다면 예고수당도 문제되지 않지만, 있는데 부당하게 거절하면 예고수당 지급을 명한 판결도 있습니다.
해고가 무효로 판단될 때 '어차피 만료였다'는 주장은 갱신기대권이 있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없었다면 근로관계는 만료일에 끝나지만 해고일부터 만료일까지의 임금 부담은 남을 수 있고, 있었다면 만료 주장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만료 전에 구제신청(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는 절차)을 했다면 만료 후에도 임금 상당액 구제가 다퉈질 수 있으므로, 만료가 임박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만료 주장은 사용기간 때문에도 막힐 수 있습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예외 사유 없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넘은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보며, 중간 단절이나 고령자 등 예외도 따져야 합니다.
갱신 기대를 줄 말부터 점검하세요
어느 쪽을 택하든 계약서상 기간과 갱신 조항, 계속 근로한 총기간부터 확인합니다. 업무태만을 확인한 기록과 평가 기준·결과, 개선을 요구하고 소명 기회를 준 이력이 문서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성과가 나오면 갱신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지도 점검합니다. 이런 말은 갱신 기대의 근거가 될 수 있고, 반대로 갱신 조건과 미달 기록은 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증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갱신기대권은 종료 시점까지의 사정을 모두 모아 판단하므로 계약 기간 중 언행과 기록 전체가 근거가 됩니다. 만료 전에 출근 금지나 전산 차단처럼 사실상 근로관계를 끝내는 조치를 하면 명칭과 관계없이 해고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해고와 만료 종료 중 무엇을 택할지 정하지 못한 경우
구두 통보나 서면 교부가 이미 이루어진 경우
갱신 기대를 줄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불확실한 경우
만료 종료를 택하더라도 갱신기대권이 문제 되면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회사가 증명해야 하고, 해고를 택하면 정당한 이유와 절차를 모두 갖춰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통보 전에 남아 있는 기록과 통지 방식을 먼저 점검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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