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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을 직접 받아 간 수거책도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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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을 직접 받아 간 수거책도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처벌되나요 

김상훈 변호사

"고액 알바"라는 말에 현금을 받아 전달해 주기만 했을 뿐인데, 어느 날 경찰에서 보이스피싱 사건 피의자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은 사기를 친 적도 없고 피해자에게 전화를 건 적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사기관은 현금을 직접 받아 간 사람을 범행 조직의 한 축으로 봅니다. 돈을 건네받은 장소와 시간, CCTV, 이후 송금 내역이 모두 남아 있어 사건에서 가장 먼저 특정되는 사람이 바로 수거책이기도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수거책의 역할과 적용되는 두 갈래 처벌 근거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은 보통 역할을 나눕니다. 전화로 피해자를 속이는 콜센터, 계좌를 모으는 모집책,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받아 가는 수거책, 받은 돈을 지정 계좌로 보내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전달책이 그것입니다. 수거책은 피해자와 대면하지만 기망 자체는 다른 사람이 한다는 점에서, "나는 속인 적이 없다"는 항변이 가장 먼저 나옵니다.

그러나 이 항변은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처벌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이고, 다른 하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의 전기통신금융사기죄입니다. 특별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고(병과 가능), 미수범도 처벌하며 상습범은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같은 특별법 제2조 제2호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기망·공갈로 자금을 취하는 행위 가운데 "자금을 출금하거나 출금하도록 하는 행위"와 자금이 저장된 수단을 교부받는 행위 등을 모두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유형으로 열거하고, 같은 조 제5호는 피해자가 직접 교부한 금전도 피해자산에 포함합니다. 결국 현금을 받아 간 행위가 사기 범행의 마무리 단계로 평가되는 구조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법조를 적용할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공소장에 적힌 죄명과 적용 법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경계, 미필적 고의의 인정 기준

수거책 사건의 핵심 쟁점은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가"입니다. 형법상 공동정범(제30조)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하는 것이고, 그 전제가 되는 공모는 반드시 사전에 구체적으로 모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법원은 공모가 순차적·암묵적으로 이루어져도 되고, 범행 전체의 수법과 구조까지 알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반면 방조범(제32조)은 정범의 범행을 알면서 돕는 것으로, 형을 정범보다 감경합니다(제32조 제2항). 그래서 방조냐 공동정범이냐에 따라 형량 차이가 큽니다.

대법원은 수거책에 대해 공동정범을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입니다. 대법원 2024도10141 판결 등은, 수거책이 전체 범행 수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더라도 자신이 맡은 역할이 타인의 재산을 편취하는 범행의 일부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가담했다면 공동정범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즉 "보이스피싱인 줄 확실히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상하다, 범죄일 수 있겠다"고 인식하면서도 그냥 했다면 고의로 평가됩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이 인식을 무엇으로 판단할까요. 본인의 진술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객관적 정황을 종합합니다.

  • 채용 경위 — 면접 없이 메신저(텔레그램 등)로만 지시받았는지, 신원이 불분명한 상대에게 일을 받았는지

  • 일의 내용과 보수 — 단순히 돈을 받아 전달하는 일인데 일당·수수료가 비정상적으로 높은지

  • 수거 방식 — 회사 직원을 사칭하거나 가명·서류를 쓰도록 했는지, 현금을 현장에서 건네받고 곧바로 다른 계좌나 장소로 옮기게 했는지

  • 사후 행동 —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대화를 지웠는지, 경찰 단속이나 피해자 신고 가능성을 언급하는 지시를 받았는지

정상적인 수금 업무라면 현금을 사람이 직접 받아 개인 계좌로 보내는 구조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점이 자주 문제 됩니다. 이런 이례성을 알면서도 계속했다면 "속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한 번만 하고 그만둔 경우에도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편취가 이루어진 뒤에 가담했더라도, 수거·전달이 편취금을 확보하는 범행의 필수 단계라면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고, 여러 번 수거했다면 피해자별로 죄수가 늘어납니다. 피해액이 클수록 사기죄에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수 있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피해 회복입니다. 수거책이 실제로 받은 돈이 얼마인지와 상관없이, 피해자가 입은 전체 피해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양형에서는 가담 정도, 이득의 크기, 반성 및 피해 회복 노력이 크게 반영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고의 부인 입증 자료부터 합의·양형 준비까지

수거책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다음 순서로 대응을 설계합니다.

  • 첫 진술 전에 사실관계 정리 — 구인·채용 광고, 메신저 대화 전체, 일당 지급 내역, 이동 경로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첫 진술에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표현이 한 번 기록되면 이후 미필적 고의의 근거로 쓰이므로, 기억과 객관 자료를 대조한 뒤 진술해야 합니다.

  • 고의 부인의 근거 자료 확보 — 정상 업무라고 믿을 만한 사정(회사 명함, 계약서, 급여 명세, 상대의 해명 내용)이 있었는지, 의심하는 질문을 했을 때 상대가 어떻게 답했는지를 대화 기록으로 입증합니다. 대화 내용이 지워졌다면 휴대전화 포렌식이나 상대 계정 기록 확보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 주장 — 범행의 전모를 몰랐고 일부 역할만 인식했다는 점, 역할의 대체 가능성,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해 방조 감경(제32조 제2항)을 다툽니다.

  • 피해 회복과 합의 — 피해자와 연락이 가능하면 합의·공탁을 병행합니다. 공탁은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해도 양형 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 양형자료 준비 — 초범 여부, 수수한 이득, 가담 기간·횟수, 수사 협조(상선 관련 자료 제공), 반성문, 가족관계·생계 사정 등을 정리해 재판부에 제출합니다. 단발성 가담이었는지, 반복적으로 수거한 것인지가 양형의 큰 갈림길입니다.

  • 구속·체포 단계 대응 —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주거·직장·가족 상황)을 소명해 구속적부심이나 영장심사에서 다툽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첫 진술 전에 대응 방향부터 정해야 하는 이유

수거책 사건은 수사 초기 진술과 제출 자료가 고의 판단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돈을 받아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면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사정 때문에 정상 업무로 믿었는지를 객관 자료로 보여줘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기록이 사라지고, 피해자와의 합의 기회도 줄어듭니다.

현금을 받아 전달한 일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 전에 대화 기록과 자료를 보존하시고 공동정범과 방조 중 어디에서 다툴지를 포함해 대응 방향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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