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끝나기 전에도 보증금 때문에 집을 가압류할 수 있나요 | 임대차 | 로톡
계약이 끝나기 전에도 보증금 때문에 집을 가압류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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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가압류/가처분

계약이 끝나기 전에도 보증금 때문에 집을 가압류할 수 있나요 

김상훈 변호사

임대차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데, 임대인이 다른 채무로 독촉을 받고 있다거나 집에 근저당이 계속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들려 불안해하는 임차인이 적지 않습니다. "계약이 끝나야 보증금을 달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 가서는 이미 늦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입니다. 이사 시점은 한참 남았지만 손 놓고 있기에는 보증금이 전 재산에 가까운 분들이 많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증금 반환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더라도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가능하다"와 "법원이 받아 준다"는 다른 문제여서, 어떤 요건을 어떻게 소명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계약 중 보증금 가압류, 가능 여부와 실제 문턱

임대차 보증금 반환채권은 원칙적으로 임대차가 끝나고 목적물을 인도하는 때에 이행기가 도래합니다. 따라서 계약 기간 중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당장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계약 중에는 아무 법적 조치도 할 수 없다고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가압류는 지금 당장 돈을 받아내는 절차가 아니라, 나중에 받을 돈의 집행을 미리 확보해 두는 보전절차입니다. 그래서 법은 기한이 아직 오지 않은 채권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허용합니다. 문제는 이행기가 오지 않은 채권이라는 점이 법원의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임대인이 멀쩡히 재산을 가지고 있고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굳이 지금 재산을 묶을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이 사안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행기가 오지 않은 채권도 가압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둘째, 그럼에도 "지금 가압류하지 않으면 나중에 집행이 곤란해진다"는 사정을 임차인이 직접 소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기한 미도래 채권도 가능하지만 보전의 필요가 관건

가압류의 근거는 민사집행법입니다. 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은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해 동산 또는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가압류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그 채권이 조건이 붙어 있거나 기한이 차지 아니한 경우에도 가압류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가압류가 막히지 않는 근거가 바로 이 조항입니다.

그러나 가압류가 열려 있다고 해서 누구나 받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277조는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집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에만 가압류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보전의 필요입니다. 신청서에는 청구채권(보증금 반환채권)과 보전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고(제279조 제1항), 두 가지 모두 소명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실무에서 보전의 필요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사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유형입니다.

  • 임대인의 다른 채권자들이 이미 해당 부동산이나 임대인 재산에 가압류·압류·경매를 걸어 둔 경우

  • 세금 체납으로 국세·지방세 압류가 들어온 경우

  • 임대인이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하려 하거나, 근저당 등 담보를 연이어 설정해 책임재산이 줄어드는 경우

  • 임대인이 사실상 폐업·잠적하거나 연락이 두절되어 재산 파악조차 어려워진 경우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 "임대인이 요즘 사정이 어렵다고 들었다" 정도의 막연한 불안만으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나타난 권리관계, 압류 통지서, 체납 사실이 담긴 자료처럼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가압류 신청에는 담보 제공이 따라붙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법원은 청구채권이나 가압류 이유가 소명된 경우에도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압류를 명할 수 있고(제280조 제3항), 소명이 부족해도 담보를 제공하면 가압류를 명할 수 있습니다(제280조 제2항). 담보의 액수는 사안마다 법원이 정하며, 가압류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때 임대인이 입을 수 있는 손해를 대비하는 돈입니다. 현금 공탁 대신 보증보험증권으로 담보를 갈음하도록 허가받는 방식도 널리 쓰이지만, 이 역시 법원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은 본안소송과의 관계입니다. 가압류를 해 두었다고 끝이 아니라, 채무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채권자에게 2주 이상의 기간을 정해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그 증명서류를 내라고 명하게 되고(제287조 제1항·제2항), 기간 안에 내지 않으면 가압류는 취소됩니다(제287조 제3항). 그런데 계약 기간 중에는 보증금 반환의무의 이행기가 오지 않았으므로, 지금 바로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행기 전에 미리 청구하려면 민사소송법 제251조가 정한 대로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어야 하는데, 임대인이 계약 종료 후 반환을 거부할 것이 명백한 사정 등이 있어야 인정됩니다. 결국 계약 중 가압류는 제소명령이 나오는 시점과 이행기의 간격이 가장 큰 변수가 됩니다. 한편 가압류가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채무자가 가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제288조 제1항 제3호)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또 하나, 가압류의 대상 선택이 실익을 좌우합니다. 임차 중인 그 집에 이미 임차인보다 앞선 순위의 근저당이 보증금을 넘을 만큼 잡혀 있다면, 그 집을 가압류해도 경매 때 가압류권자가 배당받을 몫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임대인의 다른 부동산이나 예금채권 등 실제로 집행 가능한 재산을 찾아 그쪽을 가압류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대항요건(주택 인도와 주민등록)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별도로 배당요구를 통해 순위에 따른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가압류와 대항력·우선변제권을 각각 어떻게 활용할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의 전세 계약이 1년 이상 남은 상태에서, 임대인 소유 아파트에 선순위 근저당 2억 5천만 원이 설정되어 있고 최근 세금 체납 압류까지 들어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임차인이 곧바로 해당 아파트를 가압류해도 선순위 채권이 이미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실익이 작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임대인이 가진 다른 부동산이나 임대료 수입 계좌 같은 재산을 확인해 가압류 대상을 정하고, 체납·압류 자료를 보전의 필요 소명 자료로 제출하는 편이 낫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권리관계 확인부터 가압류·본안까지 단계별 점검

계약 중 보증금 가압류를 검토하신다면 다음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등기사항전부증명서부터 확인 — 해당 주택의 근저당 설정액, 가압류·압류·경매개시결정 여부, 소유권 변동 내역을 먼저 확인합니다. 선순위 권리 합계와 시세를 비교하면 보증금이 안전한 상태인지, 가압류가 실익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 보전의 필요 자료 수집 — 체납 압류 통지, 다른 채권자의 가압류 결정문, 임대인의 처분 시도를 보여주는 정황, 연락이 닿지 않는 경위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로 소명해야 법원이 받아들입니다.

  • 가압류 대상 재산 특정 — 임차한 집이 대상인지, 임대인의 다른 부동산·예금채권이 대상인지를 선순위 권리와 환가 가능성을 따져 정합니다. 재산을 모르면 사안에 따라 재산조회 등 다른 수단을 검토해야 합니다.

  • 담보 제공 준비 — 법원이 정하는 담보를 현금 공탁 또는 보증보험증권으로 준비합니다. 담보 규모는 사안과 법원에 따라 다르므로 신청 단계에서 예상 금액과 방식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제소명령에 대비한 본안 일정 설계 — 제소명령이 나왔을 때 본안을 낼 수 있는지가 가압류 유지를 좌우합니다. 계약 종료 시점, 임대인의 반환 거부 의사를 보여주는 자료, 필요한 경우 갱신 여부와 해지 통지 시점 등을 함께 설계해 가압류가 취소되지 않도록 대비합니다.

  • 계약 종료가 가까워지면 병행 조치 — 계약이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임차권등기명령(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한 채 이사하고, 내용증명으로 반환을 요구한 뒤 보증금반환청구소송으로 이어갑니다. 계약 중에 이미 걸어 둔 가압류가 있다면 본안 판결로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그대로 활용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보전의 필요 소명과 선순위 권리 점검이 먼저

계약 중에도 보증금 때문에 가압류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기한이 오지 않은 채권이라는 이유로 보전의 필요를 엄격하게 소명해야 하고 담보 제공과 본안 제소 부담도 따라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면, 그 사이 선순위 권리가 늘어나거나 임대인의 재산이 다른 채권자에게 먼저 넘어가 보증금을 회수할 여지가 줄어듭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데 임대인의 재산 상태가 불안하다면, 등기부상 권리관계와 압류·체납 자료를 먼저 정리하시고 가압류가 실익이 있는지, 어느 재산을 어떤 순서로 묶어야 하는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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