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사건 디지털 증거와 기술 쟁점 ⑧]
"클라우드·이메일 자료도 압수 대상이 되나"
휴대전화에서 판매 캡처와 송금 내역을 모두 지웠습니다. 그런데 수사관이 내민 자료에는 그 사진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자동 백업 기능이 구글 드라이브와 아이클라우드에 올려 둔 사진이었습니다. 기기 밖에 저장된 자료도 압수 대상이 되는지, 된다면 어떤 조건에서인지가 이번 글의 주제입니다.
1. 클라우드와 이메일도 압수 대상입니다
수사기관은 휴대전화나 컴퓨터뿐 아니라 클라우드 저장소와 이메일 계정에 있는 자료도 영장을 받아 압수할 수 있습니다. 판매 대화 백업, 송금 캡처, 매크로 설정 파일처럼 기기에서 지운 자료가 이곳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확보하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서비스 회사에 영장을 보내 자료를 넘겨받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압수한 휴대전화나 컴퓨터가 계정에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그 기기로 클라우드나 이메일에 접속해 자료를 내려받는 방식입니다. 대법원은 두 번째 방식도 영장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3. 영장에 따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22년, 클라우드 같은 원격지 서버의 자료를 압수하려면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그 자료가 별도로 특정돼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장에 휴대전화나 컴퓨터 안의 자료만 적혀 있었는데 로그인 상태를 이용해 클라우드 자료까지 내려받았다면 위법한 압수입니다. 이렇게 얻은 자료와 이를 바탕으로 만든 증거는 모두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4. 해외 서버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서버가 외국에 있는 서비스라도, 국내에서 계정에 접속해 내려받는 방식이라면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격지 압수가 불가능해지지도, 반대로 영장 없이 허용되지도 않습니다.
5. 자동 백업이 가장 흔한 함정입니다
사진 자동 업로드, 메신저 대화 백업, 메일함에 쌓인 결제 영수증은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 계속 쌓입니다. 클라우드 압수수색에서 드러나는 자료 대부분이 이런 자동 백업입니다. 지운 줄 알았던 자료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진술을 준비해야 합니다.
6. 비밀번호를 알려 줄 의무는 없습니다
수사관이 클라우드나 이메일 비밀번호를 물어도 법적으로 답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거부하더라도 서비스 회사에 영장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자료가 확보될 수 있고, 분석 기간이 길어져 기기를 돌려받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계정 안에 무엇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7. 영장 사본부터 확인하세요
압수수색을 당했다면 영장 사본에서 '압수할 물건'에 클라우드나 이메일이 적혀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적혀 있지 않은데 원격지 자료가 증거로 제출됐다면 위법수집증거로 다툴 수 있습니다. 적혀 있더라도 혐의와 관련된 자료만 가져갈 수 있으므로, 원격지 압수 과정에도 참여해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클라우드는 기기를 지워도 남는 두 번째 저장소입니다.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영장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내려받았는지를 따져 위법하게 확보된 원격지 자료를 증거에서 걸러 낼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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