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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러그풀 사기죄 될까? 로드맵 미이행과 기망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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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러그풀 사기죄 될까? 로드맵 미이행과 기망의 경계선 

홍푸른 변호사

NFT 프로젝트가 민팅 자금을 모은 뒤 사라지는 이른바 '러그풀'은 사기죄가 될 수 있지만, 로드맵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은 사기죄의 핵심 요건인 '기망'과 '편취 고의'가 NFT 사건에서 어디서 인정되고 어디서 부정되는지, 그 경계선 하나를 깊게 들여다봅니다.

민팅 직후 디스코드가 닫히고, 트위터 계정이 삭제되고, 바닥가가 0에 수렴하는 장면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법원은 같은 결말을 두고도 '실패한 사업'과 '처음부터 속인 범죄'를 전혀 다르게 취급합니다.

피해자라면 어떤 사정을 모아야 고소가 힘을 갖는지, 프로젝트 운영에 관여했던 사람이라면 무엇이 자신을 위험하게 만드는지, 그 기준을 한 번에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약속을 못 지킨 것과 속인 것은 다르다

사기죄는 '결과적으로 손해가 났다'가 아니라 '돈을 받을 당시 속였다'를 묻는 범죄입니다. 로드맵 미이행, 개발 지연, 바닥가 폭락은 그 자체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일 뿐이고, 형사 책임은 민팅 당시 운영진에게 약속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에서 갈립니다.

그래서 NFT 사기 사건의 승부처는 '프로젝트가 망했는가'가 아니라 '민팅 자금을 받던 그 시점에 무엇을 알고 있었고 무엇을 숨겼는가'입니다. 아래에서 그 판단 재료를 하나씩 뜯어봅니다.

사기죄의 뼈대와 NFT 민팅 자금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그로 인한 착오, 착오에 기한 재산 처분, 그리고 행위자의 고의가 차례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NFT 민팅에 지급한 이더리움이나 원화는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므로, 나머지 요건이 채워지면 일반 사기죄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편취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됩니다. 피해자별 금액이 아니라 동일한 기망 수단으로 얻은 이득액을 합산하여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법정형이 올라갑니다. 민팅 물량이 수천 개에 이르는 프로젝트라면 합산액이 이 선을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여기서 '기망'은 거짓말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거래의 신의칙에 반하여 상대방이 알았다면 돈을 내지 않았을 중요한 사실을 숨기는 것도 기망으로 봅니다. 팀의 실체, 자금의 용도, 이미 결정된 유동성 회수 계획을 감춘 채 민팅을 진행했다면 적극적인 허위 발언이 없어도 기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편취 고의'를 어떻게 읽는가

편취 고의는 피고인의 자백이 없는 한 간접사실을 모아 추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은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약속의 내용, 거래의 이행 과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고의를 판단하고, 사업 실패라는 결과만으로 고의를 추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NFT 사건에 이 기준을 옮겨 놓으면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민팅 공지를 올리던 날, 운영진은 로드맵에 적힌 게임이나 메타버스, 홀더 혜택을 실제로 만들 사람과 돈과 계획을 갖고 있었는가. 그리고 민팅으로 모인 자금은 그 계획에 쓰였는가.

반대로 운영진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처음에는 진짜 하려고 했다'는 말을 뒷받침할 흔적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개발 기록, 외주 계약, 지출 내역이 없다면 사후의 해명은 수사기관에 거의 닿지 않습니다.

경계선을 긋는 다섯 가지 사정

실무에서 기망과 고의의 판단을 좌우하는 사정은 대체로 다음 영역에 모여 있습니다. 어느 하나가 결정적이라기보다 여러 사정이 한 방향을 가리킬 때 수사기관의 판단이 굳어집니다.

민팅 자금이 어디로 갔는가

가장 무거운 재료는 자금의 행방입니다. 민팅 수익이 프로젝트 지갑에서 곧바로 개인 지갑으로 빠져나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뀌고, 믹서나 해외 거래소를 거쳐 현금화되었다면 그 흐름 자체가 처음부터 개발에 쓸 생각이 없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반면 자금 일부라도 개발사 외주비, 서버 비용, 마케팅비로 집행된 기록이 있다면 '이행 노력'의 근거가 되어 고의 판단을 흔듭니다. 블록체인 거래 내역은 지워지지 않으므로, 이 영역은 양쪽 모두에게 가장 객관적인 증거가 됩니다.

팀의 실체를 어떻게 소개했는가

익명 팀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개발자 이력, 도용한 사진, 허위의 파트너십이나 '대기업 협업 확정' 같은 공지는 그 자체로 기망행위가 됩니다. 홀더들이 민팅에 참여한 이유가 바로 그 소개였다면 인과관계도 어렵지 않게 인정됩니다.

무엇을 약속했는가

'로드맵에 따라 노력하겠다'는 수준의 약속과 '민팅가의 몇 배로 바이백하겠다', '매달 확정 수익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은 무게가 다릅니다. 후자는 이행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도 한 약속일 가능성이 크고, 뒤에서 보듯 유사수신 규제까지 동시에 건드립니다.

언제 연락을 끊었는가

민팅이 끝난 직후 디스코드를 폐쇄하고 SNS를 삭제한 사건과, 몇 달간 개발 상황을 공유하다 자금 고갈로 중단을 선언한 사건은 같은 '실패'라도 평가가 다릅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끊긴 시점과 자금 이동 시점이 겹친다면 계획된 이탈로 읽힙니다.

컨트랙트에 숨긴 장치가 있는가

민팅 컨트랙트에 운영진만 임의로 물량을 추가 발행하거나 유동성을 빼낼 수 있는 기능을 숨겨 두었다면, 이는 민팅 전에 이미 회수 계획이 있었다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코드 분석 결과가 고소장에 첨부되면 수사의 방향이 빠르게 잡힙니다.

사기가 아니라도 끝이 아니다: 함께 검토되는 죄명

편취 고의가 입증되지 않아 사기죄가 어렵더라도, NFT 프로젝트의 구조에 따라 다른 법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고소의 선택지를 넓히는 길이고, 운영진에게는 '사기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이 왜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유사수신행위법: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았다면, 실제 속였는지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 저작권법: 타인의 그림이나 캐릭터를 무단으로 민팅한 위조 NFT는 복제권·전송권 침해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원작자의 고소가 별도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수집 목적의 일반 NFT는 원칙적으로 이 법의 가상자산에서 제외되지만, 대량으로 발행되어 분할·거래되거나 지급수단으로 쓰이는 NFT는 가상자산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그 경우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조항이 적용되어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과 1년 이상의 징역이 문제됩니다.

  • 사기죄와 결합한 범죄단체 또는 공동정범: 마케팅 담당, 커뮤니티 운영자, 아트 외주자도 전체 구조를 알고 가담했다면 공범으로 조사됩니다. 반대로 구조를 몰랐다면 그 점을 입증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유사수신행위의 금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돈의 흐름은 어떻게 추적되고, 어디까지 돌려받나

NFT 사건에서 피해 회복은 온체인 추적과 거래소 자료 확보에서 시작됩니다. 민팅 자금이 들어간 지갑 주소를 출발점으로 삼아 스왑과 브릿지를 거친 경로를 따라가고, 국내 거래소에 닿는 지점에서 본인확인 자료를 통해 실명을 특정하는 방식입니다.

자금이 해외 거래소나 믹서로 빠진 경우 추적은 느려지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국제 공조와 분석 업체의 도구를 활용하고, 믹서 이용 자체가 범죄수익의 취득·처분을 가장하는 행위로 평가되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회수 수단은 크게 셋입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몰수·추징과 추징보전이 있고, 조직적 사기로 인정되면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몰수된 재산을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길이 열립니다. 민사적으로는 피의자가 특정되는 즉시 가압류를 걸어 두어야 거래소 출금이나 부동산 처분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수십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르고 자금이 이미 흩어진 사건에서 전액 회수는 현실적으로 드뭅니다. 회수 가능성은 고소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한 지갑 주소와 함께 접수되었는가에 크게 좌우됩니다.

피해자가 지금 보존해야 할 것

고소장의 설득력은 '속았다'는 호소가 아니라 기망의 재료가 된 공지와 그 시점에서 나옵니다. 삭제되기 전에 민팅 안내 페이지, 로드맵, 팀 소개, 파트너십 공지, 디스코드 공지 채널을 날짜가 보이게 캡처하고, 가능하면 웹 아카이브 저장본도 확보하세요.

민팅 거래의 트랜잭션 해시, 지급한 금액, 프로젝트 수령 지갑 주소는 고소장의 핵심 항목입니다. 같은 피해를 입은 홀더들과 자료를 모으면 동일 기망 수단에 의한 피해액 합산이 가능해져 특경법 적용과 수사 우선순위에 영향을 줍니다.

민사 가압류는 상대방이 특정되어야 가능하므로, 형사 고소로 신원이 드러나는 시점에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사람이라면

운영진이나 참여자 입장에서 방어의 중심은 '이행하려 했다'는 객관적 흔적입니다. 개발 저장소의 커밋 기록, 외주 계약서와 송금 내역, 내부 회의 기록, 홀더와의 소통 기록은 편취 고의를 부정하는 가장 강한 자료입니다.

이미 자금 일부를 개인적으로 쓴 경우라면 그 사실을 감추려 하기보다, 어느 시점에 어떤 사정으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금 이동 흔적을 뒤늦게 지우려는 시도는 블록체인 위에서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증거인멸 정황으로 구속 사유를 보태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피해자들과의 합의와 자발적 변제는 고의 판단 자체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가장 크게 작동하는 요소입니다. 전체 구조를 몰랐던 하위 참여자라면 자신이 알았던 범위와 몰랐던 범위를 초기 조사에서부터 분명히 구분해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NFT 러그풀 사건에서 법원이 묻는 것은 하나입니다. 민팅 자금을 받던 그 순간, 운영진은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자금의 행방, 팀 소개의 진실성, 약속의 구체성, 연락 두절의 시점, 컨트랙트의 장치가 그 답을 대신 말해 줍니다.

피해자라면 이 다섯 영역의 증거를 중심으로 고소를 준비하고, 관여자라면 같은 다섯 영역에서 자신의 기록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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