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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결혼 후 예물반환과 위자료 청구 (파혼비용 조정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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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결혼 후 예물반환과 위자료 청구 (파혼비용 조정 사례) 

임은지 변호사

조정성립

인****

■ 먼저 말했다는 마음의 짐

이별을 먼저 말하는 사람은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고 나면 오래 같은 질문을 붙들게 됩니다. 내가 먼저 말했으니, 내가 깨뜨린 걸까. 이번 의뢰인도 그랬습니다. 결혼식을 올린 지 두 달이 되지 않았고, 혼인신고는 하기 전이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꺼낸 쪽은 의뢰인이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을 대리해 상대방에게 건넨 시계와 반지를 돌려달라고 청구했고, 상대방은 위자료 1,000만 원과 받은 예물 전부를 돌려달라며 맞섰습니다. 의뢰인은 두 달 남짓한 결혼생활 끝에 사과 대신 소송을 받은 셈이었습니다.

■ 마지막 줄에 놓인 한마디

그런데 이 말은 갑자기 나온 말이 아니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가족과 함께 살지만 곧 분가한다는 약속이 있었고, 식이 가까워지자 분가 계획이 없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함께 사는 데 동의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그 동의는 분가라는 약속 위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결혼 뒤에는 상대방이 들려준 직업과 경제 사정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고, 양가가 모인 자리에서 시댁 어른이 의뢰인에게 모욕을 줄 때 상대방은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일들을 날짜순으로 늘어놓자, 헤어지자는 말은 사건의 첫 줄이 아니라 마지막 줄에 놓였습니다.

■ 법원이 본 것

혼인이 성립하면 예물은 받은 사람의 것이 됩니다. 혼인이 아주 짧게 끝난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법원이 혼인이 성립하지 않은 때에 준해 서로 돌려주게 합니다. 다만 파탄에 책임 있는 쪽은 자기가 준 예물을 돌려달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파혼을 먼저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관계가 무너진 이유를 만든 쪽이 어디인지를 보았습니다. 약 5개월 뒤 조정이 성립했고, 의뢰인은 시계와 반지를 보증서까지 돌려받았으며 위자료는 내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되찾으려면 브랜드와 모델, 고유번호, 영수증, 구매 당시 사진으로 어느 물건인지 정확히 가려내야 했습니다. 백화점 웨딩 마일리지에는 의뢰인이 낸 돈이 섞여 있어 함께 정산했고 서로 더 청구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물건은 정해진 날 정해진 자리에서 동시에 주고받기로 적었습니다.

■ 말이 나오기까지의 시간

사실 이 사건은 쉽지 않았습니다. 헤어지자고 먼저 말한 쪽이라는 사실이 끝까지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계를 끝내는 일은 마음만으로 되지 않고, 끝낸 뒤를 견딜 자리가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그 자리가 어디든 이런 선택을 하는 분이 혼자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종종 말을 꺼낸 순서로 자신을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오래 참았는지, 어떤 일들이 쌓였는지는 말 한마디에 담기지 않습니다. 그럴 때 기댈 곳은 기억이 아니라 남아 있는 기록입니다. 파혼으로 인한 분쟁이 예상된다면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과 영수증, 예물 사진은 관계가 정리되기 전에 챙겨 두시고, 물건을 돌려주는 시점은 합의 내용을 확인한 뒤에 정하시기 바랍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달라 결과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먼저 말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 있다면, 그 말이 나오기까지의 시간도 함께 떠올려 보세요. 끝내자는 말은 대개 끝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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