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의뢰인은 1979년부터 한 남성과 함께 살기 시작해 두 자녀를 낳고 44년을 부부로 살았습니다. 남성은 경찰공무원으로 정년까지 근무한 뒤 퇴직했고 2023년 여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의뢰인은 배우자로서 공무원 유족연금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망인에게는 젊은 시절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었고, 오래전에 헤어졌지만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아 가족관계등록부에는 그 사람이 여전히 배우자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쟁점
공무원연금법은 유족인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사람도 포함하지만, 공단이 사실혼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주지는 않아 법원의 확인 판결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벽이 있었습니다.
법률혼이 남아 있는 상태의 사실혼(중혼적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보호되지 않으므로,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 상태에 이르러 형식만 남았음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유족연금은 재직 중 혼인관계가 있어야 하므로, 사실혼이 망인의 재직 기간 중에 시작되었음을 날짜로 특정해야 했습니다.
이 사건은 서류상 배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오랜 세월의 부부 생활이 인정되지 않을 위험이 있었고, 사망 후에는 본인이 직접 설명해 줄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자료의 비중이 더욱 컸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주장할지보다 어떤 기록으로 어느 날짜를 증명할지를 먼저 정했습니다.
변호인의 대응
법률혼의 파탄은 제적등본, 혼인관계증명서, 망인이 법률혼 배우자와 헤어진 뒤 다른 사람과 자녀를 두었다는 출생 기록, 수십 년간 별거하며 교류가 없었던 사정으로 정리했습니다. 법률혼이 의뢰인과의 사실혼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실체를 잃었다는 점을 시간 순서로 보여 드린 것입니다.
사실혼의 시작 시점은 기억이 아니라 망인의 인사 발령일 같은 공적 기록에 맞추어 1979년 9월의 특정일로 잡았습니다. 이후 44년의 생활은 두 자녀의 출생과 양육 기록, 가족사진, 가족과 지인의 진술, 망인의 병간호 기록으로 뒷받침해 혼인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보였습니다.
결과
광주가정법원은 2025년 9월 의뢰인과 망인 사이에 1979년 9월 15일부터 망인이 사망한 2023년 8월 21일까지 사실혼관계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로 의뢰인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판결로 확인된 사실혼 기간은 이후 연금 청구 절차에서 기초 자료가 됩니다. 다만 유족연금의 지급 여부와 범위는 해당 법령과 공단의 심사에 따라 별도로 정해지므로, 확인 판결이 곧바로 지급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참고할 점
배우자가 사망한 뒤에도 사실혼관계존재확인 소송은 가능합니다. 이때 상대방은 검사가 되며, 유족연금처럼 구체적인 법적 이익이 걸려 있으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상대방에게 법률혼 배우자가 남아 있어도 그 법률혼이 오래전에 실체를 잃었다는 점을 기록으로 보일 수 있다면 사실혼이 보호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입증은 사실혼 자체의 입증보다 까다로우므로 자료를 미리 모아 두어야 합니다.
상담이나 소송 전에는 주민등록 초본, 자녀 출생 기록, 가족사진, 병원·간병 기록, 망인의 재직·발령 기록처럼 함께 산 기간을 보여 주는 자료를 먼저 모아 보시기 바랍니다.
연금 사건에서는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보다 언제부터인지가 중요합니다. 재직 중에 시작되었다는 점을 공적 기록으로 특정해야 하고, 기억에 의존한 날짜는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또한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으므로 생전에 혼인신고나 유언 등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 사례는 해당 사건의 개별 결과이며, 유사한 사건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사건은 전 소속 법무법인 재직 당시 담당변호사로 수행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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