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계정 대여·대리구매 경찰조사, 질문 10개 답변 전략
코인 계정 대여·대리구매 경찰조사, 질문 10개 답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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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계정 대여·대리구매 경찰조사, 질문 10개 답변 전략 

홍푸른 변호사

지인이나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의 부탁으로 거래소 계정을 빌려줬거나 대신 코인을 사서 보내 준 뒤 경찰 출석 통보를 받았다면, 조사실에서 받게 될 질문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질문 10개를 하나씩 뜯어, 각 질문이 어떤 죄의 어떤 요건을 겨냥하는지와 답변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경찰은 이미 거래소 기록과 블록체인 전송 내역을 손에 들고 부릅니다. 당신이 코인을 어디서 받아 어디로 보냈는지는 처음부터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사의 쟁점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때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받았느냐" 하나로 좁혀집니다. 아래 질문들은 모두 그 한 점을 여러 각도에서 찌르는 것입니다.

먼저, 내 사건에 붙을 수 있는 죄명 네 가지

계정 대여·대리구매 사건은 사실관계가 비슷해도 수사기관이 고르는 죄명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조사 전에 자신이 어느 칸에 서 있는지 알아야 질문의 의도가 보입니다.

  •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접근매체 대여): 거래소와 연결된 은행 계좌, 공인인증 수단, OTP 등 접근매체를 대가를 받고 빌려주거나 범죄에 쓰일 것을 알면서 빌려준 경우입니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 사기방조: 보이스피싱이나 투자사기 피해금이 코인으로 바뀌어 빠져나가는 통로가 된 경우입니다. 사기죄 법정형(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방조범으로 감경되지만, 피해액이 크면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돼 기본 형량 자체가 올라갑니다.

  •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죄수익의 출처나 귀속을 가장하거나 숨긴 경우입니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며, 미수도 처벌합니다. 코인을 여러 지갑으로 쪼개 보낸 사건에서 자주 붙습니다.

  • 특정금융정보법 위반(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대리구매를 반복적으로, 수수료를 받으며 영업처럼 한 경우입니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단발성 부탁과는 전혀 다른 무게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제3항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한 가지 짚고 갈 점이 있습니다. 거래소 아이디와 비밀번호 자체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인지는 하급심에서 판단이 갈려 왔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계정과 함께 넘어간 은행 계좌, OTP, 인증서를 접근매체로 구성하거나, 아예 사기방조와 범죄수익은닉 쪽으로 죄명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1. "이 계정(지갑)은 본인이 만든 것이 맞습니까?"

이 질문은 계정의 귀속을 확정해 이후 모든 거래의 책임 주체를 당신으로 못 박기 위한 것입니다. 부인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며, 부인하면 신뢰도만 잃습니다.

거래소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과 신분증 인증을 요구하므로 계정 명의는 이미 확인된 상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설 시점과 개설 동기를 정확히 말하는 것입니다.

원래 투자용으로 쓰던 계정을 나중에 빌려준 것인지, 누군가의 부탁으로 새로 만들어 준 것인지는 고의 판단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후자라면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바로 이어집니다.

질문 2. "계정을 빌려준(코인을 대신 사 준) 상대방은 누구입니까?"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지가 당신이 피의자에서 피해자 또는 참고인에 가까워질 수 있는 첫 분기점입니다. 이름, 연락처, 알게 된 경위, 대화 기록을 있는 그대로 제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상대가 실명을 밝힌 지인이고 당신이 그를 실제로 아는 사이라면, 범죄 이용 가능성을 몰랐다는 주장이 설 자리가 생깁니다. 반대로 텔레그램 아이디 하나만 아는 상대라면, 그 사실 자체가 "정상적인 부탁이 아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정황으로 쓰입니다.

상대방을 보호하려고 이름을 숨기는 분이 있는데, 이는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수사기관은 공범 관계로 보기 시작하고, 당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 줄 사람도 사라집니다.

질문 3. "왜 본인 계정으로 사야 한다고 했습니까?"

이 질문은 미필적 고의의 핵심입니다. 자기 계정으로 직접 살 수 있는 사람이 굳이 남의 계정을 거쳐야 할 정상적인 이유는 많지 않다는 점을 경찰은 잘 알고 있습니다.

흔히 듣는 설명은 "거래소 가입이 안 된다", "한도가 막혔다", "해외에 있어서 본인인증이 안 된다", "회사 자금이라 개인 명의로 사야 한다"입니다. 그런데 이 설명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전달책을 포섭할 때 쓰는 문구와 거의 겹칩니다.

대법원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면서도 그래도 괜찮다고 받아들였다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답변의 핵심은 "그 설명을 그때 왜 믿었는지"를 당시의 사정으로 설득하는 데 있습니다. 상대와의 관계, 이전에도 비슷한 부탁이 있었는지, 의심하고 확인해 본 흔적이 있는지가 그 재료입니다.

질문 4. "대가를 받았습니까? 받았다면 얼마입니까?"

대가 수수 여부는 전자금융거래법상 대여죄의 구성요건이자, 다른 죄명에서도 고의와 가담 정도를 판단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입니다. 소액이라도 숨기면 안 됩니다. 계좌와 지갑 기록으로 전부 드러납니다.

"수고비 5만 원", "거래 금액의 1%", "다음에 밥 사겠다는 약속"은 모두 법적으로 다른 평가를 받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는 대가를 약속받은 것만으로도 요건을 채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대가가 전혀 없고 오히려 당신이 비용을 부담했다면, 그 사실은 적극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이익 없이 범죄에 가담할 동기가 없었다는 점은 고의 부인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질문 5. "현금은 어떻게 받았고, 코인은 어디로 보냈습니까?"

자금 흐름의 양 끝을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현금이 들어온 경로가 피해자 계좌에서 바로 이어졌는지, 코인이 나간 곳이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인지에 따라 사기방조와 범죄수익은닉의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놀라는 지점이 있습니다. 코인은 익명이라 추적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블록체인 위의 모든 전송이 영구히 기록되고, 국내 거래소 사이의 100만 원 이상 이전에는 트래블룰에 따라 송수신자 정보가 함께 넘어갑니다.

그러므로 "모르는 지갑 주소로 보냈다"는 말은 숨길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 설명해야 할 사실입니다. 상대가 불러 준 주소를 그대로 입력했다는 점, 그 주소를 누가 어떤 경로로 전달했는지를 대화 기록으로 보여 주는 것이 답변의 골격입니다.

또 하나, 코인을 받은 뒤 여러 지갑으로 나누어 보내거나 다른 코인으로 바꾼 뒤 보냈다면 이 자체가 은닉·가장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는지가 반드시 물어질 것입니다.

질문 6. "입금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습니까?"

이 질문은 당신이 피해자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묻습니다. 대리구매 사건에서 현금은 보통 당신 계좌로 들어오는데, 입금자 이름이 부탁한 사람과 다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모르는 이름으로 수백만 원이 들어왔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코인을 사서 보냈다면, 경찰은 "확인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알면서 모른 척한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입금자가 누구냐고 물어본 메시지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의심했고 속았다는 증거입니다.

답변할 때는 입금 사실을 안 시점, 그때 상대와 나눈 대화, 입금자명과 상대방 설명이 어긋났을 때 어떻게 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 7. "거래소에서 경고나 출금 제한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거래소는 의심거래가 감지되면 출금을 보류하거나 "타인 요청에 의한 거래가 아닌지" 확인하는 안내를 보냅니다. 경찰이 이것을 묻는 이유는, 경고를 받고도 계속했다면 그 시점 이후의 거래에는 고의를 인정하기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면 숨길 수 없습니다. 거래소 기록에 남아 있고 수사기관은 이미 받아 두었습니다. 대신 경고를 받고 어떻게 행동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상대에게 따져 물었는지, 거래를 중단했는지, 아니면 상대가 "흔한 일이니 그냥 하라"고 해서 계속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립니다.

경고 이전 거래와 이후 거래를 나누어 보면, 적어도 이전 거래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런 구분은 혐의 범위와 피해액 산정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질문 8. "같은 방식의 거래를 몇 번이나 했습니까?"

횟수와 기간은 단순한 부탁과 영업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한두 번 지인의 부탁을 들어준 것과 몇 달에 걸쳐 수십 회 반복한 것은 적용되는 법 자체가 달라집니다.

반복적으로 수수료를 받으며 타인을 위해 코인을 사고판 경우, 수사기관은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 없이 가상자산 매매·중개를 영업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피해자가 없더라도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횟수를 줄여 말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거래소 기록과 대조해 금방 드러나고 그때부터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무너집니다. 정확한 횟수를 모른다면 "기억으로는 몇 회 정도이며, 기록을 보고 확인하겠다"고 답하는 편이 낫습니다.

질문 9. "이상하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까?"

이 질문은 가장 부드럽게 들리지만 가장 위험합니다. 수사관은 당신이 스스로 "조금 이상하긴 했다"고 말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한마디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진술로 조서에 남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상식적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면 그 말은 오히려 거짓처럼 들립니다.

정확한 답은 "어떤 점이 이상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무엇을 확인했으며, 상대가 어떻게 설명해서 납득했는지"를 사실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의심하고 확인한 흔적은 고의를 부정하는 증거이지, 인정하는 증거가 아닙니다. 다만 이 답변은 미리 정리하지 않으면 조사실에서 뒤섞이기 쉬우므로, 사전에 시간 순서로 써 두어야 합니다.

질문 10.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줄 생각이 있습니까?"

조사 막바지에 나오는 이 질문은 두 가지를 동시에 봅니다. 하나는 피해 회복 의지라는 양형 요소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피해금을 어디까지 자기 책임으로 인식하는지입니다.

이 질문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범죄 가담을 다투는 단계에서 "전액 변제하겠다"고 하면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고, 반대로 "나도 피해자인데 왜 내가 갚느냐"고 하면 반성이 없다고 기록됩니다.

현실적으로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사기방조가 인정되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피해자가 민사상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어 피해금 전액을 당신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당신 손에 남은 수수료나 코인은 범죄수익으로 몰수·추징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이 질문에는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제 책임 범위 안에서 피해 회복에 협조할 생각이다" 정도로, 책임을 전부 인정하지도 전부 부인하지도 않는 답이 적절합니다.

조사 전에 챙겨야 할 것

위 열 가지 질문에 일관되게 답하려면 기억이 아니라 기록이 필요합니다. 출석 전에 다음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 상대방과의 대화 전체: 카카오톡, 텔레그램, 문자. 삭제하지 말고 캡처가 아닌 원본 상태로 보존합니다. 삭제는 증거인멸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거래소 거래내역과 입출금 내역: 거래소 앱에서 기간을 지정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코인 전송 기록의 트랜잭션 해시도 함께 확보합니다.

  • 은행 거래내역: 현금이 들어온 계좌의 입금자명, 시각, 금액을 거래소 기록과 맞춰 봅니다.

  • 거래소에서 받은 안내·경고 메시지: 이메일, 앱 알림, 문자 모두 해당합니다.

  • 상대방을 알게 된 경위를 증명할 자료: 소개해 준 사람, 가입했던 커뮤니티, 구인 공고 등입니다.

이 자료들을 놓고 보면 당신 스스로도 사건이 어느 죄명에 가까운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변호인과 상의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재료입니다.

조사실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

잘 준비한 사람도 조사실에서 무너지는 이유는 대개 다음 셋 중 하나입니다.

  • 기억나지 않는 것을 추측으로 채우는 것. "아마 그랬을 겁니다"는 조서에 "그랬다"로 남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기록을 확인하겠다고 말해야 합니다.

  • 조서를 읽지 않고 서명하는 것. 조사가 끝나면 조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권리가 있습니다. 내 말과 다르게 적힌 부분은 그 자리에서 수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조사 후 상대방에게 연락하는 것. "경찰에서 뭐라고 했느냐"고 묻는 순간 말 맞추기로 의심받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 오면 응답하지 말고 그 기록을 보관합니다.

계정 대여와 대리구매 사건은 같은 행위를 하고도 어떤 사람은 참고인으로 끝나고 어떤 사람은 사기방조로 재판을 받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행위가 아니라 조사실에서 재구성되는 '그때의 인식'이고, 그 재구성은 출석 전에 끝나 있어야 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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