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여러 개 들었다고 보험금 반환 소송이 들어왔어요
보험을 여러 개 들었다고 보험금 반환 소송이 들어왔어요
법률가이드
사기/공갈금융/보험

보험을 여러 개 들었다고 보험금 반환 소송이 들어왔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보험사가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돌려달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그와 함께 보험사기 의혹으로 금융당국 보고나 수사 의뢰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보험은 내 돈으로 내 몸을 위해 든 것인데 몇 개를 들든 내 자유 아닌가”, “약관대로 청구했고 보험사가 심사해서 지급까지 했으니 끝난 일”이라고 생각해 오신 경우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소장이 도착하면, 보험금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는 청구와 함께 “보험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 목적은 보험사가 입증해야 하고 단순히 보험이 많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송의 승패는 이 입증의 문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보험을 여러 개 들었다는 이유로 반환 소송을 받았을 때 보험사가 어떤 법적 근거로 무엇을 주장하는지, 법원이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보험을 여러 개 든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고, 문제는 가입 목적입니다

보험의 개수가 아니라 ‘보험금을 노린 가입이었는가’가 쟁점입니다.

우선 분명히 해둘 점은, 여러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생명보험·상해보험·질병보험처럼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험은 가입 개수에 제한이 없고, 보험사별로 보장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 분은 흔합니다.

다만 보험사가 문제를 삼는 경우는 대체로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보험금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단기간에 여러 보험을 한꺼번에 들었다고 보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가입 당시 다른 보험의 존재나 병력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보는 경우입니다. 소장의 청구원인을 보면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드러나므로, 이를 먼저 구분해야 대응 방향이 잡힙니다.

실손의료보험처럼 실제 손해를 보상하는 손해보험은 사정이 다릅니다. 같은 사고에 대해 여러 보험이 있어도 실제 손해액을 넘는 보험금을 받을 수는 없고, 이 경우 상법의 중복보험 규정이 적용됩니다. 어떤 종류의 보험인지에 따라 법적 틀이 달라지므로 보험증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위법이 되지 않고, 법적 쟁점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이 있었는지와 가입 당시 알려야 할 사항을 알렸는지입니다.


2. 보험사가 반환을 구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이고, 효과가 각각 다릅니다

무효 주장, 해지 주장, 중복보험 주장은 요건과 반환 범위가 모두 다릅니다.

첫째는 민법 제103조에 따른 계약 무효 주장입니다.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계약을 통해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이고, 이미 지급된 보험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이다. 이러한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224350 판결).

둘째는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 주장입니다. 보험계약 당시 중요한 사항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리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린 때에는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내, 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3년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한 뒤에 해지했더라도 상법 제655조에 따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이 증명되면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해지 기간 두 가지가 실제로 지켜졌는지가 중요한 방어 지점이 됩니다.

셋째는 상법 제672조의 중복보험 주장입니다. 같은 목적과 같은 사고에 대해 여러 보험계약이 있고 보험금액의 총액이 보험가액을 넘는 경우 각 보험자는 자기 보험금액의 비율로 보상할 책임을 지고, 계약자는 각 보험자에게 다른 보험계약의 내용을 통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주장은 계약 전체를 무효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초과 지급분의 정리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앞의 두 가지보다 반환 범위가 좁습니다. 다만 제672조 제3항에 따라 사기로 체결된 경우에는 상법 제669조 제4항이 준용되어 계약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반환 소송이라도 무효, 해지, 중복보험 중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에 따라 입증 책임과 반환 범위가 달라지므로 소장의 청구원인부터 분해해야 합니다.


3. 부정취득 목적은 직접 증거가 없어도 정황으로 인정될 수 있어, 방어도 정황으로 합니다

법원은 직업·재산, 가입 시기와 경위, 보험 규모, 가입 이후 정황을 종합해 목적을 판단합니다.

보험사가 “부정취득 목적”을 입증할 때 계약자의 속마음을 직접 보여주는 증거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과 재산상태,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시기와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와 성질,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에 기초해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 사건에서 보험사는 주로 다음 사정을 내세웁니다. 짧은 기간에 가입이 몰려 있는지, 월 보험료 합계가 소득에 비해 과다한지, 입원일수나 통원 횟수가 특별히 많은지, 가입 직후 사고나 청구가 이어졌는지 등입니다. 반대로 방어하는 쪽은 같은 사정을 반대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입 시기가 갱신·만기·설계사 권유 등으로 설명되는지, 보험료 합계가 소득 수준에 비추어 무리가 없는지, 입원 치료가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 것이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다수 보험회사와 약 2개월 동안 총 7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입원치료 등을 이유로 보험금을 받은 사안에서, 보험료가 소득 수준에 비추어 비정상적이거나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부정취득 목적을 추인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무효 판단을 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224350 판결). 가입 건수와 기간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법리는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6다255125 판결에서도 확인됩니다.

다만 법원은 보험금 청구 이력, 진단서와 진료기록의 일관성도 함께 봅니다. 장기 입원이 반복되거나 치료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사안에서는 방어가 어려워지므로, 의무기록과 입원 경위를 일찍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취득 목적은 보험사가 입증할 문제이고, 법원은 가입 건수가 아니라 소득 대비 보험료와 가입·청구 경위 같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4. 반환 소송과 별개로 보험사기죄 위험이 있어 형사 대응도 함께 봐야 합니다

민사에서 진 뒤에는 형사 대응의 선택지가 좁아지므로 두 사건을 처음부터 같이 설계해야 합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2조는 보험사기행위를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해 보험자를 기망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제4조는 보험회사가 이런 의심이 있을 때 금융위원회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같은 법 제8조 제1항은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은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보험을 여러 개 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형사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에서는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한 기망과 그에 따른 보험금 취득이 입증되어야 하고, 고의가 핵심 쟁점입니다. 반환 소송에서 무효 판단이 났다고 해서 곧바로 사기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송 중 제출한 서면과 진술이 이후 수사에서 그대로 쓰일 수 있으므로 민사 답변서의 한 문장도 형사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합니다.

시효 문제도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보험계약이 부정취득 목적으로 무효인 경우 보험자의 보험금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상법 제64조를 유추적용해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7. 22. 선고 2019다277812 전원합의체 판결). 보험금을 받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난 청구라면 시효 완성 항변을 검토할 수 있고, 이 항변은 소송 초기에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합의와 반환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사에서 일부를 반환하는 것이 형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반환의 명목과 문구를 신중하게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소장을 받았다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고 첫 답변서가 가장 중요합니다

소장 송달 후 30일 안의 답변서와 증거 정리가 소송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보험금 반환 사건은 통상 ①보험사의 소장 제출 및 송달 → ②피고의 답변서 제출(송달일부터 30일 이내) → ③변론기일에서 보험사의 가입 경위·청구 내역 입증, 피고의 반박 → ④판결(무효 또는 해지 인정 시 반환 명령)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고의 주소지가 수원이라면 일반적으로 수원지방법원 관할이 되고, 병행해서 수사가 개시되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나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청구 내용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 무변론 판결이 선고될 수 있으므로 기한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모든 보험증권과 청약서를 모아 가입 일자, 보험사, 보험료, 보장 내용을 표로 정리하고, 청약서의 병력·타 보험 가입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 확인합니다.

  2. 가입 당시 소득과 월 보험료 합계, 가입 경위(설계사 권유·갱신 등)를 입증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3. 보험금 청구 내역별로 진단서, 입퇴원확인서, 진료기록을 확보해 치료 필요성을 정리하고, 보험사 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과 서명한 서류도 점검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험사가 주장하는 무효·해지·중복보험 중 어느 쟁점에서 다투는 것이 유리한지 가려내고, 형사 절차 가능성까지 감안해 답변서의 문구를 정해야 합니다.


마치며

보험금 반환 소송은 “정당하게 청구해서 받은 돈인데”라는 억울함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답변서 기한이나 해지권 행사 기간 같은 절차적 방어 수단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소송을 당한 계약자 입장에서는 보험이 많다는 점을 감추기보다, 가입 경위와 소득 대비 보험료, 치료의 필요성을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보험사가 입증해야 할 부정취득 목적이 정황만으로 충분히 증명되는지를 다투는 방어가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반대로 보험사나 피해를 주장하는 쪽 입장에서도 건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무효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시효나 해지 기간을 놓치면 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민사와 형사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사기·보험금 분쟁 사건에서 청구를 받은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도 자료 정리와 쟁점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소장을 받고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답변서 기한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한 것만으로 보험금을 돌려줘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무효로 보고, 그 목적은 소득 대비 보험료와 가입·청구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보험 개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 보험사가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시간이 한참 지나서 청구해도 되나요?

A. 무효를 이유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대법원 2021. 7. 22. 선고 2019다277812 전원합의체 판결). 지급 시점부터 5년이 지났다면 시효 항변을 검토해야 합니다.

Q. 가입할 때 다른 보험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되나요?

A. 손해보험의 중복 가입은 상법 제672조 제2항에 따라 각 보험자에게 통지해야 하고, 고지의무 위반이 있으면 상법 제651조에 따른 해지 문제가 생깁니다. 다만 해지는 안 날부터 1개월, 계약일부터 3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Q. 실손보험이 여러 개면 보험금을 두 배로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없습니다. 실제 손해액을 넘는 보상은 인정되지 않고, 중복보험 규정에 따라 각 보험사가 보험금액의 비율로 나누어 보상합니다. 초과해서 받았다면 반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민사에서 지면 형사처벌도 받나요?

A. 자동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의 보험사기죄는 보험사고의 발생·원인·내용에 관한 기망과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므로, 민사 판단과 별개로 검토됩니다. 다만 민사 서면이 수사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Q. 소장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답변서를 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송달일부터 30일 내에 제출하는 답변서에서 다툴 쟁점과 항변이 정해지고, 형사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같이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